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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톡] '나비잠' 잔잔하게 스며들어 묵직하게 울린다

기사등록 : 2018-08-30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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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야마 미호·김재욱 연인 호흡…9월6일 개봉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작가 지망생 찬해(김재욱)는 일본 소설에 매료돼 무작정 유학길에 오른다. 학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그는 우연히 베스트셀러 작가 료코(나카야마 미호)를 만난다. 찬해가 료코의 만년필을 찾아주면서 두 사람은 조금씩 가까워진다. 이후 료코는 자신의 마지막 소설을 찬해와 준비해가고 소설이 완성되며 사랑을 깨닫는다.

[사진=(주)트리플픽쳐스]

영화 ‘나비잠’은 ‘고양이를 부탁해’(2001) 정재은 감독이 만든 한일합작 영화. 전체적인 분위기, 인물의 정서 등에 일본 특유의 감성이 짙게 배어있다. 정 감독은 기억과 함께 작가로서 생명력을 잃어가는 료코의 두려움과 상실감부터 제자를 만나 내면을 치유하고 사랑을 나누는 과정, 마지막 이별의 순간까지 잔잔하고 담담하게 담아냈다. 

물론 나이와 국적을 뛰어넘는 러브스토리나 사제 간, 불치병 등의 스토리와 설정은 통속적이다. 그럼에도 부대끼지 않은 건 (료코의 소설과 달리) 육체가 아닌 정신적 교감에 집중했기 때문이고, 자신의 마지막을 정리하는 료코의 삶 자체에도 무게를 실었기 때문이다. 끝까지 자존을 지키려 애쓰는 한 여자의 모습을 섬세하게 다룸으로써 멜로 이상의 울림을 준다.

서정적인 볼거리도 강점이다. 일본 유명 건축가인 아베 츠토무의 실제 거주지에서 촬영된 료코의 동화 같은 집은 영화의 감성을 더한다. 특히 책 표지 색의 채도와 명도에 따라 정리한 서재가 인상적이다. 하나의 전시공간처럼 색과 빛의 세밀한 변화까지 담아내 여운을 남긴다. 

[사진=(주)트리플픽쳐스]

‘러브레터’(1999)로 익숙한 나카야마 미호의 연기는 여전히 좋다. 그는 기억을 잃어가면서도 자신을, 사랑을 지키고자 하는 여인의 심리를 고스란히 그려냈다. 찬해 역의 김재욱은 유창한 일본어 실력과 감성 연기로 깊은 인상을 남긴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갈라프레젠테이션 초청작이다. 오는 9월6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jjy333jj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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