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히든스테이지
주요뉴스 방송·연예

LG생건·아모레, 엇갈린 상반기 실적 "저가시대 끝났다"

기사등록 : 2018-08-27 17:21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高가 럭셔리 화장품이 주도한 업계 실적
사드영향 차단..사업다각화 덕본 LG생건

[서울=뉴스핌] 오찬미 기자 = 국내 화장품 업계 1·2위를 다투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올 상반기 엇갈린 실적을 냈다.

LG생활건강은 '후(后)'와 '숨(su:m)' 등 럭셔리 화장품의 성장과 사업다각화로 중국 리스크를 견뎌내면서 업계 1위로 발돋움했다. 반면 아모레퍼시픽은 럭셔리 품목의 판매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90%에 달하는 화장품 사업 비중 때문에 중국 관광객의 감소 영향을 크게 받아 실적이 하락했다.

27일 금융감독원과 업계에 따르면 고가의 럭셔리 화장품 사업을 강화한 LG생활건강은 올 상반기 최대 실적을 달성하면서 국내 1위 화장품 업계로 발돋움했다.

대만의 백화점 '후' 매장 사진 [사진=LG생활건강]

LG생활건강(좌)과 아모레퍼시픽(우)의 상반기 부문별 매출액 바교(단위:백만원) [자료=금융감독원]

올 상반기 매출 3조3118억원, 영업이익 5509억원, 당기순이익 3838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각각 8.7%, 12.0%, 10.1% 증가한 수치다. 화장품 사업 부문만 떼 보더라도 올 상반기 매출 1조 9011억원, 영업이익 4063억원을 달성하면서 전년동기 대비 각각 17.4%, 24.7% 성장했다. 내수경기 침체와 중국 관광객 저조 등 경영환경 악화에도 사상 최대의 반기 실적을 기록했다.

실적 상승에 날개를 달아준 건 럭셔리 화장품군이다. 후는 지난 2016년 이래 연매출 1조원을 기록하면서 성장하다가 올해는 7월에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고가의 화장품이 실적을 이끌면서 LG생활건강의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상승했다. 매출규모가 비슷한 아모레퍼시픽과 비교해도 LG생건의 영업이익은 1000억원 이상 높다.

사업을 3개 부문으로 다각화한 것도 중국 등 외부 영향을 적게 받는 안전장치가 됐다. 매출액 기준 화장품 사업 비중은 57%까지 줄었다. 엘라스틴 샴푸와 페리오 치약 등 생활용품 판매 비중은 22%, 코카콜라, 스프라이트, 평창수 등 식음료 사업 비중은 20%에 달한다. 단 이들 사업으로 인해 매출원가 대비 매출액은 40.24%까지 올라갔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화장품은 마진률이 높은 고부가가치 사업"이라며 "생활용품이나 음료는 가격이 비싸지 않아 원가 비중이 높다"고 설명했다.

사업다각화 전략이 든든하게 받쳐 준 덕분에 중국 관광객의 유입이 줄어드는 시기에도 LG생활건강은 영향을 덜 받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시총 순위를 두고 엎치락뒤치락하다가 LG생활건강이 업계 1위에 오를 수 있던 배경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단순 원가를 비교하면 화장품 외 사업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있지만 사업다각화로 인해 사드때에도 주가 영향을 크게 안받고 실적도 상승했다"며 "외부 환경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등 사업 내진설계가 잘 됐고 실적면에서도 사업이 꾸준히 성장해왔기 때문에 이런 사업들은 가져가는 게 맞다"고 말했다.

반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설화수 등 고가의 럭셔리 브랜드 화장품 판매가 부진해 전체 실적도 주춤하는 모양새다. 이 회사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3조217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3조2683억원 대비 1.5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4484억원, 3429억원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같은기간 5088억원, 3661억원보다 감소했다.

이는 화장품업에 집중된 아모레퍼시픽의 사업 포트폴리오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전체 매출 기준 화장품의 제조 및 판매가 90%에 달한다. 덕분에 올 상반기 매출원가 대비 매출액 비중이 비교적 낮은 수준인 25.99%를 기록할 수 있었다. 다만 수익성이 높은 화장품군은 중국 시장의 성과에 따라 실적이 큰 영향을 받는다. 사드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 올해 상반기처럼 업황이 좋지 않을 때는 이익도 크게 감소한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럭셔리 브랜드인 설화수, 헤라, 프리메라 외에도 국내 인지도가 높은 중저가의 라네즈, 마몽드, 아이오페, 한율 브랜드를 다수 갖고 있다. 이니스프리, 에뛰드, 코스비전, 아모스프로페셔널, 에스쁘아 등 화장품 회사도 보유중이다. 전체 사업 가운데 10% 비중만 생활용품과 식품에 할당하고 있다. 오설록이 녹차 사업을, 에스트라가 의약외품 및 건강기능성식품 제조·판매를 한다. 

업계 관계자는 "LG생활건강 같은 경우 럭셔리 화장품이 국내와 해외에서 모두 실적이 좋았고 반면 아모레퍼시픽은 그동안 고성장했던 것과 비교해 수치가 떨어지면서 전체적으로 성장률이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LG생건의 고가 브랜드 '후'가 가파르게 상승중인데 비해 아모레는 상승세인 브랜드가 상대적으로 없다"고 분석했다.

올 상반기 화장품 업계는 업계 1·2위 뿐만 아니라 저가 화장품으로 인기를 끌었던 로드샵들도 모두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미샤 브랜드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는 올 상반기 64억원의 적자가 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매출이 14.3% 감소했다. 에뛰드하우스와 토니모리도 같은기간 각각 75억원, 8억원의 영업 손실이 발생했다. 토니모리는 지난해 상반기 흑자(23억원)에서 1년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클리오도 영업손실 11억원을 냈다. 지난해 상반기 흑자(60억원)에서 적자 전환했다. 매출은 6.4% 줄었다. 올 상반기 잇츠한불의 매출과 영업이익도 각각 1.2%, 16.8% 감소한 1123억원, 144억원을 달성했다.

 

ohnews@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