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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중국회사 맞아? 세계가 깜놀 스마트 레스토랑 하이디라오 <이기창 칼럼>

기사등록 : 2019-01-18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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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생이나 관광객의 입소문에 이어 강남역 매장 론칭을 통해 이미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중국 유명 훠궈 프랜차이즈 하이디라오(海底撈)가 3년이 넘는 오랜 준비 기간 끝에 마침내 지난 10월 베이징 월드시티(World City)에 첨단 자동화 시스템을 갖춘 하이디라오 스마트 레스토랑(智慧餐廳, 지혜식당) 1호점을 오픈했다.

뛰어난 서비스 정신, 압도적인 직원복지 등의 이유로 최근 하이디라오를 다룬 기사가 끊이지 않았기에 “또 하이디라오냐?”라고 식상해 하실 분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미 중국에서는 더 이상 새로울 것 없이 보편화된 아이패드 메뉴판을 이용한 자동 주문시스템으로 스마트 시늉을 내는 것을 넘어, 본격적으로 로봇을 활용한 스마트 키친(주방) 운영을 도입한 사례라는 점에서 다시 한번 하이디라오의 끝없는 도전을 살펴 보고자 한다.

하이디라오 [사진=바이두]

한화 243억 원 상당(인민폐 1.5억 위안)이 투입된 600평대의 이 레스토랑은 10대의 서빙 및 수거 로봇 외에도 18대의 식자재 입출/반출 로봇, 육절 로봇(고기 써는 로봇), 설거지 로봇 등을 보유하고 있다. 재료 손질부터 요리, 서빙까지 모두 로봇이 대신하겠다는 의미다. 뿐만 아니라 손님에게 제공되는 모든 접시 하단부에 RFID(무선인식 시스템) 태그를 부착하여 고객에게 어떤 음식이 언제 전달되었는지를 트레킹할 수 있도록 하고, 실시간으로 주방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위생 문제 개선과 식품안전을 강화했다. 그밖에도 다양한 측면에서 최신 IT 기술을 접목시킨 하이디라오의 주요 특징을 한번 알아 보자.

대기실 입구의 게임/오락 공간 [사진=바이두]

◆ 대기실

하이디라오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바로 엄청난 대기인파(Waiting)! 주말은 물론이고, 평일 점심 시간도 예외는 아니다.  예약을 하고 가더라도, 절대 고객수가 많기 때문에 바로 들어가서 식사하려면 운이 좋아야 가능한 일이다. 대기 손님의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해 하이디라오는 매장 입구 대기실 한쪽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자체 개발한 게임을 실행하고 있다. 누구나 본인 휴대폰을 이용해 하이디라오 APP를 설치하고 스크린의 QR 코드를 찍으면 다른 손님들과의 대결 등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고, 이러한 게임을 통해 상품권이나 인기 메뉴 무료 증정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스크린 하단에 주방 내부 CCTV를 공개해 누구라도 조리 과정을 모니터링할 수 있게 했으며, 이를 통해 조리 과정에 대한 고객들의 신뢰를 높일 수 있게 되었다. 

◆ 실내 인테리어

레스토랑 내부로 들어서면 360도 입체 스크린을 이용해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등 6가지 테마의 배경 영상을 통해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하고, 고객의 요청에 따라 프러포즈, 자녀성장, 회사 보고 영상 등도 맞춤형으로 상영할 수 있다.

프라이빗룸 안에서는 벽에 설치된 터치스크린을 개인 컴퓨터와 연결하여 간단한 회의도 진행할 수 있다.

레스토랑 내부 전경 [사진=바이두]
레스토랑 내부 전경 [사진=바이두]

◆ 주문

하이디라오에서는 아이패드 메뉴판을 이용해 음식 주문을 하며, 주문 시 개인 기호에 따라 훠궈 소스의 ‘매운맛, 마라맛, 짠맛’ 등의 정도를 조절할 수 있다. 주문 후 소스 배합 자동화 시스템을 이용해 손님 취향에 맞춰 0.5g 단위로 정교하게 맞춤 소스를 제조해 상에 내어 놓는다.

소스 배합 자동화 기기 [사진=바이두]

◆ 음식 준비

이미 언급했듯이 스마트 레스토랑의 가장 큰 특징은 ‘주방’으로, 18대 스마트 로봇이 재료 입고부터 음식 준비 및 제공, 설거지까지 일련의 과정을 자동으로 처리한다.

또한 그동안 논란이 된 위생 문제의 개선과 식품안전 강화를 위해, 손님에게 제공되는 모든 음식 쟁반 하단부에 RFID(무선인식 시스템) 태그를 부착해 48시간이 지난 음식은 자동 폐기하도록 하였다.

주문이 들어오면 0~4℃의 적정 온도가 유지되는 밀폐된 식자재 보관실에서 로봇이 RFID 태그를 인식해 훠궈 재료를 컨베이어 벨트에 올리고, 종업원이 문제가 없는지 확인 후 비닐랩을 제거해 서빙 로봇위에 올린 뒤 테이블 번호를 입력한다.

식자재 보관실 내 식자재 관리 및 반출 로봇 [사진=바이두]
식자재 보관실 내 식자재 관리 및 반출 로봇 [사진=바이두]

◆ 음식 서빙 및 수거

서빙 로봇에는 높이 120cm, 너비 50cm로 3층의 쟁반 수납칸이 구비되어 있으며, 레스토랑 상단부에 설치된 센서에 따라 지정된 좌석으로 음식을 배달한다. 서빙 로봇 스스로 장애물을 감지해 길을 우회하며, 해결되지 않으면 “비켜주세요. 그렇지 않으면 일자리를 잃습니다” 등의 센스있는 멘트를 덧붙이기도 한다.

주문 후 3분 내에 소스, 육류, 채소 등의 훠궈 재료가 상에 올라오는 등 서비스가 신속하게 이루어 질 뿐 아니라 재료의 신선도 관리도 우수해 현재까지 고객의 만족도는 비교적 높은 편이다. 그러나 93개의 테이블 수 대비 서빙 로봇 수가 6대에 불과하고 아무래도 스마트 시스템 운영 초반이다 보니, 아직은 사람의 손길이 필요한 틈새가 여기저기 눈에 띈다. 완전한 무인 자동화를 위해서 아직은 추가적인 투자 및 기술의 지속적인 향상이 필요해 보인다.

서빙 로봇 [사진=바이두]

◆ HMR 시장 진격 앞으로!

개인적으로 하이디라오의 도전 중 가장 두렵게 느껴지는 것은 하이디라오의 감동 서비스, 복리 후생, 혹은 최신 IT와의 접목이 아니다. 이보다 더 대단한 것은 식당에서만 접할 수 있었던 하이디라오 훠궈가 점진적으로 가정의 식탁으로까지 파고들고 있다는 것이다.

하이디라오 훠궈 소스를 생산해 공급하는 하이디라오 그룹 산하 이하이 인터내셔널 홀딩스(頤海國際)는 집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소포장 훠궈 소스’를 시판하였을 뿐 아니라 최근에는 발열팩이 들어있어 전자레인지 등의 별도 조리기구를 사용하지 않고도 구매 후 바로 식사가 가능한 ‘즉석 훠궈’를 출시해 온오프라인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즉석 훠궈는 발열팩과 상온의 물을 이용해 안에 포장된 채소, 고기, 면, 소스를 간단하게 데워 먹을 수 있는 제품으로, 알리바바 그룹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중국판 블랙 프라이데이인 ‘’11.11” 행사 당일 170만 개의 즉석 훠궈 제품이 판매되어, ‘혼밥’, ‘간편식’ 등의 소비 트렌드를 타고 가정간편식(HMR, Home Meal Replacement) 시장의 히트 상품으로 떠올랐다.

하이디라오에서 2017년 5월 자체 출시한 ‘하이디라오 즉석 훠궈’ 역시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강력한 판매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소포장 훠궈 소스 [사진=Tmall 하이디라오 플래그십 스토어]
하이디라오 즉석 훠궈 [사진=Tmall 하이디라오 플래그십 스토어]

◆ 다음 행보는?

1994년 쓰촨성(四川省) 젠양시(簡陽市)에서 테이블 4개 규모로 시작한 하이디라오는 2017년 기준 연 매출 1.7조 원, 시가 총액 13조 원(홍콩상장,  2018년 12월 기준9.9억 홍콩달러) 규모의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로 성장했다. 이제는 경쟁이 치열한 중국 외식 산업계의 레드오션에서도 파이가 가장 큰 훠궈 분야의 명실상부한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파격적인 직원 복지와 직원 권한 강화, 감동을 주는 대고객 서비스 등으로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Case Study로 소개되기도 한 하이디라오. 이제 중국의 강력한 최신 IT 기술을 접목하여 변화하는 소비문화와 시장 환경에 맞춰 끝없이 성장하고 있다.

혁신적인 로봇 활용을 통한 무인시스템을 과감히 도입하고 중국의 막강한 AI와 Big Data 역량을 접목하여 요식업의 진정한 스마트화를 추구하는 동시에, 가정간편식(HMR) 시장까지 손을 뻗어가고 있는 하이디라오의 다음 행보는 어디가 될 지 궁금하다.

중국 대륙을 넘어서서 본격적으로 중국 본토의 음식으로 외국인들의 식탁까지 사로잡아 가는 하이디라오. 이 기사를 작성하는 이 순간에도 한때 반짝 인기를 끌던 한식 부페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속속 폐업에 직면했다는 기사가 떠오르고 한국의 요식업 프랜차이즈 산업 자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현실에 마음 한쪽이 씁쓸해진다.

<베이징= 이기창 네모파트너즈 대표>

 

이기창 네모 파트너즈 차이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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