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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쌓인 한강공원...연휴기간 버려진 '양심'

기사등록 : 2018-09-27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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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공원, 추석 연휴 쓰레기 배출량 늘어
공원 곳곳 쓰레기 투기...분리수거도 안 돼
지난해 쓰레기 무단 투기 단속 8건 불과
한강사업본부 "단속 인력 늘리고 캠페인 강화 중"

[서울=뉴스핌] 노해철 수습기자 = "여기가 쓰레기장인지 한강공원인지 구분이 안되네요"

반려견과 함께 매일같이 한강공원을 찾는다는 이모(59)씨는 산책을 멈추고 불쾌함을 나타냈다. 닷새간 추석 연휴가 지나간 한강공원의 모습이 쓰레기장과 다름없다고 한탄했다. 이씨는 "근처에 쓰레기 버리는 곳이 마련돼 있어도 쓰레기를 그대로 두고 간다"면서 "시민의식이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27일 오전 서울 광진구 뚝섬한강공원 잔디 위로 연휴 기간 시민들이 남기고 간 쓰레기가 뒹굴고 있다. <사진=노해철 수습기자> 2018.09.27 sun90@newspim.com

27일 오전 서울 광진구 뚝섬한강공원은 사람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긴 연휴에 선선한 날씨까지 더해져 한강공원을 찾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쓰레기 배출량도 늘어난 것이다.

공원 곳곳은 늘어난 쓰레기로 몸살을 앓았다. 공원 잔디 위로는 전단지와 휴지, 맥주 페트병, 소주병 등이 방치돼 있었다. 쓰레기를 실은 수레는 이미 가득 차 쏟아지지 않을까 위태로왔다. 공원 쓰레기통 주위로는 쓰레기봉지가 겹겹이 쌓여 악취를 풍겼다.

바빠진 건 환경미화원의 손발이다. 공원에서 쓰레기를 줍던 서울녹색산업 소속 환경미화원인 강병석(72)씨는 "작업 시작한 지 2시간 만에 100리터 쓰레기봉투 6장을 채웠다"면서 "평소 오전10시면 수거 작업을 마무리 하는데, 오늘은 11시까지는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경석 환경미화원(66)도 "쓰레기 배출량이 평소보다 6배 정도 늘어난 것 같다"며 쓰레기 봉투를 바쁘게 옮겼다.

분리수거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사람들이 두고 간 쓰레기 봉투 안에는 재활용 쓰레기와 일반 쓰레기, 음식물 등이 모여 있었다. 플라스틱 일회용 용기와 종이컵, 먹다 남은 치킨 등 종류도 다양했다. 특히 비둘기들이 봉지를 헤집으면서 바닥은 음식물 찌꺼기 천지였다.

27일 오전 서울 뚝섬한강공원에는 쓰레기들이 분리수거 되지 않은 채 버려져 있다 <사진=노해철 수습기자> 2018.09.27 sun90@newspim.com

한씨는 "분리수거가 거의 안된다"면서 "쓰레기를 전부 수거해 가서 다시 일일이 분리수거하는 작업을 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환경미화원은 오전에 쓰레기 작업을 하고, 오후에는 분리수거 작업을 한다. 한씨는 "쓰레기 수거에 드는 시간보다 분리수거에 드는 시간이 많다"고 털어놨다. 

한강공원에서 쓰레기 투기는 과태료 3만원이 부과된다. 그러나 단속은 미흡한 상황이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6592건의 과태료 부과 중에서 쓰레기 투기에 따른 것은 8건에 그쳤다. 2016년과 2015년에도 5589건, 3690건의 과태료 부과 건수 중 쓰레기 투기에 대한 건수는 0건에 불과했다.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이륜차 진입이나 주차 위반에 비해 쓰레기 투기는 적발이 쉽지 않다"면서 "쓰레기 투기는 잠복하거나 관찰해야만 적발할 수 있는 반면, 단속 인력만 따로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단속 인력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안내방송과 캠페인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한 시민의식 개선으로 공원 내 쓰레기 무단투기 등 무질서 등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sun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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