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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낙송 사법연수원장 퇴임…“법원, 살 에이는 고통” 

기사등록 : 2019-02-13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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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원장, 13일 사법연수원서 퇴임식…31년 법관생활 마무리
“사법권 독립, '풍전등화'…법원 새로운 각오 필요”

[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성낙송(61․사법연수원 14기) 사법연수원장이 최근 ‘사법농단’ 사태와 관련해 “생살이 에이는 듯한 고통을 느낀다”는 마지막 소감을 남기고 31년의 법관 생활을 마무리했다.

법원 로고 /이형석 기자 leehs@

성 원장은 13일 오전 경기도 고양 사법연수원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현재 법원은 사법 사상 초유의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사법부 구성원 모두 주권자인 국민을 생각하며 법원의 발전을 위해 달려왔지만 지난 시절 우리의 잘못이 없는지 돌아보는 과정에서 진의를 의심받으며 생살이 에이는 듯한 고통을 느끼고 있다”며 “분쟁과 갈등을 해결하고 치유와 회복의 메시지가 담긴 재판마저 진영 논리에 의해 비난과 공격, 심지어는 수사와 탄핵의 대상으로 거론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찌하여, 왜, 이 지경에 이르게 되었는지 묻고 싶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성 원장은 “사법권 독립이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해 있다”며 “법원 가족 전부의 화합과 새로운 각오,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법원을 누구보다도 사랑했다. 재판은 삶의 전부였고 평생 법관은 운명이었다”며 “처음 임관할 당시 사명감과 열정은 차고 넘쳤으나 인간의 기본적 가치와 삶의 고뇌에 대한 성찰과 혜안은 턱없이 부족했다”는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이어 “존경하는 선배 법관님들과 사랑하는 후배들이 아픔을 겪는 작금의 상황에서 나만 홀로 빗겨 서서 안일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가 자문하게 됐다”고도 했다.

성 원장은 마지막으로 정호승 시인의 ‘폭풍’을 인용하면서 “‘폭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잃은 옳지 않다’는 시인의 읊조림대로 스스로 폭풍이 되어 폭풍 속을 나는 한 마리 새가 되어 보려 한다”고 말했다.

한편 성 원장은 지난 1988년 서울형사지법 판사로 임관,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연구심의관,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서울중앙지법 형사․민사수석부장판사, 수원지법원장,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 등을 지내고 지난달 사의를 표명했다.

brlee1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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