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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써본 ‘베타-네이버M’ “댓글조작·공정성 해결은 한계”

기사등록 : 2018-10-11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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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 기능 고도화는 성공적, 구글 정조준
커머스 특화로 수익성 강화 ‘실속’도 노려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네이버(대표 한성숙)가 지난 10일, 새롭게 개편한 모바일 화면(네이버M)을 공개했습니다. 메인화면에 입력과 터치, 두 개에 검색기능을 배치하고 커머스 특화 공간 마련과 콘텐츠 배열 정리 등을 적용한 점이 핵심입니다.

11일 직접 써본 새로운 네이버M은 기능이나 구성 면에서는 합격점을 받을만하다는 판단입니다. 다만 최근 네이버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인 댓글조작이나 여론 공정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는 전혀 없다는 점은 우려스럽습니다. 네이버의 변화 시도와는 별로도 ‘공룡독점기업’에 대한 사회적인 비난은 여전할 것으로 보입니다.

새롭게 바뀐 네이버 모바일 화면(베타버전). 가운데 입력검색창 '그린윈도우'를 배치하고 하단부에 새로운 터치검색 기능 '그린닷'을 추가했다.

◆구글보다 더 뛰어난 검색기능? ‘입력+터치’ 고도화

우선 바뀐 네이버M의 가장 큰 특징은 검색기능 두 개를 배치한 메인화면입니다. ‘그린윈도우(녹색창)’으로 불리던 기존 검색장이 화면 한 가운데 자리잡았고 하단부에 새로운 터치검색 기능은 ‘그린닷’이 추가됐습니다.

이 그린닷이 네이버의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을 녹인 고도화된 검색시스템이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입니다. 둥근 ‘그린닷’ 버튼을 터치하면 왼쪽부터 순서대로 △렌즈 △음악 △음성 △내주변 △검색 등을 사용가능합니다.

렌즈는 직접 사진을 찍은 이미지로 검색을 하는 시스템이며 음악은 길거리에 울려버지는 노래를 들려주면 곧바로 어떤 가수의 무슨 노래인지 알 수 있습니다. 음성은 말 그대로 음성검색이며 내주변은 현재 사용자가 위치한 지역 인근에 있는 맛집이나 편의시설 등을 선별적으로 제공합니다. 검색은 입력검색창으로 이동하는 연결버튼입니다.

터치검색 '그린닷'. 이미지, 음성, 위치정보 등을 기반으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기반 검색정보를 사용자들에게 제공한다.

네이버 그린닷의 음성, 이미지, 위치정보 등을 모두 동원해 검색창 하나로만 승부하는 구글과의 차별성을 꾀하는 모습입니다. ‘구글이 입력검색이라는 우리는 입력+음성+이미지+AI+빅테이터 검색’이라는 게 바로 네이버가 내세우는 지점입니다. 아직 베타버전이지만 고도화된 검색 기능은 새로운 네이버 모바일앱의 강점임은 확실해 보입니다.

◆특화시킨 웨스트랩 ‘커머스’, 수익 강화도 염두

두 번째 변화는 처음으로 화면을 왼쪽으로 이동하는 ‘웨스트랩’ 공간을 신설하고 여기에 커머스를 배치했다는 점입니다.

네이버는 일종의 독립공간인 웨스트랩에 새로운 실험가 시도가 가능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추가한다는 입장인데 그 첫 번째 대상으로 커머스를 넣은 건 각결한 의미가 있다는 분석입니다. 수익성 확대에 지대한 공헌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웨스트랩인 △MY페이 △랭킹템 △요즘유행 등 3개의 탭이 있는데, 기존 네이버 쇼핑 특화 공간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패션, 음식, 소품, 화장품 등 모든 쇼핑제품을 검색, 구매할 수 있습니다.

신설된 '웨스트랩' 화면. 네이버는 여기에 커머스 특화 공간을 만들어 쇼핑광고기반 매출을 높일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는 중이다.

네이버는 지난 2분기 실적에서 전년동기 대비 20.7% 증가한 1조3636억원 매출을 올렸는데 그 중 모바일 검색광고 ‘파워링크’와 쇼핑검색광고 등이 포함된 비즈니스플랫폼이 6116억원으로 가장 많습니다. 44.8%를 차지하는 네이버의 최대 수익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커머스 카테고리를 웨스트랩을 특화시킨다는 건 그만큼 가장 믿음직한 수익원을 강화하겠다는 의지입니다. 네이버 검색어 중 쇼핑 관련 비중은 40%. 이 트랙픽을 제대로 특화시키면 지금보다 더 많고 안정적인 수익 확보도 가능하다는 게 업계 반응입니다. 네이버가 커머스를 따로 배치한 이유입니다.

◆뒤로 밀린 콘텐츠, 사용자 ‘커스터마이징’ 관건

댓글조작과 편집 공정성 논란이 됐던 뉴스를 비롯한 콘텐츠 카테고리(판)는 메인 화면을 오른쪽(이스트랜드)으로 이동하면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준비된 판은 뉴스, 동영상, 스포츠, 검색차트, 웹툰, 영화, 자동차 등 무려 26개에 달합니다. 현실적으로 모든 판을 추가하기에는 피로도가 높기에 네이버는 최소 1개에서 최대 26개를 사용자가 선택적으로 구성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설정을 다시 해야하는 번거로움은 있지만 사용자의 선택권을 높인 건 좋은 판단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 검색과 동영상, 연예, 웹툰, 게임, 쇼핑, 뮤직 등 유튜브로 대거 넘어간 1020 세대들이 선호하는 콘텐츠들만 따로 배치하다면 어느정도 경쟁력있는 맞춤형 콘텐츠 세팅이 가능할 전망입니다.

26개에 달하는 콘텐츠 카테고리(판). 로그인 이후 사용자가 직접 선택, 구성이 가능하다. 연령층별 유저들에게 맞춤형 환경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사실 1020 사용자의 이탈은 네이버의 가장 큰 고민입니다. 한성숙 대표 역시 “이번 모바일 개편은 네이버가 30대 이상을 위한 플랫폼이 되고 있다는 지적은 반영한 결과”라며 “모든 사용자, 특히 젊은 미래 고객 세대들이 만족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자 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현재 네이버 모바일의 점유율은 80% 이상. 유튜브의 도전이 거세지만 여전히 견고한 지지층이 많습니다. 바뀐 콘텐츠 카데고리를 어떻게 사용자에게 쉽게 간단하게 전달하는가 하는 부분은 마케팅과 홍보 역량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해결못한 여론조작 논란, 언론독점포털 리스크는 여전

새로운 시도와 실속챙기기 모두가 눈에 띄는 변화지만, 문제는 네이버를 둘러싼 여론조작 및 언론편중 의혹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점입니다.

이른바 ‘드루킹’ 사태로 촉발된 ‘언론독점포털’ 네이버가 당면한 과제는 △뉴스 콘텐츠의 아웃링크 △댓글시스템 개선 또는 폐지 △기사 편집권 포기 등이지만 이런 내용은 하나도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한 대표는 “모바일 개편은 사용자들의 취향 변화에 맞춘 대응이지 정치권에서 제기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이 아니다”고 이 부분을 명확히 했습니다. 아웃링크는 언론사들이 원하지 않고 전환이 쉽지 않다는 설명이며 댓글이나 편집권 등 뉴스정책에 대한 질의는 나중으로 대답을 피했습니다.

위치는 바꼈지만 구성은 변화없는 뉴스콘텐츠. 뉴스독점이 여전하다는 점에서 네이버를 둘러싼 사회적인 비판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바뀐 모바일에서는 사용자가 선택한 언론사의 편집 기사를 보는 게 가능합니다만, 대상 언론사는 44개에 불과합니다. 특정 언론사의 편향된 기사가 네이버 플랫폼에 편향적으로 노출됐다는 게 정치권의 문제제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개선된 부분은 없는 셈입니다.

네이버는 검색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언론사(기사)는 그보다 훨씬 많기 때문에 오픈검색 기능은 유효하다는 입장입니다만 안그래도 특정 콘텐츠만 선별해 제공하는 일종의 ‘가두리양식’이 네이버의 근본적인 문제라는 점에서 얼마나 큰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따라서 혁신적인 모바일 개편을 했다고는 하지만 네이버를 향한 정치권의 공세와 사회적인 여론은 여전히 부정적인 쪽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공룡포털이라는 책임감이 부족한 모바일 개편이 아닌가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peterbreak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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