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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추석 앞두고 화마덮친 영등포시장... 상인들 '망연자실'

기사등록 : 2018-09-20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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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포 4곳·냉동창고 3곳 전소
21일 합동감식 예정

[서울=뉴스핌] 김현우 수습기자 = 화마가 영등포전통시장을 덮쳤다.

20일 새벽 1시40분쯤 시작된 불길은 4시7분이 돼서야 꺼졌다. 불은 점포 7곳을 삼켰다. 판넬 천장은 내려앉았고 나무 기둥은 숯이 됐다. 통로 지붕에 걸려있던 햇빛막이 차양은 모두 녹았다. 바닥에 널브러진 닭발과 검게 탄 냉동고만이 불탄 점포가 어떤 곳이었는지 알려줬다.

20일 서울 영등포구 전통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점포 4곳·냉동창고 3곳이 전소됐다. <사진=김현우 기자> 2018.09.20 withu@newspim.com

화재가 난 점포는 대부분 목재와 벽돌로 지어진 오래된 건물이다. 서경봉(59) 전통시장 상인회장은 “창고 안에는 해산물과 닭발, 돼지머리가 있었다”며 “명절 대목이라고 평소보다 2배는 창고에 물건을 재워뒀을거다”라면서 혀를 찼다.

한밤중 시장에서 벌어진 인명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재산피해가 크다. 상인회장 서씨는 “해산물이 금값이라 피해 규모를 추정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영등포전통시장 얼음 상인 전씨는 전기가 끊긴 탓에 전파상을 불러야 했다. 전씨는 “얼음이 녹을까봐 가게 오자마자 30만원을 주고 전기를 끌어왔다”며 “30년 동안 장사하는데 이렇게 큰 불은 처음이다”고 말했다.

불을 잡기 위해 소방 인력은 83명, 소방차량은 25대가 출동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소방 관계자는 “길이 좁아 소방차 진입이 어려웠다”며 “시장 바깥 차도에 차를 대고 수관을 끌어와 불을 껐다”고 밝혔다. 이어 “처음 신고한 현장 일꾼들이 초동조치를 잘해줘서 더 큰 불을 막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불은 상점 4곳과 냉동창고 3곳(225㎡가량)을 태운 뒤에야 잡혔다. 바로 옆 점포는 절반이 그을어 재사용이 불가능해 보였다. 화재현장 근처 한 빌라에 사는 30대 여성은 “불이 났다길래 집에서 뛰어나왔다가 불 꺼진걸 보고 들어갔다”며 “불탄 가게를 보니 황망하고 무섭다”고 말했다.

20일 영등포전통시장 화재현장. 닭발이 바닥에 널브러져 있다. <사진=김현우 기자> 2018.09.14 withu@newspim.com

영등포소방서는 “21일 오전 11시부터 경찰서와 소방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한전, 도시가스가 합동 감식에 들어간다”며 “현재까진 정확한 화재 원인을 알지 못해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with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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