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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직선제"...'9월의 봄' 꿈꾸는 대학생들

기사등록 : 2018-09-05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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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비리, 학생과 불통 문제 등 지적
학생들 "학생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총장 필요"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이제 9월이다. 지체할 수 없다. 고려대 총학생회장으로서 행동해야 할 시점이다. 9월 4일부로 무기한 노숙 단식에 돌입한다.”

또 한 명의 대학교 총학생회장이 무기한 단식 농성을 선포했다. 지난달 1일 홍익대학교 총학생회장에 이어 두 번째다.

폭염이 기승을 부렸던 지난 8월부터 공부할 권리보다 노숙 단식을 우선한 9월에 이르기까지. 학생들의 일관된 요구사항은 ‘총장직선제’이다.

총장직선제는 대학 민주주의의 꽃으로도 불린다. 학생들은 ‘직접 선거권’을 획득하는 ‘9월의 봄’을 열고자 시원한 강의실을 나서 뜨거운 길거리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고려대 총학생회장이 4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 정문 앞에서 '총장 직선제를 도입'을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 노숙을 시작했다. 22018.09.04 [사진=이학준 수습기자]

고려대 총학생회는 4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장직선제 도입 및 법인 최종 선임 권한 제한”을 요구했다.

고려대 총학은 “총장은 학내 전 구성원의 대표이며 대학 행정 및 운영의 수장”이라며 “선출과정에 모든 학내 구성원의 의사가 민주적이고 균형적으로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려대는 법인·교수·교우·직원·학생 등 30명으로 구성된 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총추위)에서 후보자 3인을 선출, 이사회가 순위에 상관없이 이 중 1인을 최종 선임하는 방식으로 총장을 선출해왔다.

김태구 고려대 총학생회장은 “현재 총추위는 후보자 추천 말고는 어떠한 의미도 역할도 없다”며 “학내 구성원이 뜻을 모아 총장을 선출할 수 있어야 총장이 여러 의견을 들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1일 농성을 시작했던 신민준 홍익대 총학생회장은 “학내 불합리한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전체학생총회에서 학생 10분의 1이 참여, 가결하고 시정을 요구해도 학교는 묵묵부답이었다”며 “학교 권위자 한두명이 안 된다 말하면 그뿐인 구조가 홍익대의 현실”이라고 규탄했다.

홍익대 총학생회는 8일 간 이어가던 단식을 중단하며 “말뿐이 아니라 행동할 수 있음을 학교에 보여주었다. 홍익대 학생들의 총장직선제에 대한 열망과 불합리에 대한 저항은 끝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고려대 총학생회가 4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장직선제를 요구하고 있다. 2018.09.04 [사진=이학준 수습기자]
홍익대 총학생회가 8월 1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본교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참여 총장직선제 실현을 위한 단식 및 농성'을 선포하고 있다. zunii@newspim.com 2018.08.01 [사진=김준희 기자]

개별 대학 별로 들썩이던 ‘대학 민주화’ 움직임은 전국 단위로 확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는 지난 3월 '학생 참여 총장직선제를 위한 운동본부'를 발족했다. 올해 총장을 선출했거나 선출을 앞둔 고려대·동국대·동덕여대·홍익대 등 22개 대학 단위들이 참여하고 있다.

대학 내 총장직선제 요구는 이사진 비리 및 불통 문제가 잇따라 불거지며 불붙는 모양새다. 2015년 문화재 절도 의혹 등이 있던 동국대 이사장이 재선임되고, 2016년 정유라 이화여대 특례 입학 문제가 드러나며 비리 사학 논란이 커졌다.

2017년 대학적립금 1위를 차지한 홍익대는 “시설 투자 및 교육비 환원율이 낮다”며 교육환경에 투자해 달라는 학생들의 요구에 어떠한 답변도 하지 않고 있다.

박종화 동덕여대 총학생회장은 4일 고려대 단식농성 선포 현장에서 “많은 사립대가 대학은 이사회의 것이라 말하고 학생들을 무시하고 만나주지 않는다”며 “총장 선출권이 없는 학생들을 무시하고 귀를 닫고 눈을 감았다”고 꼬집었다.

이에 “총장 직선제가 더욱 필요한 이유”라며 “우리에게 필요한 총장은 학생들을 위해 공약을 내고 학생들이 대학에서 주인의식을 갖고 공부할 수 있도록 만드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zuni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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