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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고수] 최광욱 J&J운용 대표 “재무제표 보다 사업 모델 주목”

기사등록 : 2018-12-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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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방천 회장 만나 ‘투기적 투자’에서 ‘가치 투자’ 변신
1등기업·성장가치 주목하는 가치투자가
'4차 산업혁명' '중국 소비재' 투자 유망 섹터

[서울=뉴스핌] 김형락 기자 = 최광욱 J&J자산운용 대표는 1970년생 스타 펀드매니저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간판 펀드 '코리아리치투게더펀드'를 조 단위 규모로 키운 주역이기도 하다.

사업가를 꿈꾸는 평범한 상대생이던 그가 주식 투자에 눈뜬 건 회계 때문이다. 대학 시절 사업하는 데 도움이 될 거란 생각에 회계 공부를 시작했다. 그러다 접한 투자론이 인생 진로를 바꿨다. 

주식 투자에 입문했을 때 그도 방망이를 짧게 잡고 고수익을 노리는 투자자였다. 포트폴리오는 자연스레 당시 핫(Hot)한 종목들로만 채워졌다. 현대증권(현 KB증권) 대학생 주식투자 대회에 나가 입선한 경험도 있다.

어떻게 하면 주식 투자를 더 잘할 수 있을까. 대학 졸업 후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의 문을 두드렸지만 쉽게 열리지 않았다. 더욱이 1997년 취업 전선은 IMF 외환위기가 몰고온 고용 한파로 얼어붙어 있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최광욱 J&J자산운용 대표 2018.08.27 kilroy023@newspim.com

◆ 투기적 투자자에서 가치투자자로

그러던 그에게 기회가 왔다. 가치투자의 대가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이 그를 알아봤다. 1999년 그는 에셋플러스투자자문에 첫 공채로 입사한다.

최 대표는 강방천 회장과 첫 만남을 또렷이 기억했다. "입사 면접 때 강 회장님이 좋아하는 주식을 묻기에 골드뱅크, 씨티아이반도체 등 당시 시대를 풍미했던 주식을 늘어놨죠. 그런데 나중에 제가 뽑힌 이유를 알고 보니 가르치기 쉬울 것 같아서였더군요. 당시 투자했던 기업을 팔고 그 반대 성향의 기업을 사면 되기 때문이라며."

이때부터 본격적인 가치투자 행보가 시작됐다. 가치가 가격을 결정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가격이 가치에 수렴할 때까지 기다리는 투자자로 바뀐 것이다.

그는 가치투자 선구자로 불리는 벤자민 그레이엄, 워런 버핏이 쓴 책보다는 기업의 사업보고서를 자주 들여다봤다. 주식 투자는 곧 기업 투자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주식으로 성공한 위대한 투자가의 일화를 안다고 실력이 늘지 않습니다. 기업을 더 많이 알고 공부하는 게 주식 투자를 잘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최 대표는 자신을 '성장 가치'에 주목하는 가치투자가라고 정의한다. 그가 강조하는 덕목은 미래 변화를 바라보는 망원경적 시각이다. 세상은 늘 변하고 가치는 머물러 있지 않기 때문이다. 펀더멘탈(기업 기초체력), 회계적 분석 등 마이크로(미세)한 시각도 중요하지만 펀드매니저에겐 변화를 감지하는 통찰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투자 판단을 내릴 때는 확인된 가치인 회계적 정보보다는 기업의 이익 창출 근원인 사업모델을 더 중요시한다. '투자한 기업의 사업모델이 견고한가' '지금 사업모델이 변화하는 미래 기업 환경에 적합한가'를 끊임없이 질문한다. 상장 당시 회계적 정보로 가치를 설명할 수 없었던 네이버 투자는 이를 증명하는 대표 사례다.

그는 2008년 에셋플러스자산운용에서 최고투자책임자(CIO)라는 중책을 맡았다. 그가 '1등기업 투자'라는 투자 원칙을 체화한 때다. 대표 펀드인 코리아리치투게더펀드 운용도 책임졌다.

1등기업은 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기업이다. 경기가 불황에서 호황으로 돌아갈 때 시장 지배력을 확대할 경쟁력을 가진 기업이다.

지난 2016년 1월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을 떠나기 전까지 코리아리치투게더펀드는 순자산가치(NAV)가 9000억원대까지 늘었다. 연평균 수익률도 약 18%를 기록했다.

안정적 수익 비결은 분산투자였다. 1등기업에 투자한다는 원칙을 지키되 좋아하는 업종으로만 포트폴리오를 채우지 않았다. 불황인 섹터라도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1등기업이라면 포트폴리오에 일정 비중을 담았다. 포트폴리오에 모든 업종을 고르게 편입해 순환매가 도는 구간에서 펀드 성과가 하위로 처지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최광욱 J&J자산운용 대표 2018.08.27 kilroy023@newspim.com

◆ '4차 산업혁명'·'중국 소비'서 기회 발굴

그는 '1등기업'에 투자하면 불황마저 즐길 수 있다고 했다. '4차 산업혁명'과 '중국 소비재'에 속한 기업에 주목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 대표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구조적 변화 속에서 견고한 사업모델을 갖춘 기업은 차별화된 실적을 보여줄 것"이라며 "수요가 꾸준히 늘면서 완화된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기술주가 주요 투자 대상"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수출형 소비재 기업군도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의 구매력 상승과 앞으로 펼쳐질 새로운 시장 크기를 감안하면 여전히 유망한 투자섹터다.

최 대표는 지난 2016년 3월 J&J자산운용에 대표이사 겸 CIO로 합류했다. 이재현 대표와 함께 J&J자산운용을 이끌며 출범 3년 만에 연기금이 믿고 맡기는 운용사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J&J자산운용은 국내 주요 연기금 일임자산과 사모펀드를 합쳐 2조7762억원(지난 8월 23일 기준)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일임자산과 사모펀드 금액은 각각 2조6593억원, 1170억원이다.

올해는 공모운용사 전환을 준비 중이다. 최 대표는 "퇴직연금 시장에서 근로자 노후자금을 책임지는 펀드를 만들고 싶다"며 "금감원 허가 신청이 조만간 들어가면 내년 초에 공모운용사 전환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했다. 

 

■ 최광욱 J&J자산운용 대표 프로필

1970년 전남 순천 출생

한양대 경영학과 졸업

1999~2008년 에셋플러스투자자문 운용총괄팀장

2008~2016년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운용본부장, CIO

2016년~현재 J&J자산운용 대표이사, CIO

 

roc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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