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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훈정부터 윤제균까지, SF영화에 빠진 감독들

기사등록 : 2018-06-29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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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VFX 기술 발달, SF 영화 성공 가능성 열어
‘한국적’ 스토리·비주얼이 흥행 좌우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SF(Science Fiction) Film, 즉 공상 과학 영화는 상상력을 바탕으로 과학적 소재와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미래에 있을 수 있는 공상적 줄거리를 다루는 영화 장르를 일컫는다. 박훈정부터 김지운, 김용화, 윤제균 등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충무로 유명 감독들이 최근 SF 장르로 고개를 돌리기 시작했다.

◆ ‘마녀’부터 ‘인랑’ ‘더문’ 귀환‘ 줄줄이 개봉

‘신세계’(2013), ‘브이아이피’(2017) 박훈정 감독은 지난 27일 개봉한 신작 ‘마녀’로 SF 영화에 발을 들였다. ‘마녀’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화제가 된 어느 여고생의 이야기로 인간의 뇌와 유전자를 조작, 새로운 인간의 종을 만들어낸다는 설정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영화 '마녀'(왼쪽)와 '인랑' 포스터 [사진=워너브라더스코리아]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밀정’(2016) 김지운 감독은 다음달 25일 개봉을 앞둔 ‘인랑’으로 SF 장르에 도전했다. 혼돈의 2029년, 절대 권력기관 간의 숨 막히는 대결 속 늑대로 불리는 인간병기의 활약을 그린 영화다.

‘신과 함께’ 시리즈를 만든 김용화 감독과 ‘국제시장’(2014) 윤제균 감독은 차기작으로 나란히 SF휴먼드라마를 택했다. 김 감독의 신작은 ‘더문’(가제), 윤 감독의 신작은 ‘귀환’(가제)으로 두 작품 모두 우주에 남겨진 사람을 귀환시키려는 스토리를 담는다.

◆ CG·VFX 기술 발달, SF 영화 성공 가능성 열어 

유명 감독들이 SF 영화를 손대는 ‘표면적’ 이유는 단순하다. “그냥 해보고 싶어서”다. 박훈정 감독은 SF 영화를 만들게 된 이유에 대해 “고등학교 때부터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지운 감독 역시 “여러 장르를 만들었지만 멜로와 SF를 해보지 못해서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윤제균 감독의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제작사 JK필름 측은 “‘귀환’은 윤 감독이 4년~5년 전부터 준비한 작품이다. 한국 영화에서 다루지 않은, 차별화고 색다른 콘셉트의 영화를 해보고 싶다고 해서 시나리오를 계속 디벨롭 해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의 도전에는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있다. 과거 우리나라는 SF영화 불모지였다. 비주얼 구현이 언제나 발목을 잡았다.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지만, CG(Computer Graphic, 컴퓨터 그래픽)를 포함한 VFX(Visual Effects, 시각효과)가 완벽하게 구현됐을 때 관객 몰입도도 높아진다.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 CG 작업 전(위)과 후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다행히 약 20년 동안 국내 CG 기술은 발달했고, 할리우드 못지않은 퀄리티의 성과물을 내기 시작했다. 방점을 찍은 건 지난 2017년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이다. VFX 전문기업 덱스터스튜디오 수장이기도 한 김용화 감독은 수준급 CG로 저승 세계를 완벽하게 재현,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호평받았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다들 이제는 SF 영화를 해 볼만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만큼 한국의 CG 기술이 많이 올라갔다”고 평가했다. 

실제 박훈정 감독은 “사실 예전에는 SF 장르물을 만들고 싶어도 못했다. 나도 할리우드를 가야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근데 우리 영화 시장이 커지고 기술적인 부분이 발전되면서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 ‘한국적’ 스토리·비주얼이 흥행 좌우

물론 CG 수준만 높인다고 해서 많은 관객을 모을 수는 있는 건 아니다. 흥행으로 이어지려면 비주얼과 스토리에 한국적 색채를 입혀야 한다. 즉 쉽게 공감할 수 있는 현실적인 이미지와 드라마가 펼쳐져야 거부감이 없다. 국내 정서를 고려하지 않거나 너무 앞서간다면 오히려 외면당하기 쉽다.

SF 영화를 선보이는 감독들도 이 지점을 정확하게 파악, 공을 들이고 있다. 일례로 ‘인랑’의 경우 배경을 ‘1960년대 일본’(오키우라 히로유키 감독의 동명 애니메이션이 원작이다)에서 ‘2029년 남북한이 통일준비 5개년 계획을 선포한 후 반통일 테러단체가 등장한 혼돈의 한반도’로 변경했다. 특수한 시대적·정치적 배경을 이용해 국내 정서에 맞는 작품으로 재탄생시킨 거다. 

제작 준비 단계인 ‘귀환’도 마찬가지다. JK필름 측은 “보통 캐스팅 붙고 투자가 확정돼야 프리프로덕션 단계에 들어간다. 하지만 이번에는 시나리오 탈고 직후 CG, VFX 전문가들을 만나서 계속 논의하고 있다. 할리우드 영화를 모델링하되 최대한 한국적으로 바꾸려고 한다. 관련 관계자와도 계속 미팅 중이다. 이야기는 물론이고 비주얼 역시 한국형으로 만들려고 노력 중”이라고 귀띔했다. 

jjy333jj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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