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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안제 약가인하 단행…중소 제약사 '직격탄'

기사등록 : 2018-09-22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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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당제약·디에이치피코리아·국제약품 등 중소 제약사 타격 커

[서울=뉴스핌] 김유림 기자 = 제약업계가 일회용 점안제(인공눈물) 약가인하를 저지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보건 당국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당장 오늘부터 점안제 가격이 일괄적으로 대폭 낮아지면서, 매출 품목 비중이 높은 제약사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일회용 점안액 약가인하가 22일부터 적용된다. 당초 복지부는 이달 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었으나, 일부 제약사들이 단체 행동에 나서면서 늦어졌다. 서울행정법원에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지난 9일과 21일, 총 두 차례 고시 집행 유예를 받아냈다.

하지만 이날 법원은 더 이상의 유예기한을 두지 않고 약가인하를 단행하도록 결정했다. 이에 21개 제약사, 299개 품목이 ‘약제 급여목록 및 급여 상한금액표’ 고시에 따라 최대 55% 가격을 낮추게 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약가인하 일시정지가 풀린 제약사는 디에이치피코리아(38품목), 삼천당제약(34품목), 휴메딕스(34품목), 국제약품(25품목), 태준제약(22품목), 대우제약(16품목), 한림제약(15품목), 휴온스메디케어(14품목), 종근당(14품목), 휴온스(13품목), 대웅바이오(11품목), 바이넥스(9품목), 한미약품(9품목), 신신제약(6품목), 씨엠지제약(6품목), 일동제약(4품목), 풍림무약(3품목), 영일제약(3품목), 한국글로벌제약(2품목), 셀트리온제약(1품목) 등이다.

특히 삼천당제약의 매출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삼천당제약은 지난 2012년 국내 일회용 점안제 최대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는 디에이치피코리아를 종속회사로 편입시켰고, 안과용 의약품이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약사가 감당해야 할 부분은 가격 인하뿐만이 아니다. 정부가 인공눈물 용량에 상관없이 가격을 일괄적으로 통일하면서, 설비 시설까지 바꿔야 하는 상황”이라며 “제네릭 품목이 다양한 대형제약사보다 중소제약사 타격이 상당히 클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부가 일회용 점안제의 약가인하를 실시한 배경에는 ‘소비자의 재사용’이 있다. 실제로 점안제 1회 투약량은 대체로 0.2~0.3㎖ 정도지만, 시장에는 0.5~0.9㎖짜리 대용량 제품이 많다. 대다수 소비자는 한 번 쓰고 버리기 아까워 2~3회 반복해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같은 문제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지적됐고, 곧바로 복지부의 약가 단일조정까지 이어졌다. 보건 당국은 제약사들이 약가를 더 받기 위해 대용량을 생산한다고 보고, 같은 농도의 제품은 가격을 단일화했다. 일례로 기존 일회용 대용량 점안제(0.5~0.9㎖) 보험약가는 371~440원 정도이고, 소용량(0.3~0.4㎖)은 223원이었다면, 모두 198원으로 통일한 것이다.

반면 일부 제약사들은 이번 점안제 약가인하 시행에도 무덤덤한 편이다. 앞서 유니메드제약, 동성제약, 대한약품, 비씨월드제약 등은 약가인하 소송에 불참했다. 특히 유니메드제약은 지난 13일 “복지부의 약가인하 처분이 정당하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하면서, 사실상 21개 제약사의 반대편에 섰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제약사 임원은 “업체마다 이해관계가 다른 부분이 있다, 점안제 매출 비중이 큰 회사는 적극적으로 반발하고,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제약사는 소송에 참여하지 않았다”며 “유니메드는 일회용 점안제 생산 라인이 저용량 제품 중심으로 갖춰져 있기 때문에 약가인하 시행을 내심 기대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ur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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