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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도 TF 구성…재계, 대북사업 준비 '속도'

기사등록 : 2018-06-19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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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롯데·KT 등 남북경협 TF가동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재계가 대북사업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강산관광 등 대북사업 독점 사업권자인 현대그룹은 물론 롯데, KT에 이어 한화그룹도 대북사업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삼성과 현대차, LG, SK 등 4대그룹도 주요 계열사별로 대북사업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지만, 유엔의 대북제재 해제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아 아직은 신중한 모습이다.

한화그룹은 19일 '대북사업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본격적인 북한 시장 진출 전략 모색에 나선다고 밝혔다.

한화가 북한에 주목하는 분야는 산업용 화약 원료공급 및 제조사업이다. ㈜한화는 남북경협이 본격화될 경우 펼쳐질 북한 교통 사회간접자본(SOC) 및 자원개발 사업 등에 주목하고 있다.

북한의 경제 재건을 위해서는 산업 발전을 지원할 수 있는 교통 SOC, 산업단지, 주택, 전력, 식량 등 인프라 체계 전반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특히 북부 내륙과 중부의 철도 인프라와 총 도로 길이 연장이 필수적이다.

한화측은 사업이 본격화 될 경우 북한 화약 시장은 과거 한국 산업 인프라 구축 시기와 비슷한 연간 12~15%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10년 후에는 대한민국의 현재 수요량과 비슷한 화약 7만6000t, 뇌관 2700만발의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도 예상하고 있다.

한화에 따르면, 현재 북한은 연산 약 10만t의 산업용 화약 제조 시설을 보유하고 있지만 실제 연간 사용량은 약 3만t 내외다. 시설도 노후화돼 고품질 산업용 화약 공급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화는 이러한 북한 시장에 대한 분석 등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남북경협 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한화 관계자는 "한화그룹은 이미 여러 대북경협 사업에 참여한 경험도 있어 관련 사업 기술력과 노하우도 풍부하다"며 "1997년~2003년 함경남도 신포시 경수로 공사, 2003~2004년 경의선·동해선 철도 공사, 2003년~2009년 개성공단 개발 사업 등에 참여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개성공단 화물차 [사진=뉴스핌DB]

◆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이 남북경협TF팀장 맡아 

한화그룹보다 먼저 현대그룹은 남북정상회담 직후인 지난달 초 현정은 회장이 위원장을 맡는 그룹 차원의 '남북경협사업 태스크포스(TF)'를 발족시킨 바 있다. 매주 한 차례씩 회의를 열며 향후 상황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

현대그룹 남북경협 TF는 북미 회담이 열린 지난 12일에도 회담 내용을 착실히 챙겼다. 8월 15일 전후로 예상되는 이산가족 상봉 및 금강산·개성 관광 재개 대비도 착실히 진행중이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유엔의 대북제재가 해제되고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등 대북 경제협력사업이 본격화할 경우를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재가 주력인 롯데그룹도 이달 초 북한, 러시아 연해주, 중국 동북 3성을 아우르는 북방 지역과의 교류 활성화를 위해 '북방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북한에 대한 롯데의 관심은 오래 전에 시작됐다. 롯데는 1995년 그룹 내에 북방사업추진본부를 설립하고, 북한과의 경제협력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1997년 북한의 '조선봉화사'와 함께 초코파이 투자를 추진했다. 1998년에는 정부로부터 ‘남북협력사업자’로 승인을 받고 평양 인근에 초코파이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으나, 당시 정치·경제적 여건이 성숙되지 않아 결국 해당 사업을 중단해야 했다. 이후 2002년부터 2014년까지 개성공단에 초코파이, 칠성사이다 등의 제품들을 공급하기도 했다.

KT도 지난달 초 '남북협력사업개발 TF'를 신설하고 남북 경제협력과 정보통신기술(ICT) 교류에 대비하고 있다. KT는 지난 2005년 KT 개성지사를 열며 남북 간 민간 통신망 700회선을 연결했고 10년간 개성공단에 직원들이 상주한 경험이 있다.

KT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등 대북사업이 재개되는 즉시 통신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개성공단에는 남북간 광케이블 등 통신 인프라와 함께 북한 당국으로부터 50년간 임차한 1만㎡ 규모의 부지도 있어 언제라도 사업을 재개할 수 있는 상황이다. 가상현실(VR), 홀로그램 기반 이산가족 화상 상봉도 준비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유엔의 대북제재 해제 등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대북사업이 되기만 한다면 국내 기업들한테는 분명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미리 미리 준비하는 차원에서 주요 기업들이 열심히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tac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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