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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수협' 이끄는 어벤저스 '주니어보드'

기사등록 : 2018-09-24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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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커스토리] Sh수협은행 과장급 이하 주니어보드
커플카드·모임통장·휴먼라이브러리 등 혁신 아이디어 제안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 소연수 과장: 상품 얘기는 어디까지 됐죠?                                    신은영 행원: 주변 지인들과 고객 240명을 대상으로 자체 설문조사를 해 봤는데요. 모임 통장에서 선호하는 서비스를 물었더니 회비 미납자 알림의 호응이 가장 좋고, SNS 홍보는 선호도가 낮았습니다.
소연수 과장: 모임 회원들이 함께 관리하는 돈이어서 확실히 이자에 관심을 덜 갖는군요.
최은지 대리: 모임통장은 이자 부분을 최소화하고 상품 특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맞다고 봐요. 

Sh수협은행의 어벤저스 군단이 모였다. 소연수 과장과 최은지 대리는 미래 전략을 짜는 지속경영추진부 미래기획팀과 채널전략팀 소속이다. 여기에 디지털 전문가 박진욱 IT지원부 재무공통관리팀 대리, 고객의 해결사 이효석 가락시장역지점 대리, 신은영 동대문지점 행원, 정윤선 소내동지점 텔러, 위험을 관리하는 유상욱 리스크관리본부 리스크관리팀 대리 등 총 7인의 '주니어보드'다. 이들의 미션은 '젊은 수협', 작전명은 '아이디어와 소통'이다.

Sh수협은행 주니어보드가 회의를 열고 아이디어를 논의 중이다. [사진=Sh수협은행]

◆ 평균연령 33.8세…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무장

주니어보드는 과장급 이하 실무 직원들로 구성된다. 매월 한 차례 모여 상품 개발과 기업문화 개선을 위해 머리를 맞댄다. 경영전략회의 등 경영진 의사결정 과정을 참관하거나 주요 안건을 전달하기도 한다.

올해 조직된 5기 주니어보드의 평균 연령은 33.8세. 젊은 만큼 파격적인 아이디어로 똘똘 뭉쳤다. 때로는 현실성이 부족하더라도 주저하는 법이 없다.

소 과장은 "커플 통장을 만들어도 데이트 비용 관리가 안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카드를 쪼개서 나눠 갖고, 만나서 하나로 합쳐야 결제할 수 있는 커플카드를 떠올렸다"고 설명했다. 기술적으로 어려움이 있어 상품으로 만들지 못했지만 쏟아지는 아이디어 속에서 가능성을 발견하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주니어보드가 최근 제안한 모임통장이 대표적이다. 여행 모임, 동창 모임, 동호회 등에서 회비를 거둬 비용을 나누려면 관리에 손이 많이 간다. 때문에 은행 앱 캘린더에 모임이나 회원 생일 등 이벤트를 표시해 공유하거나, 회비를 안 내면 푸시알림으로 알려주는 기능을 제안했다.

신은영 행원은 "은행원이라는 이유로 모임만 하면 항상 총무를 맡는다"며 "평소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기능들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기업고객 비중이 높은 수협의 특성상 소매금융 활성화가 과제로 꼽혔다. 모임통장은 일반 고객에게 다가갈 수 있는 무기로 기대받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소현수 수협은행 과장 2018.05.24 leehs@newspim.com

◆ 행원들의 소통 창구…"수협 미래 우리 손으로"

주니어보드 리더인 소 과장은 입행 후 지난해까지 역삼지점, 학동역지점, 봉천동지점 등에서 영업에만 몰두해 왔다. 올해 초 본사 지속경영추진부로 온 후 조직문화 개선을 맡으면서 조직 전체에 관심을 갖게 됐다. 다른 부서에서 어떤 일을 하고 어떤 고충이 있는지 아는 것도 필요했다.

소 과장은 "영업점에서는 나만 잘하면 됐지만 본사에서는 혼자 노력으로 안 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이를 혼자서 고민하기보다는 다른 동료 선후배들과 공유하고 싶어 주니어보드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영업점 경험을 토대로 아이디어를 냈다. 전화로 대출상담을 하더라도, 신용정보 조회 동의를 하려면 은행을 방문해야 한다. 고객 입장에선 대출을 받지 못할 수도 있는데 헛걸음하는 셈이다. 인터넷뱅킹에 가입하려면 은행에 한 번은 방문해야 했다. 이에 타행 공인인증서로 로그인해서 신용정보 조회 동의서를 보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고 건의했다.

소 과장은 조직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키워드로 '소통'을 꼽았다. 주니어보드와 논의한 '휴먼 라이브러리'가 그것이다. 행원들의 재능을 데이터베이스(DB)로 만들어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는 것처럼 빌려 쓸 수 있게 만드는 방식이다.

소 과장은 "휴먼 라이브러리를 활성화하면 행장님이 신입직원의 일일교사가 되는 날도 올 수 있을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yrcho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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