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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유통 수장들, 연말 인사에서 재신임 받을까

기사등록 : 2018-11-15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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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정기 임원인사 12월 중순 예정
경영전략 이끌 적임자 솎아 내는 성과주의 인사 전망
임기만료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 거취 주목

[서울=뉴스핌] 박준호 기자 = 롯데그룹이 내달 중순 연말 정기 임원인사를 앞둔 가운데 유통부문 계열사 대표들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적에 바탕을 둔 성과주의 인사가 단행될 경우 유통 계열사간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복귀 이후 그룹의 경영시계가 빠르게 돌아가면서 통상 12월 말 이뤄졌던 정기 임원인사도 12월 중순으로 앞당겨 단행한다.

특히 이번 사장단 인사는 총수의 장기 부재를 겪은 만큼 조직 안정을 위한 소폭 인사가 유력하게 점쳐지지만, 그룹의 면모를 일신하는 차원에서 대규모 인적쇄신 카드를 꺼내들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무엇보다 이번 인사에서도 유통 계열사 사장단을 재신임할 지 주목된다. 신동빈 회장은 올해 1월 단행한 임원 인사에서 백화점·마트·홈쇼핑·하이마트·코리아세븐 등 유통 계열사 수장들을 전부 유임시킨 바 있다.

지난해 롯데 유통 부문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거뒀지만, 질책보다는 질적 성장을 위한 신사업 발굴과 미래 전략에 집중하겠다는 신 회장의 의중이 반영됐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사진=롯데쇼핑]

이번 사장단 인사에서는 그룹 쇄신과 중장기 경영전략을 이끌어 갈 적임자를 솎아내는 성과주의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신 회장은 경영복귀 직후 5년간 5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유통부문을 화학과 더불어 그룹 성장의 양대 축으로 삼고, 유통사업 강화를 위해 12조5000억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올해의 성과와 실적을 바탕으로 유통 계열사 간 희비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와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이사가 내년 3월 임기만료를 앞둔 상황이다.

강 대표는 지난해 2월 선임돼 롯데쇼핑의 백화점사업을 총괄해왔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내수 침체와 업황 악화에 맞서 내실 다지기에 주력했다.

롯데쇼핑의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5067억원으로 전년대비 8.4% 신장했다. 특히 같은 기간 롯데백화점의 영업이익은 2890억원으로 37.3%나 급증했다. 중국 사드 보복의 위기를 딛고 해외사업 다각화와 경영 효율화에 집중한 것이 가시적 성과를 거뒀다.

또한 유통시장의 변화에 맞춰 롯데백화점을 오프라인 유통 중심에서 온라인으로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작업도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롯데 유통 부문의 사업전략은 O4O(On-line for Off-line) 강화를 위한 온라인 사업 확대와 인공지능(AI), 디지털혁신 등 사업 고도화 및 다각화에 중점을 뒀다.

김종인 대표가 이끄는 롯데마트 역시 3분기 영업이익이 41.6% 증가했다. 판관비를 41억원의 감축하고 비효율 점포를 정리하며 수익성을 개선했다. 중국 사드 보복으로 인한 손실을 발 빠르게 마무리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다.

선우영 롭스(LOHB’s) 대표는 취임 첫 해 부진한 실적을 거뒀지만 그룹 최초의 여성 최고경영자인 만큼, 여성인재 등용을 강조한 신 회장의 인사 기조에 맞춰 내년에도 그룹의 헬스앤뷰티(H&B) 사업을 이끌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이사 사장[사진=롯데하이마트]

그룹에서 심혈을 쏟고 있는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본부도 김경호 대표가 사업의 초석을 닦는 역할을 계속해서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롯데닷컴 설립부터 지금까지 전략기획·마케팅 등 주요 업무를 담당해 온 온라인 전문가다.

반면, 롯데하이마트 이동우 대표이사의 경우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연이은 갑질 논란이 발목을 잡는 형국이다.

2015년부터 롯데하이마트를 이끌어 온 이동우 대표는 지난해 2월 임원인사에서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지난해 10월에는 과거 롯데월드 대표 재직 시절 조리사에게 폭언을 했다는 갑질 의혹이 불거지며 사의를 표명했으나, 이사회는 이 대표의 해임안을 부결하며 두터운 신임을 보낸 바 있다.

이는 이 대표가 그간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둬왔기 때문이다. 2014년까지 부진했던 롯데하이마트 실적은 이 대표의 취임 첫 해부터 지속 상승했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처음 매출 4조원의 벽을 돌파했다. 영업이익도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2000억원을 넘겼다.

각종 구설수에도 이 대표가 자리를 지킨 것도 이 같은 성과를 높이 산 신 회장의 두터운 신임이 반영됐다는 평이다.

그러나 올해 들어 상황이 악화됐다. 지난 8월 인천 롯데하이마트 지점장이 직원에게 폭언을 했다는 언론 보도와 함께, 지난 13일에는 이철희 의원실의 ‘IT 노동자 직장 갑질·피해사례 보고 간담회’에서도 롯데하이마트 쇼핑몰 IT관리자인 양모씨가 상사로부터 폭언·폭행을 당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을 만들겠다며 롯데의 기업 이미지 쇄신에 적극 나선 신 회장 입장에서는 계열사의 잇단 갑질 논란이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올해 들어서는 실적마저 부진하다. 롯데하이마트의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73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1% 감소했다. 3분기에는 매출이 5.7% 줄면서 영업이익이 20%나 급감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 대표들이 올해 초 임원인사에서 대부분 재신임을 받았지만, 다가오는 정기 인사에서는 그룹의 중장기 경영전략에 부합하는 인물을 솎아내는 과감한 인적 쇄신이 단행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j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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