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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지방기업 신입초봉 4000만원 아깝지 않아요" 씨큐브 장길완 대표

기사등록 : 2018-11-13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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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설립 적자 없이 매출액 증가세 '강소기업'
세계 두 번째로 진주 광택안료 상용화한 씨큐브

[서울=뉴스핌] 이민주 기자 = "저희 회사 임직원의 평균 연봉이 6100만원이라고 했더니 어느 컨설턴트가 줄이라고 하더군요. 지방 소재 중소기업이면서 서울의 대기업 임직원 연봉에 육박하는 수준이니 그럴만도 하지요. 그렇지만 저는 임금을 비용(expense)이 아니라 투자(investing)라고 생각합니다."

2000년 설립 이후 단 한 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고, 매출액도 단 한 번 감소한 적이 없는 회사. 세계 두 번째로 진주(Pearl) 광택안료를 상용화한 코스닥 상장사.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인터뷰를 가진 씨큐브 장길완(63) 대표의 말이다.

장길완 씨큐브 대표는 "임금은 비용이 아니라 투자라고 생각하는 기업이 지속 성장한다"고 말한다. [사진=이민주기자]

◆"인재에는 돈 아끼지 않아"

충북 진천에 본사를 두고 있는 씨큐브는 인건비 비중이 높은 편이다. 이 회사의 임직원 157명의 평균 급여액은 6115만원으로 대기업 평균 연봉(6500만원)에 육박하고 있다(이하 2017년 사업보고서 기준). 매출액 대비 급여액으로 환산하면 23.94%로 상장제조사 평균 15%를 훌쩍 넘는다. 또, 올해 신입사원 초봉은 3960만원이고 내년이면 4000만원대가 된다. 

연구개발비 비중도 높은 편이다. 이 회사의 최근 3년 평균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는 10.54%로 삼성전자(7.0%)보다 높다.

장길완 대표가 이 같은 고(高)임금, 고(高)연구개발비 정책을 유지하는 이유가 있다.

"이 지역의 명문 충북대 졸업생들이 저희 회사에 입사 지원서를 앞다퉈 내고 있습니다. 이런 인재들이 경쟁력을 가진 제품을 만들고. 이것이 회사 수익성으로 연결되고 있지요. 멀리 내다봐야 회사가 성장합니다."

이 대표의 이 같은 경영 철학은 재무 성과로 증명되고 있다. 이 회사의 최근 3년 평균 영업이익률은 12.42%로 상장제조업 평균 6%를 훌쩍 뛰어 넘는다. 부채비율은 39.20%로 사실상 무차입 경영을 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00년 설립 이래 단 한 번도 매출액이 감소한 적이 없다는 기록도 갖고 있다. 최근 매출액을 살펴보면 306억원(2015년), 379억원(2016년), 402억원(2017년)으로 연평균 15%씩 증가하고 있다.

◆ "준공식은 사치. 직원 복지에 돈 써야"

장 대표는 앞으로도 인재 양성과 연구개발에 관련된 지출에는 돈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우수한 근무환경을 갖고 있는 것은 이런 철학을 바탕에 깔고 있다. 이 회사의 본사에는 최신 휴게 시설과 취미 활동 공간이 구비돼 있다.

충북 진천 씨큐브 본사의 휴게공간. [사진=씨큐브].

"공장을 신축하면서 준공식 한 번 해본 적이 없고, 상을 수상해도 그 흔한 플래카드 내걸어본 적이 없습니다. 임직원 급여를 더 주고 연구개발비에 투입하는 것이 낫지요. 인재가 좋은 제품을 만들고, 좋은 제품이 높은 수익성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경영철학을 앞으로도 이어갈 겁니다."

씨큐브의 주력 생산품은 각종 화장품, 노트북, TV, 건축자재의 영롱한 빛깔을 내는 데 쓰이는 진주광택안료. 지난 2000년 세계 두 번째로 합성운모를 사용한 진주광택안료 개발에 성공했다. 진주광택안료를 생산하는 기업은 세계적으로 바스크, 머크를 포함해 10여개 업체에 불과하다. 

최근 씨큐브는 3분기 매출액 102억원, 영업이익 16억원의 잠정 실적을 최근 공시했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3.68%, 13.28% 감소한 수치다. 장 대표는 "올해 추석이 4분기에 들어가 있어 3분기 실적이 부진하게 나왔다"며 "4분기 실적은 양호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장 대표는 독일계 다국적 화확회사 엥겔하드에 근무하던 2000년 46세에 직장 동료들과 힘을 합쳐 씨큐브를 창업했다. 

"차입금을 상환하고 싶은데 은행 지점장이 찾아와 '제발 돈을 갚지 말아달라'고 읍소해 못하고 있습니다. 돈을 갚는 것이 꾸는 것보다 어렵네요. 글로벌 진주(Pearl) 안료 강소기업으로 도약하겠습니다."

 

hankook6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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