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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 손학규에 '진검승부' 하태경 "올드보이는 안돼"

기사등록 : 2018-08-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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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장동진 기자 = 내달 2일 바른미래당이 새 대표를 뽑는 가운데, 당 대표에 출마한 하태경 의원이 승부수를 던졌다. 주변에선 "재수 끝에 날을 바짝 세웠다"는 말이 나온다.

앞서 하 의원은 지난해 6월 이혜훈 의원에게, 11월에는 유승민 전 대표에게 밀렸다. 당 대표에 거듭 도전했지만 번번히 고배를 마셨다. 하 의원은 절치부심 끝에 이번 전당대회서는 배수의 진을 치겠다는 각오로 나섰다. 상황은 녹록치 않다. 정계 거물인 손학규 전 의원이 가로막고 있다. 

하 의원은 손 전 의원을 향해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다. 손 전 의원을 '올드보이'로 칭하며 총공세를 가하고 있는 것.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2018.08.02 kilroy023@newspim.com

하 의원은 최근 TV 토론에서 손 전 의원을 겨냥해 "올드보이는 신생 벤처정당에 맞지 않는다"며 "제가 바른미래당을 대기업으로 키워 놓을텐데 '올드보이'는 그 때 들어오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하 의원은 손 전 의원의 과거 이력도 공격했다. 박근혜 탄핵정국 당시 손 전 의원이 총리 수용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손학규 후보는 (그 일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단도직입적인 공세를 펼쳤다.

바른미래당 내부에선 의견이 엇갈린다. 언론 노출이 잦은 하 의원이 조용한 전당대회의 불씨를 살려줄 '불쏘시개'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있는가 하면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는 평가절하의 의견도 적지 않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지난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특활비 폐지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18.08.14 kilroy023@newspim.com

일단 하 의원은 '마이웨이'의 길을 택했다. 당 밖으로도 민주당과 한국당 등에 대한 전방위적 공격의 선봉을 마다하지 않는다.

하 의원은 21일 "이해찬 민주당 후보는 소인배 정치를 그만하셨으면 한다"며 "정신 차리고 문재인 정부와 실업 암을 유발하는 암 덩어리를 들어내고 일자리를 만들어내라"며 날 선 일침을 가했다.

한국당에 대해서는 "군 대체복무자에게 지뢰 제거 작업을 시키자고 한다. 정말 유치찬란한 발상"이라며 "징벌적 복무제도를 도입하는 데 대해 인권 개념이 없는 정당"이라고 비난했다.

정치권에선 하 의원에 대한 평가가 극과 극이다. 하 의원의 거침 없는 쓴소리를 '노회찬식'의 유쾌한 비판으로 받아들이는 소수가 있는 반면 일각에선 "싸움닭 처럼 모든 문제를 들쑤셔 문제를 확대시키는 돈키호테"로 보는 시각도 있다.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와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 /이형석 기자 leehs@

하 의원은 전두환 집권기에 대학 시절을 보내던 중 학생운동에 뛰어들었다. NLPDR 계열에서 활동했고 범민족청년학생연합 결성을 주도했다. 1991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징역 2년의 실형을 살기도 했다.

SK 경영경제연구소에서 수석연구원으로 일하던 중 북한 주민들의 참혹한 현실을 목격하고 북한 인권운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그 이후 열린북한방송을 열고 대북 전문가 반열에 올랐다.

2011년 한나라당에 입당, 다음해 치러진 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새누리당 소속으로 부산 해운대구· 기장군 을에서 당선, 국회에 입성했다. 20대 선거에선 선거구가 개편돼 해운대구 갑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2016년 12월 '친박(친박근혜계)'을 벗어나지 못하는 새누리당을 비판하며 개혁보수신당(가칭) 창당 작업에 참여, 당시 바른정당으로 이적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대표 출마 선언을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8.08.02 kilroy023@newspim.com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고(故) 노회찬 의원과 직접적으로 비교하기는 좀 그렇지만, 하태경 의원은 현재 대한민국 정치권의 쓴소리이자 죽비(竹篦, 불교에서 장시간 참선으로 심신이 흐트러질 경우 정신을 깨우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이며 죽비자(竹篦子)라고도 부른다) 같은 정치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상하, 앞뒤 가리지 않고 할 말은 하는 정치인 아닌가. 아직 경치 경륜은 부족하지만 손학규 같은 정치거물을 상대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무척이나 강단 있다는 인식이 많다"고 전했다.

하 의원이 바른미래당 대표에 당선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안철수 전 서울시장 후보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구심점이 없다는 점에서 손학규 전 의원의 중량감이 크게 느껴지는 것은 분명해보인다. 하지만 하태경, 이준석 등 젊은 도전자들의 선전과 연합이 이어질 경우 대세를 흔들 변수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jangd8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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