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국내 첫 금융지주였던 우리금융지주가 4년 만에 부활하며, 국내 금융권의 '5대 금융지주 시대'가 다시 열리게 됐다. 우리금융지주는 공격적인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몸집을 빠르게 키워나겠다는 계획이다.
28일 서울 중구 본점에서 진행된 우리은행 '2018년 임시주주총회'서 모두발언하는 손태승 우리은행장. [사진=김진호 기자] |
우리은행은 28일 서울 중구 본점에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손태승 우리은행장의 지주사 회장 겸임안 등 지주사 전환 관련 사항을 의결했다. 출석률은 위임장을 포함해 82%다.
주총 승인이 이뤄짐에 따라 손 행장은 오는 2020년 3월까지 지주사 대표이사 회장직을 겸직하게 됐다.
손 행장은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민영화 과정에서 금융지주로 전환된 우리은행이 4년간의 숙원을 풀고 금융당국으로부터 지주사 인가를 승인받았다"며 "우리은행의 강한 의지와 노력 그리고 주주분들의 관심에 힘입은 값진 결과"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주식 6억7600만주는 다음 달 11일 1대1일 비율로 이전된다. 이후 2월 13일 지주사 상장과 함께 우리은행의 상장폐지가 이뤄진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 7월 금융위원회에 지주사 설립 인가를 신청해 지난달 인가를 받았다.
4년 만에 부활한 우리금융지주의 성패는 지배구조 안정화와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달렸다. 손 행장이 지주 회장직을 겸직하며 출범 초기의 혼란을 줄였지만, 향후 지주 회장과 은행장을 분리해야 하는 2020년에 잡음이 나올 수 있다.
은행에만 의존하고 있는 사업구조 개편도 시급하다. 우리은행의 자산이 전체 자산의 97%에 달하는 만큼 은행 비중의 일부를 비은행 부문으로 돌리고 다양한 융복합 사업을 펼쳐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은행은 현재 부동산신탁회사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또 증권사, 자산운용사, 저축은행 등 다양한 인수 후보군을 물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손 행장은 이날 "지주사 전환이 이뤄지면 상대적으로 은행에 집중됐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방면으로 확대할 것"이라며 "이를 통한 새로운 금융서비스 창출은 물론 M&A를 통한 기업가치 극대화에도 힘쓸 것이다"고 강조했다.
9월 말 기준 우리금융의 자산규모는 376조3000억원으로 KB금융(477조7000억원), 신한금융(457조7000억원) 등과 비교해 다소 밀린다.
새롭게 출범하는 우리금융지주의 마지막 과제는 예금보험공사가 가진 잔여 지분 18%를 털어내야 하는 '완전 민영화'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우리금융지주 주자가 적정 수준에 도달할 경우 매각을 추진한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힌 바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최근 공개석상에서 우리금융지주 지배구조와 관련해 “공적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기업가치를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위성백 예금보험공사 사장 역시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이 완료된 후 검토하겠다"며 "시장 상황을 보면서 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서 결정하면 이에 따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노성태·박상용·박수만·이제경·정찬형·김준호 사외이사 선임안과, 정찬형·김준호 사외이사의 감사위원 선임안도 함께 의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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