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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지점 또 줄인다…파업해도 큰 혼선 없어

기사등록 : 2019-01-10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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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600개 영업점 없애고...새해에도 30여개 진행
창구 비중 10% 밑으로…비대면 채널 의존도 상승
"은행원 없어도 은행 업무에 아무 문제가 없더라"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지난 5년간 600개 영업점을 줄인 시중은행이 올해도 연초부터 속도를 내고 있다. 모바일과 온라인 뱅킹 비중이 늘어나고, 현금자동입출금기(ATM) 같은 자동화 기기가 진화하면서 영업점 창구 기능을 대신하고 있다. 특히 최근 KB국민은행 노조가 파업을 했지만 큰 혼란이 없었던 것도 비대면 채널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은 올해 1~2월에만 30개 이상의 영업점을 통·폐합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올 들어 종로6가지점 등 11개 지점을 정리했고, 신한은행은 내달 11일까지 총 8개점, KB국민은행은 내달 25일까지 총 13개점의 문을 각각 닫는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시중은행 지점수는 3830개로 5년 전인 4430개에 비해 600개(13.5%) 줄었다.

영업점이 줄어든 대신 인터넷, 모바일 등 비대면 채널에 대한 의존도는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기준 전체 입출금·자금이체 거래에서 인터넷뱅킹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을 넘어선 52.6%를 기록했다. 조회 서비스 비중은 86.0%로 이미 대부분이 인터넷뱅킹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반면 영업정 창구에서 이 같은 업무를 보는 비중은 8.4%를 기록했다.

송금·이체 등 간단한 업무뿐 아니라 대출 신청이나 상품 가입, 자산 관리 등도 온라인을 통해서 이뤄지고 있다. 인터넷을 이용한 대출신청건수는 2016년 3분기 23만건에서 지난해 3분기 108만건으로 5배 가량 늘었다.

지난 8일 KB국민은행의 파업 여파가 제한적이었던 것도 비대면 채널의 활성화와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체 임직원의 30% 가량인 5500여명이 파업에 참여했으나, 영업 현장에선 큰 혼란이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융위원회가 파악한 결과 파업 당일 은행의 민원 접수 현황은 평소와 비슷했다. 파업으로 고객 불편이 늘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미 국민은행 전체 거래에서 온라인 채널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86%를 기록했다. 오프라인 비대면 채널인 ATM을 포함하면 비대면 거래 비중은 이보다 높을 것으로 보인다. 적금 판매에서도 온라인 채널 비중은 59%를 차지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과거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합병으로 파업을 할 때만 해도 대출이나 외환 업무를 보지 못해 다른 은행으로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대부분 비대면으로 가능한 일"이라며 "은행원이 없어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니 오히려 씁쓸하더라"고 말했다. 

은행들이 저마다 '디지털 혁신'에 사활을 걸면서 창구 이용 감소는 이어질 전망이다. 시중은행은 자체 디지털 채널뿐 아니라 고객들이 모여있는 외부 플랫폼과 제휴하며 디지털 영업 공간을 넓히고 있다. 기존 오프라인 지점은 효율화가 한창이다. 카페, 편의점 등 복합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는 특화점포나, 거점 지점을 중심으로 소규모 지점들을 묶어 관리하는 '허브스앤스포크(Hub & Spoke)' 전략을 확대하는 추세다. 

손준범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은행의 수익성 개선을 고려하면 점포 대신 디지털 채널에 대한 투자를 늘릴 수밖에 없다"며 "대신 영업점 운영 전략을 다변화시키거나, 기능을 재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yrcho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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