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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크게 될 놈' 김해숙 "'엄마'도 하나의 장르죠"

기사등록 :2019-04-16 08:55

아들 위해 글 배우는 엄마 연기…모친 생각에 출연
모성애 연기 매너리즘 빠져…'해바라기' 통해 극복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 현실적인 장면에 매력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한없이 강했다가 또 한없이 약해진다. 세상 무서울 것 하나 없다가도 세상 모든 게 무섭다. 자식 앞에서 부모는, 엄마는 그렇다고 했다. 배우 김해숙(64)이 또 한 번 가슴 절절한 모성애로 관객을 울린다.

김해숙이 신작 ‘크게 될 놈’으로 극장가를 찾는다. 오는 18일 개봉하는 이 영화는 헛된 기대만 품고 살아온 끝에 사형수가 된 아들과 그를 살리기 위해 생애 처음 글을 배우는 까막눈 어머니의 이야기를 담았다. 극중 김해숙은 사형수 아들을 둔 엄마 순옥을 열연했다. 

“언제나처럼 긴장이 많이 돼요. 새 영화는 자식 같은 느낌이죠. 개인적으로는 우리 영화로 부모님을 돌아봤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바쁘게 산다고 잊고 지낸, 항상 곁에 있다고 생각하고 신경 쓰지 않았던 부모님을 조금이라도 더 챙겨드렸으면 하죠. 한편으로는 힐링 받길 원하고요. 다들 힘들게 살아가고 있잖아요. 그럴 때 뒤에는 항상 사랑해주는 부모님이 있다는 걸 생각하고 힘을 내셨으면 하죠.”

가까이 있어 소중함을 잊고 지냈던 존재, 부모님. 김해숙이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해숙은 시나리오를 읽는 내내 5년 전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떠올렸다. 그는 “‘크게 될 놈’은 어머니에 대한 제 속죄 같은 작품”이라고 털어놨다.  

“특히 마지막 순옥의 편지에 ‘바람이 돼서라도 항상 네 옆에 있겠다’는 말이 어머니가 제게 하는 말 같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유난히 많이 울었죠. 또 어머니의 사랑으로 자식이 좋은 사람이 돼서 그 사랑을 베푸는 걸 보고 우리 어머니가 살아계셨어도 저렇게 해줬을 거란 생각을 했어요. 마음이 많이 아프면서 ‘살아계실 때 조금 더 잘해드릴걸’이란 후회를 했죠. 그래서인지 다른 작품보다 조금 남달라요.”

김해숙의 모친을 떠올리게 한 순옥에 대한 설명을 곁들이자면 이렇다. 남편과 사별한 후 홀로 식당을 운영하며 기강(손호준), 기순(남보라) 남매를 키운다. 빠듯한 살림에도 바람 잘 날 없는 아들의 사고를 묵묵히 수습하며 오직 자식들을 바라보며 모진 세월을 견딘다.

“순옥은 누구보다 강한 엄마죠.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지만, 아들을 위해 모든 것을 해요. 어떻게 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전형적인 어머니죠. 그렇다고 연기하면서 특별한 지점을 달리하려고는 하지 않았어요. 전작들과 비슷하지 않으려고 노력은 하지만, 그 해답이 ‘어떻게’는 아니죠. 인물을 분석하다 보면 각자 처한 상황과 환경이 다르고 그거 자체가 하나의 표현 방법이라 생각해요.”

모두가 알겠지만, 김해숙은 베테랑 ‘엄마’ 전문 배우다. 그간 수많은 엄마를 살아오며 그들의 인생을 대변했고, ‘국민 엄마’란 영광스러운 수식어도 얻었다. 하지만 정작 김해숙은 매너리즘에 빠진 시간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거기서 벗어날 수 있었던 건 영화 ‘해바라기’(2006)를 만난 후다. ‘해바라기’에서 김해숙은 아들을 죽인 살인자를 아들로 품는 엄마 덕자를 연기했다. 

“배우로 할 수 있는 게 엄마로 한정되니까 답답하고 갈증도 생겼죠. 전작과 비교되는 게 점점 두려워져서 노력도 많이 해야 했고요. 보이지 않는 길을 가는 느낌이었달까요? 그러다가 ‘해바라기’를 찍으면서 생각이 바뀐 거죠. 앞서 말한 세상에 모정은 하나지만, 수많은 엄마, 각기 다른 사연이 있다는 걸 알았어요. 내 생각이 짧고 건방졌다는 걸 깨달았죠. 그러면서 ‘엄마’도 하나의 장르라고 생각했고 배우로서 수많은 엄마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 세상의 모든 엄마를 표현해보고 싶어요.”

김해숙은 현재 순옥 외에도 또 다른 엄마로 시청자를 만나고 있다. KBS 2TV 주말드라마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세젤예) 선자를 통해서다. 순옥이 엄마, 모성애에 대한 상징성을 품고 있다면, 선자는 보다 현실적인 엄마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저 역시 딸을 겪었고 지금 엄마를 겪고 있는데 사실적인 게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세젤예’는 첫 회 대본부터 엄마랑 딸이 치고받고 싸우는데 너무 현실감 있었죠(웃음). 게다가 실제로 제가 딸이 둘 있어요. 그동안은 아들들과 많이 했는데 이번에는 세 딸과의 이야기라 마치 제 모습을 보는 듯했죠. 선자는 지금의 나, 미선(유선)은 과거의 저 같았어요. 그래서 더 재밌게 찍고 있어요.”

‘세젤예’ 이후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우선 드라마 촬영에 집중한 후 차기작을 살펴볼 계획이다. 다만 바람이 있다면, 우리네 삶을 돌아보는 인생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노인 인구가 많아지니까 노인에 관한 드라마, 영화가 많이 나와서 젊은 친구들이 그들을 이해할 기회가 있었으면 하죠. 또 제가 60대가 되니까 인생을 돌아보는 작품에 관심이 가요. 태어나면 떠나야 하고 젊으면 늙어야 하는 게 인생이니까 그런 이야기가 나오면 어떨까 하죠. 체력 관리요? 전 오히려 일할 때 건강해요. 새 캐릭터를 만나고 준비하고 촬영하는 과정이 너무 좋죠. 일하면서 가장 행복할 수 있다는 거 자체가 선택받은 거고 너무 감사해요. 저는 천생 배우인가 봐요(웃음).”

 

jjy333jjy@newspim.com [사진=준앤아이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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