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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세에도 일한다’ 美 베이비부머 은퇴 왜 못하나

기사등록 : 2018-11-17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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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올해 64세의 바브 스티커 씨는 60대 초반 은퇴한 뒤 남편과 함께 인생 2막을 즐길 계획이었다. 집 주차장을 음악 스튜디오로 꾸미고 새로운 삶을 삶을 살겠다고 다짐했지만 여전히 아침마다 일터로 나가야 하는 실정이다.

83세의 시어머니와 34세의 딸이 방 한 칸씩을 차지하고 함께 살기 시작하면서 생활이 오히려 팍팍해졌기 때문이다.

채용 공고를 살피는 미국 구직자들 <출처=블룸버그>

미국 경제가 호조를 이루고 있지만 생활고 때문에 은퇴하지 못하는 베이비부머들이 급증하고 있다고 16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실업률이 4% 아래로 하락, 완전 고용이 실현됐지만 직장을 구하지 못한 이른바 ‘캥거루족’ 자녀들이 늘어난 데다 인구 고령화로 인해 부모에 대한 부양 의무가 커진 탓이다.

퓨 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2014년 기준 미국 60대가 1740만명으로 전체 60대 인구 가운데 52%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2005년 45%에서 대폭 상승한 수치다.

이와 별도로 미시간대학의 조사에 따르면 부모를 모시는 60대 미국인이 1000만명으로, 1998년 이후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아울러 취업을 하지 못했거나 건강 문제로 자립하지 못한 자녀까지 부양하는 베이비부머도 날로 늘어나는 상황이다. 자녀들의 대학 학자금 대출도 이들의 은퇴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혔다.

미국의 80세 이상 고령 인구는 지난 2015년 1200만을 넘어선 뒤 해마다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또 2018년 기준 부모와 함께 거주하는 18세 이상 미국 청년은 276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 청년 인구 가운데 11.1%가 부모의 신세를 지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말 기준 3700억달러를 넘어선 학자금 대출은 자녀의 취업 여부와 무관하게 60대 부모들에게 작지 않은 부담이다.

WSJ은 상당수의 베이비부머들이 이미 1990년대 중반 은퇴 연령에 도달했고, 기업들은 이들에 대한 퇴직연금 부담을 크게 줄였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은퇴 자금을 충분히 확보한 이들은 지극히 소수에 불과하다.

일을 그만둘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자녀 학자금 대출과 집세를 감당하기 위해 ‘투잡스’를 뛰어야 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스티커 씨는 WSJ와 인터뷰에서 “꿈꾸던 은퇴 생활이 따로 있었지만 직장을 그만둘 수 없는 실정”이라며 “앞으로 건강이 나빠져 일을 할 수 없게 될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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