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히든스테이지
주요뉴스 사회

"공원 흉물? 예술품?"...여의도공원 조형물 '논란'

기사등록 : 2018-10-02 14:28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공원은 자연스러워야" vs "예술작품 어디서 보겠나"
서울시, 당분간 철거계획 없어

[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2일 낮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커피잔을 들고 삼삼오오 산책하던 시민들은 공원 곳곳의 예술작품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3일부터 개최되는 '2018 서울정원박람회'를 위해 서울시가 조성한 조형물들이었다.

공원을 찾은 직장인 김현지(31)씨는 "날씨가 좋아 산책할 겸 공원을 찾았는데 뜻밖의 예술작품들이 있어 놀랐다"면서도 "조형물이 과도하게 많은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3일 개최되는 2018 서울정원박람회의 전시작품. 2018.10.02 [사진=황선중 기자]

최근 서울시가 2018 서울정원박람회를 앞두고 조성한 조형물들이 흉물 논란에 휩싸였다. 서울시는 박람회를 위해 지난 8월부터 여의도공원에 10개의 조형물을 꾸렸다. 노후화된 공원을 예술의 공간으로 탈바꿈한다는 취지다. 박람회는 3일부터 9일까지 여의도공원에서 열린다. 지난해도 한 차례 개최돼 14개의 조형물이 전시된 바 있다.

문제는 조형물들이 박람회가 끝나도 철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재 총 24개의 조형물이 공원 이곳저곳에 자리 잡고 있다. 박람회 기간에만 임시 설치되는 조형물까지 합하면 그 수는 더욱 많아진다. 약 10m 간격으로 두세 걸음 걸을 때마다 조형물이 눈에 들어오는 셈이다.

주민들은 "낯선 조형물이 나무와 꽃으로 가득한 공원 분위기를 해친다"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공원 잔디를 파내고 바닥 타일까지 새로 깔은 작품도 있다. 타일 위에는 꽃잎 모양의 하얀색 아크릴판이 올려져 있어 멀리서 봐도 뚜렷이 보인다. 공원 정자에 앉아있던 시민 정순희(54)씨는 "애써 가꾼 잔디와 꽃을 뿌리 뽑고, 굳이 이해하기도 어려운 것들을 갖다 놓을 필요가 있나 싶다"고 했다.

서울시는 한 작품당 2000만원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료=서울정원박람회>

주민 반발은 작년에도 거셌다. 지난해 9월에 열린 박람회부터 불만이 많았다고 한 여의도 주민 김모씨는 "예술이라면서 공원 훼손하는 모습을 보면 눈살이 찌푸려졌다"며 "민원도 수차례 넣었다"고 했다. 또 다른 주민 김모씨는 "공원을 아주 조악하게 만들었다"며 "예술품 전시를 하고 싶다면 세금이 아닌 자기 돈으로 예술관에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한 작품당 2000만원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예술작품으로 가득한 공원을 반가워하는 주민들도 있다. 실제로 이날 찾은 공원에는 조형물을 배경으로 사진 촬영하는 시민도 여럿 있었다. 그 시민은 주말에 아이와 함께 오고 싶다고 말했다. 작품설명 푯말을 유심히 읽는 외국인들도 눈에 띄었다. 직장인 김무연(36)씨는 "평소 접할 일이 없던 예술품들을 이렇게라도 볼 수 있으니 나쁠 건 없다"고 했다. 

3일 개최되는 2018 서울정원박람회의 전시작품. 2018.10.02 [사진=황선중 기자]

시 관계자는 "해당 박람회는 설문조사 결과 시민과 기업의 만족도가 매우 높은 행사"라며 "시민들과 계속해서 정비하고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여의도공원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작가들의 작품을 철거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sunjay@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