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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인터뷰]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경제위기 극복 위해 신생산혁명 필요"

기사등록 : 2018-12-31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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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금융위기는 40년간 누적된 빚더미 터진 것…현재도 진행형"
"한국경제도 위기…정부정책 문제보단 대외여건에서 찾아야"
"한반도 중심 아시아~유럽 물류 잇는 성장모델로 위기 극복해야"
"위기에 강한 한민족 DNA, 한강의 기적 넘어 한반도의 기적 만들어야"

[서울=뉴스핌] 김연순 민지현 기자 =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난 10년 간 위기는 진행형입니다. 1970년대 말부터 40년 동안 전세계적인 부채(빚더미)가 터진 게 2008년 금융위기 사태이고 한국도 세계경제위기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이러한 위기는 새로운 생산혁명이 일어나기 전에는 해결이 안됩니다. 그 중심에 한반도가 있고 이 점에서 한민족 DNA를 찾는 건 매우 중요합니다."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현 지평인문사회연구소 대표)이 고대사 연구가로 변신, 한민족의 기원을 추적 정리한 책 '김석동의 한민족 DNA를 찾아서'를 발간해 화제가 되고 있다.김 전 위원장은 개각설이 나돌 때마다 어김없이 유력한 경제사령탑 후보로 거론된다. 이 때문인지 김 전 위원장의 고대사 연구, 한민족 DNA찾기는 낮설기까지 하다.

하지만 김 전 위원장이 추구하는 한민족 DNA 찾기의 끝은 한국경제의 위기와 그 해법찾기에 연결돼 있다. 그의 10년에 걸친 현장 답사와 연구작업 결과물을 단순한 역사서로만 읽힐 수 없는 이유다.

김 전 위원장은 인터뷰 대부분을 고대사 연구 배경과 한민족 DNA 추적 과정에 할애했다. 현 정부의 경제 정책이나 현안에 대해선 최대한 말을 아꼈다. 다만 그의 인터뷰 내용엔 세계경제의 현주소, 한국경제의 위기, 그리고 위기 극복을 위한 해법이 녹아 있다.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이 지난 2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KT&G 서대문타워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윤창빈 기자]

김 전 위원장은 지난 28일 서울 서대문 KT&G타워 지평인문사회연구소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지난 2008년에 시작된 글로벌경제위기는 여전히 진행형(ON-GOING CRISIS)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08년에 시작된 세계경제의 위기 원인을 '과부채 문제'에서 찾았다. "1970년대 말부터 40년 가까이 인류는 부채를 쌓으면서 역사상 가장 부유한 시기를 겪었다. 대규모 유동성을 동원해서 40년 동안 성장했는데 그 결과 가계, 기업, 정부, 금융회사 모두 빚더미에 앉았다." 과거 경제위기가 과잉 설비, 수요부족 문제였다면 2008년 이후 전개되는 글로벌 경제위기는 전혀 다른 국면으로 '과잉 유동성'에 기인한다는 얘기다.

김 전 위원장은 "초대형 유동성 공급으로 외형상 2008년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된 것으로 보이지만 세계는 잠재 리스크에 누증됐고 불안정은 오히려 확산되고 있다"고 했다. 또 "부채로 인해 생긴 경제위기를 부채로 막은 것"이라도 설명했다. 과부채 문제가 해소되기 전까지는 불안 국면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게 그가 시각이다.

김 전 위원장은 이러한 맥락에서 한국경제 역시 '위기'라고 진단했다. 대외적으로 어려운 경제 환경과 함께 대내적으로 한국 경제의 암초를 다섯 가지 정도로 꼽았다. △경제 각 부문의 과도한 부채(특히 가계부채) △반도체, 무선통신, 석유화학, 철강 등 산업 경쟁력 상실 △ 저출산·고령화 △청년 실업과 고용절벽 △경제 양극화와 갈등 등이다.

다만 그는 한국경제의 위기 원인을 소득주도성장으로 대표되는 현 정부의 경제정책보단 대외 여건에서 찾았다. 김 전 위원장은 "현 정부정책 때문에 경제가 어렵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건 마이너한 것이고 또 식상한 얘기라며 "세계 11위 경제국가가 정부정책 때문에 흔들리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세계경제가 위기면 한국경제도 위기라는 인식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글로벌 전체를 보면서 우리의 현 위치, 앞으로 닥칠 문제들을 전망하고 예측하면서 나라의 운명을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전 위원장은 한국경제의 위기, 나아가 세계경제 위기를 극복할 해법을 비교적 명확하게 제시했다. 우선 김 위원장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혁명적인 생산과정을 결합하는 새로운 성장모델이 창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북한 경제협력이 중요한 단초로 부산~러시아~유럽, 목포~중국~중앙아시아~유럽 물류를 잇는 담대한 구상으로 경제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른바 한반도 중심의 동북아시아 경제허브 도약이다.

그는 "한반도는 생산기지와 자원시장의 중심이자 물류기지로서도 중요한 기능과 역할을 할 것"이라며 "한국인의 성장 DNA와 국제협력에 의한 한반도에서의 새로운 성장동력의 창출 기회가 어루러지면 우리경제는 물론 세계경제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위원장은 책에서도 위기에 강한 한민족 DNA의 중요성을 수차례 강조했다. 그는 책 말미에 이렇게 얘기한다. "광활한 유리시아 대초원을 무대로 세계사를 써 내려왔던 기마유목민의 기개, 잠시 잠들었던 한민족의 경제 DNA를 일깨워야 할 때다. 남북 경협은 우리가 희생하며 북한을 돕는 것이 아니라 남북이 자기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서 '한강의 기적'을 뛰어넘는 '한반도의 기적', '한민족의 기적'을 만들어 나가는 데 그 진정한 길이 있다." 그가 지난 10년 동안 중앙아시아 일대에 50차례, 총 5만㎞에 달하는 현장 답사를 통해 한민족의 기원과 북방 기마민족과의 연결고리를 밝힌 이유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30여 년간 금융실명제, 외환위기, 저축은행 부도 사태 등의 경제 위기 때마다 각종 현안들을 도맡아 처리하며 대책반장, 소방수, 구원투수 등 으로 불렸던 대표적인 정통 경제관료다. 2007~2008년 재정경제부 제1차관, 2011~2013년 금융위원장을 역임했다.

 

y2ki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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