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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대우, 점포 대형화 일환 '점포 절반 통폐합' vs "구조조정 신호탄" 노조 반발

기사등록 : 2018-11-21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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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대우, 복합·대형화 추세반영..통합 직후 179개서 55% 감축 계획
실적악화에 운영비도 부담..노조측 “박현주 회장의 인위적 구조조정”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미래에셋대우가 전국 영업점을 70곳 가량 줄일 방침이다.

증권사 영업점이 점차 대형화하는 추세에서 효율성 및 서비스 수준을 높이기 위한 일환으로 풀이된다. 물론 최근 실적 부진으로 고정비용을 줄여야하는 상황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노동조합 측은 박현주 회장의 구조조정 신호탄으로 판단, 노사간 내홍이 예상된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전국 영업소를 서울과 경기, 부산, 대구를 비롯한 거점지역에 복합점포 13개를 포함해 총 79개로 줄이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에 정통한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최근 고객의 온라인 이용이 늘었고 기업 입장에서 운영비 부담도 적지 않다는 점에서 미래에셋대우가 영업점 폐지, 통폐합을 과감하게 진행할 계획을 세웠다”며 “임대료 만료 기간, 인력 재배치 등으로 시차는 있겠지만 점진적으로 줄여 최소 79개까지 축소한다는 게 내부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어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41% 급감했고 당분간 호실적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위기감도 반영됐다”고 덧붙였다.

서울 을지로 미래에셋대우 사옥 모습[자료=미래에셋대우]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초 전국 영업점 164곳에서 16곳을 폐점, 통폐합해 현재 148곳을 갖고 있다. 서울 서초·역삼 WM지점은 강남센터WM으로, 울산·울산중앙WM은 울산WM으로 통합됐다. 서울 상계WM은 노원WM에, 금천WM은 디지털구로WM, 대구 범어동WM은 대구WM에 흡수됐다. 지난 2016년 미래에셋이 대우증권을 인수할 당시 전국 통합 영업점은 총 179개. 향후 79개로 줄면 전국 영업점은 합병 직후와 비교해 55% 감소하게 된다.

미래에셋대우는 전국 영업점이 경쟁사 대비 비대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국내 지점·영업소는 NH투자증권이 82개, 한국투자증권 88개, KB증권 119개, 삼성증권 68개다. 미래에셋대우의 계획처럼 80개 정도로 줄이면 대형 증권사 중 가장 적은 영업점을 보유하게 된다. 다만 복합점포와 같은 대형화로 영업력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일부지역을 제외하면 지점 상당수가 근거리로 영업 범위가 중복됐었다“며 ”최근 금융업계의 추세인 대형화, 원스톱서비스 등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래에셋대우가 추진하는 영업점 감축이 실현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노조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서다. 노조 측은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내다보고 있다.

영업점 폐점, 통폐합 과정에서 인력 상당수는 본사 또는 다른 지역의 영업점으로 재배치될 수밖에 없다. 원거리 발령과 직무변경도 근무자에겐 부담이다. 자연스럽게 퇴사자가 늘어날 것이란 게 노조측 입장이다.

한편 증권업계서 합병 이후 영업점을 절반 넘게 줄인 사례는 잘 없다. 2016년 말 KB증권은 현대증권을 인수했다. 통합 당시 영업점은 115개, 현재 119개로 2년이 지난 시점에도 비슷한 수준이다. 앞서 2014년 NH농협은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한 뒤 84개 영업점을 보유했다. 현재와 큰 차이가 없다.

미래에셋대우 노조 관계자는 “영업점의 무리한 축소는 효율성 제고를 떠나 구조조정을 위한 사전작업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며 “그동안 공식적인 희망퇴직은 없었지만 내년 합병 3년차를 맞아 박현주 회장이 본격적인 감원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번 영업점의 축소 계획을 철회시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설령 효율성 강화와 대형화를 추진한다 해도 전국 영업소 120개 이하로는 수용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leed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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