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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휴전 후 새 협상'으로 가닥 - WSJ

기사등록 : 2018-11-30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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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추가 관세 유예 대가로 중국 경제정책 대전환 요구할 듯

[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과 중국이 무역 긴장을 완화하고 시장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휴전 쪽으로 가닥을 잡으며, 미국은 내년 봄까지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를 유예하고 중국은 대대적인 경제정책 변화라는 양보안을 내놓을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간) 양국 소식통을 인용,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개최되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직후인 12월 1일 개최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최근 몇 주 간 양국 실무진이 전화통화로 이러한 내용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미 행정부 내 대중 강경파의 입김이 여전히 강하고 예측 불가능한 트럼프 변수가 작용할 수 있어 합의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덧붙였다.

◆ ‘무역 설계’로 새로 출발

양국은 무역 협상을 보다 큰 틀에서 새로 출발한다는 의미로 ‘무역 설계’라는 용어를 내세웠다. 기존에 미국이 요구했던 지식 재산권 절도, 강제 기술 이전, 산업 보조금 등 불공정 무역 관행 시정 조치뿐 아니라 사이버스파이 등 무역 외 사안들에 대해서도 논의하자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미국이 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 중국이 어디까지 받아들일지 확실치 않다. 다만 한 중국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이 관세를 보류하는 대신 중국은 미국산 농산품과 에너지 수입 제한을 철회하는 데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최근 미국이 유럽연합(EU) 및 일본과 타결한 부분적 무역협상을 전례로 삼아 새로운 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 미국은 수입차 등에 대한 추가 관세를 유예하고 농산물 시장 추가 개방 압력을 보류하는 대신 일본은 미국에서의 자동차 생산과 일자리를 늘리기로 합의했다.

◆ 가장 예측 불가능한 트럼프 변수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합의에 대해 줄곧 혼재된 신호를 보였으며, 최종 결정은 그의 스타일대로 시 주석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기 전까지는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WSJ가 예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부에노스아이레스로 향하기 전 워싱턴에서 대통령 전용기에 오르기 전 “양국은 무역합의에 매우 근접했다”고 말하면서도 “우리가 무역합의를 원하는지 모르겠다. 새로운 합의도 수용할 수 있지만, 솔직히 현재 합의 내용이 마음에 든다”고 밝혔다.

또한 무역합의가 가능하다고 재차 밝혔음에도 지난 26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는 “내년 1월 1일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10%에서 25%로 올리는 것을 보류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면서 나머지 2650억달러에 대해서도 관세를 물릴 수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멜라니아 트럼프 영부인이 29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도착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 행정부 내 강경파 vs 온건파, 누가 이길까?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부 내에서 온건파와 강경파의 압력을 동시에 받고 있다.

온건파 쪽에서는 래리 커들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추가 관세는 내년에 미국 경제를 심하게 손상시킬 것이며 무역전쟁이 계속되면 주가가 급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강경파 쪽에서는 중국의 약속만을 대가로 관세를 유예하면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역대 대통령들이 협상을 끝없이 끌어가며 확실한 결과를 내놓지 않는 중국의 함정에 빠졌던 무수한 사례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라이트하이저 대표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 등 강경파들은 중국과 합의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약해 보일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 강경파의 말에 더욱 귀를 기울이는 모습을 보였다. 이 가운데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더욱 강경한 자세로 나오며 중국의 산업정책이 미국 근로자들과 제조업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그는 “중국이 의미있는 개혁안을 내놓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당초 정상회담에서 배제됐던 것으로 알려졌던 나바로 국장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져 강경파의 기세가 더욱 등등해졌다. 나바로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대선 공약, 특히 강경한 대중 무역정책을 고수하도록 트럼프 대통령을 다잡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온건파들이 나바로 국장의 정상회담 배석을 막기 위해 애썼다는 후문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도 새삼 부각되고 있다. 그는 당초 친중파로 평가받으며 지난 2017년 마라라고 미·중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핵심 인물이다. 하지만 최근 중국에 점차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번 G20 정상회담에도 배석할 예정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 시 주석의 딜레마

무역전쟁으로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포인트 이상 깎일 수 있는 형편에 처한 시 주석은 물론 미국과의 휴전이 절실하다. 하지만 중국을 40년 내 세계 2위 경제국으로 만들어줄 경제정책 또한 사수하기를 원한다. 이러한 경제 구상을 위해서는 국유기업에 대한 보조금과 외국 기업에 대한 강제 기술 이전 등 미국이 강력히 시정을 요구하는 관행들이 꼭 필요한 상황이다.

◆ 양측 이미 후속 협상 준비

중국 관료들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합의가 도출될 것에 대비해 이미 후속 협상 준비를 시작했다. 중국측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무역 대표단이 12월 중순에 워싱턴을 방문할 예정이다.

미국에서도 커들로 위원장과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 등 온건파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을 얻어내기 위해서 중국 측이 내놓아야 할 양보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정상회담을 앞둔 양국의 논의는 새로운 무역협상 의제만을 다뤘으나, 이것으로는 부족하다는 판단에 ‘무역 설계’라는 더욱 큰 틀을 목표로 잡았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하지만 기본적인 내용은 거의 같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 29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공항에 도착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g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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