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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반도체 불황? 남 얘기"...하나머티리얼즈 백석공장을 가다

기사등록 : 2019-01-23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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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Q 기준 매출 56.6%, 영업익 69.8%↑
반도체 들어가는 실리콘 부품(Si) 수주 증가가 실적 견인
실리콘 카바이드(SIC)·특수가스 등 신규사업도 박차
아산공장 준공해 수요 급증 선제적 대응..."성장엔진 장착"

[천안=뉴스핌] 김민경 기자 = 하나머티리얼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사업장의 반도체 소자(부품)를 100% 공급하고 있다. 불황으로 지난해 실적이 꺾인 여타 반도체 회사들과 달리 하나머티리얼즈의 실적은 '고공행진' 중이다. 가장 큰 경쟁력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소재부터 가공까지 원스톱 생산체제로 이를 통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했다. 지난 22일 찾아간 하나머티리얼즈 백석 공장은 고객사에 공급할 제품을 생산하느라 분주했다.

백석 공장에선 Si라고 부르는 반도체 식각(Etching)용 실리콘 부품을 주로 생산한다. 이 실리콘 부품의 원재료는 '잉곳'인데, 구경(口徑)을 얼마나 키울 수 있느냐가 기술력의 핵심이다. 공장은 크게 소재동과 형상동으로 나뉘어 있다. 소재동에서는 폴리실리콘을 녹여 거대한 잉곳을 생산하고, 형상동에서는 이를 자르고 가공해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부품의 형상을 만드는 식이다.

소재동에 들어서자 마치 미사일처럼 생긴 실리콘 잉곳들이 눈에 들어온다.

"각각 330mm, 380mm, 450mm 구경의 잉곳입니다. 외구경을 얼마나 크게 만들 수 있느냐가 핵심 경쟁력이죠. 지난 2011년 세계 최초로 520mm 잉곳 양산에 성공하는 등 대구경 잉곳 그로잉 기술은 우리가 국내 최고라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잉곳 제품을 설명하는 최왕기 전무

IR을 진행하는 최왕기 전무의 안내에 따라 눈을 돌리자 하부에 카메라 시스템이 부착된 커다란 기계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Si 제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케파 확보 목적으로 지난 11월 도입한 따끈따끈한 신규 생산라인이다.

이 곳에서는 자동화 기계로 미리 설정해놓은 레시피에 따라 잉곳이 만들어진다.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직원들도 붙어서 결정 생성 과정을 지속적으로 더블 체크한다. 온도가 1420도까지 올라가는 기계 내부에서는 폴리실리콘이 녹으면서 약 4일에 걸쳐 거대한 잉곳의 형상을 완성해간다. 백석 공장의 잉곳 생산 기계는 현재 6대로 추후 4대를 더 충원해 10대를 가동할 계획이다. 풀가동시 단순 계산으로 연간 약 913개의 잉곳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이렇게 생산된 잉곳들은 형상동으로 옮겨져 각각 치수에 맞게 재단된다. 형상동으로 들어서자 수백대의 형상가공기들이 빼곡히 들어차있는 광경이 펼쳐졌다. 커다란 잉곳들을 치수에 맞춰 반도체 부품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가공하는 과정이다.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반도체 공정도 점점 미세화, 적층화 되는 추세로 형상 가공도 예전보다 다양하게 이뤄진다"고 최 전무는 덧붙였다.

이 곳 형상동에는 클린룸까지 갖춰져 있다. 소재 생산부터 맞춤 형상 가공, 세정까지 백석 공장에서 모두 이뤄지는 일관생산체제다. 대부분 Si 제조사들이 대구경 잉곳을 외부에서 들여와 가공 공정만 진행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원가경쟁력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셈이다.

형상동에 빼곡히 들어선 형상가공기들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우려하는 부분은 반도체 불황이다. 하지만 삼성전자 실적이 내려앉은 지난해 2~3분기 하나머티리얼즈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9.8% 오히려 증가했다. 이에 대해 오경석 대표는 "실리콘 부품들은 소모품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반도체 공정에서 미세가공이 늘어나면서 부품 교환 주기도 짧아졌다. 통상적으로 200~300시간 정도 된다. 열흘 정도 가동하고 교체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실리콘 소재의 수명이 짧다는 점을 감안, 백석 공장의 R&D센터에서는 15명의 인력들이 잘 소모되지 않는 소재에 대한 연구를 해오고 있다.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SIC(실리콘 카바이드). 실리콘 소모가 특히 큰 부품들을 중심으로 강도 높은 SIC 소재로 전환, 생산하겠다는 목표다. 하나머티리얼즈는 현재 SIC에 대한 연구개발을 마치고 고객사들에게 샘플을 공급중이다.

오 대표는 "SIC는 부품에 따라 다르지만 기존 Si 대비 몇 배에서 최대 30% 가량 수명이 길다. 물론 가격 역시 높은 편"이라며 "고객사 납품은 상반기부터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 본격적인 SIC 매출이 올라오는 시점은 올해 하반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체 생산한 잉곳을 가공해 만든 링(반도체 부품)을 설명하는 오경석 대표

하나머티리얼즈는 같은 날 아산 공장 준공식도 개최했다. SIC를 중점 생산하고 Si 케파를 두 배까지 확대할 '전초기지'다. 오 대표는 "수요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케파를 확보하는 등 지속성장을 위한 강력한 성장 엔진을 장착한 것"이라며 "전방시장 성장의 수혜를 받는 국내 Si 1위 기업으로서 주문 물량 증가 대응과 신규 고객사 발굴 등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cherishming1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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