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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김혜수 "'국가부도의 날'은 유의미한 대화 가능한 영화죠"

기사등록 : 2018-11-20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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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소재 영화서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열연
경제 용어·영어 연습부터 경제 강의까지 들어·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1997년, 긴박했던 시절이 스크린에 펼쳐졌다. 오는 28일 개봉하는 영화 ‘국가부도의 날’은 국내 최초로 IMF(국제통화기금) 시대를 다뤘다. 국가 부도까지 남은 시간 일주일. 위기를 막으려는 사람과 위기에 베팅하는 사람, 회사와 가족을 지키려는 평범한 사람, 위기 속 서로 다른 선택을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혼란 속 위기를 막으려는 자,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한시현으로 돌아온 배우 김혜수(48)를 2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뉴스핌이 만났다. 마주한 김혜수는 “내가 출연하지 않더라도 이런 영화 한 편은 제대로 나왔으면 했다”고 말했다.

[사진=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강영호 작가]

“처음에는 국가 부도 직전 일주일을 다뤘다는 게 흥미로웠어요. 그러다 시나리오를 보고 생각이 달라졌어요. 영화를 하고 싶다 보다 앞선 생각은 ‘반드시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반드시 잘 만들어졌으면 좋겠다’였죠. 이왕이면 내가 했으면 좋겠지만, 내가 하지 않아도 꼭 그렇게 되길 바랐어요. 그런 마음이라 함부로 선택할 수도 없었죠. 그러다 결국 마음이 앞서서 선택했고 정말 잘 준비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빈말이 아니다. 김혜수는 누구보다 이 작품을 잘 해내고 싶었다. 그래서 출연을 결심한 직후부터 준비에 돌입했다. 가장 먼저 시작한 건 대사를 입에 붙이는 일이었다. 생소한 경제 용어도 많고 영어 대사도 꽤 길었다.

“전문직을 캐릭터에 가져온 적은 있어도 캐릭터 전체를 장악한 건 처음이었죠. 그렇다고 캐릭터 구축할 때 실제 인물에서 인용하진 않았어요. 대신 다른 부분을 신경 썼죠. 일테면 영어, 경제 용어를 완전히 숙지했어요. 말에 대한 부담감을 현장에서 최소화하기 위해서였죠. 영어는 번역해서 이해한 후 단어, 톤을 바꿔가며 맞춰갔어요. 제작팀에 요청해서 경제 강의도 들었고요. 말만 입에 붙는다고 되는 게 아니니까 내막을 알아야 했죠.”

이러한 노력 덕에 관객은 영화를 보는 내내 한시현이 곧 김혜수라는 착각에 빠진다. 물론 이는 한시현과 실제 대중이 아는 김혜수가 많은 부분 닮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예컨대 소신 있고 당당한 면모, 직업 정신이 투철한 모습 등이 그렇다.

“제 지인은 영화 보고 그냥 저라고 했죠(웃음). 교집합이 있긴 해요. 다만 한시현은 영화 속 인물이라 더 일관성 있고 갖춰져 있죠. 개인적으로 전 한시현을 투사로 접근하지 않았어요. 여자라서 특별하다고 생각한 것도 없고요. 어떤 부당함, 불의를 위해 싸우기보다 자기 일을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라 여겼죠. 자기 소임을 묵묵하게 하다 보니 할 말을 하게 되는 사람이라 이해했어요.”

[사진=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강영호 작가]

시대적 배경이 IMF다 보니 그 시절 김혜수의 이야기도 이어졌다. 그는 또렷하게 남아있는 그때의 기억을 떠올렸다. 

“그때 전 20대 중후반, 연기하고 있었어요. 잘 몰랐어요. 그저 가까운 사람들이 변화된 환경을 맞이하는 걸 봤죠. 망했다고 이사를 하고 유학하던 친구들이 학업을 중단하고 오기도 했어요. 그때만 해도 뉴스를 안봤죠. 기업 이름도 익숙하지 않아서 ‘어제 거기 갔는데 망했다고?’라고 말했어요. 그러다 망했다는 뉴스가 많아지면서 위기를 느끼기 시작했죠. 제 초등학교 친구는 어제 영화를 보고 울었대요. 당시 사회 초년생이었는데 너무 어려웠던 때가 생각났다고 했죠.”

그러면서도 그는 “이 영화는 단지 1997년 당시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니 보다 많은 관객이 이 영화를 보고 서로 생각을 공유하고 의견을 나눌 수 있길 바랐다. 

“영화에서 말하듯 위기는 반복돼요. 예측할 수도 있지만, 재난처럼 닥칠 때도 있고 규모가 어마어마할 때도 있죠. 그런 맥락에서 보면 이건 1997년 이야기만은 아니에요. 또 위기 속 여러 선택을 통해서도 생각할 여지가 있죠. 삶은 선택의 연속이잖아요. 단순한 선택도 있고 미래에 큰 영향을 주는 선택도 있죠. 위기를 대처하는 마음, 태도, 내 판단에 대해 생각하게 해요. 그런 유의미한 대화가 가능한 영화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봐요.” 

jjy333jj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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