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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백신에 이어 '가짜 의사’ 활개, 중국 의료 스캔들 잇달아

기사등록 : 2018-08-02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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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녠젠캉에서는 ‘정상’, 알고 보니 암 말기 환자
논란 확산에 “공안에 조사 의뢰” “사실 아니야” 반박
무자격자, 다른 이의 자격증으로 일하는 경우 ‘비일비재’

[서울=뉴스핌] 이미래 기자 = ‘짝퉁의 나라’ 중국이 ‘가짜 백신’에 이어 ‘가짜 의사’ 사건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중국 건강검진 전문 기업이 암 말기 환자에게 건강검진 ‘정상’ 소견서를 발급했다’며 “심지어 해당 소견서를 발급한 의사는 이미 사망했다”는 내용이 폭로돼 중국 전역을 뒤흔들었다. 가짜 백신으로 의료계에 대한 불안감이 커져 있는 만큼 중국 네티즌은 더 큰 충격에 빠졌다.

지난달 30일 ‘메이녠젠캉(美年健康), 사람이 죽는다고 해도 너는 돈만 버는구나!’는 제목의 비난의 글이 바이두(百度) 등 중국 포털사이트와 SNS를 중심으로 확산됐다.

자신을 해당 기업에서 4년 근무한 퇴사자라고 밝힌 한 여성은 “올해 1월 중순 한 환자가 건강검진을 위해 광저우(廣州)에 위치한 메이녠젠캉 건강검진 센터를 방문했다”며 “검진 결과 정상으로 판정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다른 병원에서 검사 받은 결과 그 환자는 암 말기였다”며 “암 전문 병원에 도착했을 땐 이미 방사선 치료 시기를 놓친 상태였다”고 전했다.

특히 그가 “해당 환자의 건강검진을 시행한 의사는 지난해 3월 이미 병사한 상태였다”며 “메이녠젠캉이 사망한 의사의 명의를 자격증을 보유하지 않은 의사에게 줘 사용하게 했다”고 주장해 충격을 더했다.

최근 ‘메이녠젠캉(美年健康), 사람이 죽는다고 해도 너는 돈만 버는구나!’는 제목의 글이 바이두(百度) 등 중국 포털사이트와 SNS를 중심으로 확산됐다

그는 “자격증이 없는 의사 및 간호사가 다른 사람의 이름을 빌려 일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폭로했다. 실제로 그는 몇 명의 이름을 언급했다. 이어 “건강검진 센터 내 컴퓨터 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 캡슐내시경 등 장비를 조작하는 사람도 무자격증 일반 직원”이라며 “장비 기록부에 서명된 이름과 실제 조작인의 이름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내용이 확산되자 메이녠젠캉 측은 곧바로 공식 발표를 통해 “악의적 루머 유포 행위에 대해 법적 대응 하겠다”며 조사 의뢰 사실을 알렸다.

해당 기업은 “광저우 메이녠젠캉 건강검진 센터에서 근무한 바 있는 탄추이롄(譚翠連) 씨가 최근 ‘A주 상장 메이녠젠캉이 4년 일한 저에게 노동관계가 아니라고 합니다’ ‘메이녠젠캉, 사람이 죽는다고 해도 너는 돈만 버는구나!’ 등의 글을 배포, 악의적인 루머를 생산 및 유포했다”고 밝혔다.

메이녠젠캉은 “해당 고객은 장(腸) 암 관련 검사를 받지 않았다”며 “당사자도 별다른 컴플레인을 걸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센터의 의료 인력 모두 국가가 발급한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메이녠젠캉의 부인에도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사건이 보도된 30일 상하이 증시에 상장된 메이녠젠캉의 주가는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곤두박질쳤다. 그 후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사건이 보도된 30일 상하이 증시에 상장된 메이녠젠캉의 주가는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곤두박질쳤다 <사진 = 바이두>

중국 최대 개인 건강검진 센터 및 건강 데이터베이스를 운영하는 메이녠젠캉의 ‘가짜 의사’ 사건을 접한 중국 누리꾼은 “모든 것이 다 가짜다” “백신에 이어 의사까지 가짜라니” “믿을 수 있는 게 없다” “정부는 무엇을 하는 거냐” 등의 격앙된 반응을 쏟아냈다.

특히 메이녠젠캉이 상장을 위해 의사, 간호사 등 전문인력 수를 일반 직원과 함께 계산한 것으로 나타나 비난은 커지고 있다.

연도별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메이녠젠캉의 분점별 상주하는 의료 인력 수는 20여 명으로 총 1만 명이었다. 상장을 준비한 2017년에는 의료 인력 수가 분점별로는 100명으로 늘어나 총 3만 명에 달했다. 중국 현지 매체 상관(上觀)은 “직원 수에 대한 구체적 범위가 정해있지 않은 만큼 청소부부터 프런트 데스크 직원까지 ‘고의인지 아닌지 모르게’ 함께 계산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에 중국 누리꾼은 “전문 인력에 대한 정확한 구분이 없는 곳” “이를 구별하는 규정이 없다니 말이 되나” 식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메이녠젠캉의 ‘가짜 스캔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상관은 “최근 메이녠젠캉 관련 오진, 검사누락 등 부정적인 기사가 여러 차례 보도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6월 후난(湖南)TV의 한 고발 프로그램도 메이녠젠캉의 실태를 보도한 바 있다. 당시 해당 프로그램은 메이녠젠캉의 한 분점으로 잠입 취재를 벌였고 그 결과 MR 촬영을 하는 7명 중 5명이 무자격증인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 ‘직업 의사 법’ 규정에 따르면 MR 등은 특수 기기에 속해 전문의 혹은 MRI 기술 자격증을 보유한 자만 조작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당시 해당 분점은 현지 보건 당국으로부터 벌금을 부과받았다.

한편 ‘가짜 백신’ 소식에 분노한 중국 누리꾼이 “공산당을 뒤엎자”고 항의하고 연루 고위관리가 자살을 시도하는 등 중국 의료계의 스캔들은 악화되고 있다. 

올해 6월 후난(湖南)TV의 한 고발 프로그램도 메이녠젠캉의 실태를 보도한 바 있다 <사진 = 상관>

 

소문이 확산되자 메이녠젠캉 측은 곧바로 공식 발표를 통해 “악의적 루머 유포 행위에 대해 법적 대응 하겠다”며 조사 의뢰 사실을 알렸다

 

leemr@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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