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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여성 폄하' 송영무 장관에 "책임 져야" 질타

기사등록 : 2018-07-10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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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혜선 "송 장관 성차별적 인식 천박해"

[서울=뉴스핌] 오채윤 기자 =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군내 성폭력을 주제로 한 간담회에서 여성이 행동거지를 조심해야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치명적인 실언으로 개각 예비 명단에 이름을 올리셨다"라고 말했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송영무 '여성 행동거지 조심' 발언 논란에 공식 사과"라는 제목의 기사를 함께 올리고 이같이 말했다.

하 최고위원은 "사과는 했지만 송장관은 치명적인 실언으로 개각 예비명단에 이름을 올리셨다. 만약 이번에 국방장관이 바뀐다면 남성이 아닌 최초의 여성 국방장관이 발탁되는 파격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6만 명 이상 모이는 혜화역 여성 시위를 보면서 남녀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것이 절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여성 국방장관의 등장은 성역할 고정관념을 깨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하 최고위원은 "이미 서구에서는 여성 국방장관을 흔히 볼 수 있다"며 "최근 일본에서도 두명의 여성 방위상(고이케, 도모미)이 있었다. 한국에도 유능한 여성 안보전문가 많다. 국방장관에 여성이 임명되는 것은 한국사회 새로운 에너지를 분출시키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 =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페이스북>

추혜선 정의당 대변인은 이날 즉각 보도자료를 내고 "반복되는 여성비하 발언으로 홍역을 겪고도 정신을 못 차리는 송 장관의 성차별적 인식은 '천박하다'는 말 외에 달리 표현할 말이 없다"며 "특히 송 장관의 이러한 발언은 단순한 실언이 아니라, 군내에 뿌리 깊게 박힌 잘못된 성 인식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추 대변인은 "송 장관의 부적절한 언행은 과거에도 수차례 비판받은 바 있다"며 "지난 11월 장병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식사 전 얘기와 미니스커트는 짧으면 짧을수록 좋다'며 성희롱 발언을 해 국민적 지탄을 받았던 것을 벌써 잊은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추 대변인은 이어 "군내 성범죄 문제가 군 조직 전체의 기강을 썩게 하고 있다는 지적을 귓등으로 듣는 것"이라며 "여성을 그저 농담의 대상으로 소비하는 저열한 성 인식으로 촛불 시대에 걸맞은 군 개혁을 이끌어 갈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평택=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송영무 국방부 장관. 2018.06.29

앞서 송영무 장관은 지난 9일 군내 성폭력을 주제로 한 간담회에서 "(성범죄 예방을 위해) 회식 자체에 대해서 승인을 받게끔 한다"며 "그런 것도 어떻게 보면 여성들이 행동거지라든가 말하는 것을 조심해야 된다"고 말했다.

송 장관은 "(아내가 딸에게) 택시를 탈 때라든지 남자하고 데이트를 할 때라든지 굉장히 교육을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시키더라"라며 "여자 일생은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 게 많다. 이걸 깨닫게 해줘야 한다"고도 했다.

해당 발언이 논란을 빚자 송 장관은 이날 오후 국방부 기자실을 찾아 "본의 아니게 오해가 된 것이 있어서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국무위원의 자격있는 장관이니까 유감을 표한다"며 "제 의도와 완전히 달리 여성들에 대한 행동거지라고 비춰질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제 불찰"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회식 승인 제도를 훈령으로 만드는 것을 구상하는데 '여성들과의 회식을 금지한다' 이런 게 규정에 들어가서는 안 된다는 취지였다. 행동거지나 말을 조심해야 한다는 것은 규정에 들어가서는 안된다는 사례로 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여자들 일생은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발언에 대해선 "(큰 딸을 잃고) 딸 하나를 키우는데 부인이 노심초사하는 것을 말한 것"이라며 "(아내가) 딸을 그렇게 기르더라고 예를 든 것"이라고 밝혔다.

송 장관은 지난해 11월에도 장병들과 오찬 자리에서 "식사 전 얘기와 미니스커트는 짧으면 짧을수록 좋다"고 발언해 논란이 된 바 있다.

cha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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