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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분양 택한 아파트 속속 등장.."분양가 통제부터 피하자"

기사등록 : 2019-02-03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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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분양가 규제로 주변 시세보다 낮게 책정..조합, 후분양 실시
후분양 서울 자양동 테라팰리스 건대 2차 청약결과 17.95대 1 기록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후분양을 선택한 재건축 아파트 단지들이 늘고 있다. 선분양 시 정부의 분양가 통제를 피하기 위해서다.

후분양을 검토 중인 단지들이 여전히 많아 향후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3차·경남아파트'가 조합원분을 제외한 일반분양 물량을 후분양 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선분양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규제에 막혀 주변 시세 보다 낮게 분양가가 책정되기 때문이다. HUG는 국토교통부 방침에 따라 선분양 단지에 분양보증을 제공하면서 서울을 포함한 고분양가 관리지역에서 분양가를 일정 수준 이상 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HUG의 분양가 통제 기준은 최근 1년 이내 분양 단지의 공급가 110% 이하다.

하지만 전체 공정률의 80% 시공을 한 뒤 분양에 나서면 분양보증을 받을 필요가 없다. 이 때는 입주자모집(청약) 승인권자인 지방자치단체와 협의를 하면 된다. 분양보증 승인을 무기로 하는 주택도시보증공사의 통제를 받을 필요가 없는 것. 이같은 후분양제 도입은 서울 강남권을 시작으로 서울·수도권의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에선 보편화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포문은 경기 과천주공1단지가 열었다. 이 단지는 앞서 지난달 28일 과천주공 1단지 재건축 조합도 조합원 총회를 거쳐 후분양 방식을 채택하기로 했다. 과천주공 1단지는 지하 3층·지상 28층 32개동 총 1571가구가 들어선다. 시공사는 대우건설이다. 일반 분양은 약 504가구다. 과천 1단지가 후분양 방식을 채택한 건 이유 역시 HUG의 분양가 통제를 피하기 위해서다.

뒤는 신반포3차·경남 재건축 조합이 이을 전망이다. 이 단지는 재건축을 통해 1571가구 중 509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지난해 11월 말 이주를 100% 마친 뒤 이미 철거에 들어갔다. 오는 9월경 착공할 예정이다.

골조공사가 한창인 수도권의 한 아파트 현장 [사진=뉴스핌 DB]

이밖에 후분양 채택을 검토하고 있는 재건축 아파트 단지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현재 서초구 방배13구역,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신반포4지구 재건축 단지들이 후분양제를 검토중이다.

앞서 서울 자양동 테라팰리스 건대2차도 후분양으로 공급됐다. 수요자들의 관심은 컸다. 분양 추첨 결과 평균 17.9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 45㎡형에선 최고 경쟁률은 77대 1을 기록했다.

선분양시 견본주택을 보고 수요자들이 집을 골랐다면 후분양은 실제 지어진 집을 방문해 세심한 부분까지 체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정부도 후분양을 독려하기 위해 팔을 걷어 부쳤다. 국토부는 지난해 11월 민간 후분양 활성화를 위해서 건축공정률 60% 이상 아파트에 대해 주택도시기금의 융자나 금리우대 혜택을 지원해주기로 했다. 경기도는 일찌감치 공공택지 민간건설 아파트에도 후분양제 도입을 검토하기로 했다.

다만 업계 안팎에선 후분양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여전하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후분양으로 착공 2~3년 후 분양가가 오히려 올라갈수 있다"며 "수요자 역시 집이 지어진 뒤 분양하기 때문에 계약과 납입 사이 기간이 짧아 한번에 목돈을 지출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HUG가 분양가를 통제하기 때문에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실시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 만약 후분양이 일반화되고 분양가가 통제되지 않으면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할 수 있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 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이후 강하게 걸고 있는 주택시장 규제 드라이브에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빠진 이유는 HUG로 인해 사실상 상한제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며 "재정비사업에서 HUG 보증승인을 피하기 위해 후분양을 하는 것이 보편화되면 결국 정부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도입하게 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az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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