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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롯데제이티비 박재영 대표 "크루즈 여행은 삶의 쉼표"

기사등록 : 2019-04-22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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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타사와 손잡고 16일부터 5박6일간 첫 전세 운용
모객 1200명·매출 21억원 예상…내년 2항차 예상
K팝 등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로 연령층 확대·외국인 유치 주력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롯데제이티비(JTB)가 크루즈 전세시장에 성공적인 데뷔를 알렸다. 지난해 10월 코스타사와 계약 조인식을 체결한 롯데제이티비는 지난 16일 첫 전세 운용을 시작했다.  

이번 전세선은 코스타사의 최대 1800명이 탑승할 수 있는 5만7000t급의 중소형 크루즈 선박 ‘네오로맨디카’ 호로 진행됐다. 5박 6일간 부산항을 출발해 일본의 마이즈루, 가나자와 그리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블라디보스톡)를 거친 후 속초에서 마감되는 여정이었다. 

[블라디보스토크(러시아)=뉴스핌] 장주연 기자 = 롯데제이티비 박재영 대표가 크루즈 네오로맨디카 선내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04.20 jjy333jjy@newspim.com 

롯데제이티비 박재영 대표는 20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네오로맨디카에 승선해 국내 취재진을 만났다. 박 대표는 “오는 26일 국내 크루즈항이 정식 개장된다. 이런 분위기에 발맞춰 일찍이 확대되는 크루즈 시장에 관심이 있었고 코스타와 함께 이번 첫 전세선을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크루즈는 경제적 효과가 큰 부가가치 사업”이라며 “연령층 확대와 외국인 유치를 위해 다양한 콘텐츠 준비, 노선 확대 등 차별화된 전략과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크루즈 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휴먼 터치’가 중요하다고 강조한 박 대표는 “이번 경험을 발판으로 2020년에는 국내 넘버원으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다음은 박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 크루즈 산업에 진출한 이유가 궁금하다.

▲최근 패키지 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뿐만 아니라 직접 판매하는 다른 여행사, 간접 판매하는 대리점 등을 망라해서 모두가 상당히 어렵다. 특히 최근 여행 수요가 늘어난 젊은층들의 자유여행 트렌드가 한국에서 급속도로 진전되고 있다. 그러면서 종합여행사에 진행하는 상품의 수요가 떨어지고 저가 상품으로 가격경쟁을 해야 하는 등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크루즈 산업은 아직 블루오션이다. 한국의 노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가족단위 여행이 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 첫 크루즈 전세선의 매출과 만족도는 어느 정도인가.

▲모객 1400명이 목표였다. 전체적인 매출은 25억원 정도를 예상했다. 우려했던 것보다는 성과가 좋다. 1200명 이상에 판매했고 매출은 21억원 정도다. 목표했던 것보다는 미진하지만, 첫 전세선이고 나름대로 많은 걸 배웠다. 내년도 준비하는 과정에서 큰 경험도 될 듯하다. 4.5 만점이라면 4.0점 정도 보고 있다. 물론 앞으로 준비를 많이 해야 할 거다.

- 내년 계획은 어떤가.

▲내년에 2항차를 예상하고 있다. 올해는 모든 것을 결정하고 안내하는 기간이 짧았다. 그래서 이번 크루즈가 끝나는 대로 바로 준비해 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지금으로서는 내년 5월 초에서 중순으로 예상하고 있다.

- 내년에도 코스타사와 MOU를 체결할 계획인가. 이번에 코스타사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더 큰 배로 진행할 지, 배는 작아도 시설 등이 력서리하고 새로운 배를 이용할 것이지 고민이 많았다. 그러다 새로운 시설을 갖춘 코스타와 계약을 진행했다. 오늘 한 시간 반 정도 배를 돌았는데 이탈리아 분위기로 아기자기한 부분이 많다. 직접 만난 고객들에게 물어보니 처음에는 배가 작아 우려했지만, 막상 타니 만족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우선 내일(21일) 도착해 (설문지를 통해)고객 의견을 듣고 그걸 반영해 내년 크루즈를 결정하겠다.

다만 배가 커지면 또 다른 우려가 생긴다. 가장 큰 걱정은 기항지에서 원활한 투어가 어렵다는 점이다. 타고 내리는 데 상당한 시간을 소비하게 될 거다. 그런 부분을 고려했을 때 내년에도 코스타와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대표로서 생각한다. 100% 결정된 사항은 아니다.

- 기항지 투어에 전반적으로 아쉬움이 남는다. 앞으로 기항지 투어와 선내 투어 어디에 집중할 계획인가.

▲블라디보스토크 같은 경우 날씨도 좋았고 만족할 만한 플레이스인데도 시간이 부족했다. 내년에는 기항지나 크루즈 내에서 이용할 더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할 거다. 크루즈가 일반 비행 혹은 버스, 철도 이용 상품과 다른 건 그 나라에 도착해서가 아니라 배에 들어서면서부터 여행이 시작된다는 거다. 때문에 저희는 배 안에서 여러 가지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예컨대 최근 K팝의 인기가 뜨겁다. 롯데면세점 모델 BTS(방탄소년단)가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고 회사에서도 일본 고객을 모셔 K팝 관련 행사를 많이 한다. 앞으로는 크루즈에서도 팬들과 함께하는 K팝 행사를 해 즐거움을 드리고 싶다. 기항 상품도 관광뿐 아니라 현지 맛집 투어, 골프 투어, 쇼핑 투어 등 많은 분이 만족할 다양한 상품을 준비할 예정이다. 추가가 필요한 경우 2항차가 아닌 3항차, 4항차까지 가겠다.

- 국내 크루즈 여행의 주 고객은 60~70대다. 젊은 관광객 유치를 위한 계획이 있나.  

▲현재 한국 시장의 크루즈 이용객은 5만명 정도다. 크라임 크루즈까지 포함해서 그렇다. 크루즈 시장이 10만명 정도 돼야 크루즈 회사에서도 적극적으로 투자, 마케팅을 한다. 지금 연간 3000만명이 해외로 나간다. 국가적 여행 수요에 비해 크루즈는 걸음마 수준이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더 성장 가능성이 있다. 

한국 시장에서 크루즈가 10만, 20만, 30만명 시장이 되려면 노년층의 전유물이 아니라 젊은 친구들이 마니아가 될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 이건 근로기준법으로 자유 시간이 많아져 개선될 거라 본다. 한두 달 짜리가 아닌 5박6일 상품을 만드는 것도 젊은 고객이 좋아할 거다. 또 언급했듯 젊은 층들이 좋아하는 아이돌과 배 안에서 같이 생활할 수 있고 팬미팅을 할 수 있는 등 콘텐츠를 다양하게 꾸미면 그들도 선호하지 않을까 한다.

- 앞서 말한 것처럼 최근 여행 트렌드는 자유여행이다. 여기서 크루즈 산업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사실 한국의 자유 여행화는 예견된 일이다. 전체적으로 온라인 쪽이 급속하게 성장하면서 시장 내에서 글로벌한 온라인 여행사가 아니라 단품 여행사가 많이 진출했다. 최근에는 영국, 미국 등 이때까지 한국에 관심이 없었던 OTA(온라인 여행사)도 늘었다. 한국 내 공급이 끊임없이 늘면서 한국의 기존 여행사들이 상당히 위기감을 느끼고 있고 실제로 어렵다.

하지만 크루즈 산업은 이 트렌드와 또 다르다. 온라인에는 없는 ‘휴먼 터치’가 있다. 온라인이 시대의 트렌드는 될 수 있지만, 가족이나 친구 등과 여행할 때 도움이 필요할 때 도움을 줄 수는 없다. 그때 손을 내밀어주는 여행 상품은 가격 비교 콘텐츠가 아니라 전문화된 사람들이 도와주는 상품이다. 부모님, 자녀들과 여행할 때는 가장 싼 사이트에서 항공과 호텔을 예약하는 여행 방식과는 완전히 결이 다르다. 오히려 또 다른 트렌드들을 미션으로 추가한다면 어려운 여행 시장에 굉장히 큰 활로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 박 대표에게 크루즈란 어떤 의미인가.

▲롯데그룹에 들어오기 전 26년을 항공사에서 일했다. 대한항공에서 6년, 아시아나에서 20년을 근무했다. 이런 표현이 맞을지 모르지만, 항공사가 제철소라면 여행사는 그 철로 물건을 만드는 곳이다. 아직 제가 물건 만드는 일에 미흡한 부분이 많다.

저는 인생을 살아가는데 크루즈 여행이 하나의 쉼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과거 여행이 이벤트였다면, 현재는 일상의 연장이다. 지금은 여행을 이벤트로 생각하면 100% 실패한다. 일상의 일탈 개념으로 접근해야 성공한다. 크루즈는 ‘쉼’을 가질 수 있는 상품이다. 여행으로 돌아다니는 게 아니라 배 안에서 가족과 정을 느끼고 모르는 사람들과 친해지면서 새로운 세계를 볼 수 있다. 한국 경기가 안좋고 소비 심리도 떨어지고 있지만, 쉼과 휴식이 필요하기에 크루즈 산업의 전망은 상당히 좋을 거라 본다.

- 우리나라는 아웃바운드(국내에서 국외로 송출되는 관광객들에 의한 관광활동)에 비해 인바운드(국외에서 국내로 유입되는 관광객들에 의한 관광활동)가 크지 않다. 크루즈 인바운드 사업 확장을 위한 방안이 있나.

▲한국은 일본과 정반대다. 일본은 아웃바인더가 부진하고 인바운드가 크다. 일본이 우리보다 인구가 1.5배 많으니 아웃바운드가 훨씬 많아야 하는데 우리의 60%다. 반면 인바운드는 두배 가까이 된다. 이 부분은 저희 여행사뿐만 아니라 정부에서도 고민할 문제다. 필요하다면 일본을 적으로 둘 게 아니라 벤치마킹을 통해 외국인 유치가 왜 늘어나는지 고민해야 한다.

크루즈 사업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인바운드도 같이 하고 있다. 중국은 여전히 규제가 풀리지 않아 못하고 있지만 일본, 대만 크루즈를 통해 약 2만명 정도 예약됐다. 부산, 속초, 제주도 등에서 내려서 여러 가지를 관광한다. 아쉬운 부분은 보다 많은 걸 경험할 수 있게 하는데 그건 숙제다. 어쨌든 인바운드 크루즈를 같이 하는 회사로서 한국이 일본보다 더 큰 인바운드 시장이 될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책임감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북한 평화 관광이 시작되면 더 좋아질 거라고 확신한다. 여러 변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현실화된다면 한국은 섬 개념에서 대륙 개념으로 바뀐다. 부산-일본-러시아-속초에 원산이 더해진다면 국외는 물론 국내 가족 단위의 관광객도 늘어날 것으로 본다.

- 크루즈를 놓고 롯데관광과 경쟁구도가 됐다. 롯데관광과 비교했을 때 전체 인지도도 떨어지는데 차별점이 있다면.

▲상당히 가슴 아픈 질문이다. 롯데제이티비는 올해 12년 차다. 롯데와 제이티비의 합작회사지만, 실질적으로 성장이나 비전을 많이 보여주지 못했다. 작년 8월 1일부로 두 명의 대표 체제에서 1인 대표 체제로 바뀌었다. 단시간에는 어렵겠지만, 12년 동안 쌓아왔던 문제를 반성하겠다.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고객이 원하는 상품, 한국 여행업에 공헌하고 성장하는 역할을 하겠다. 시장 내에서 넘버원이 되기보다 고객 만족도,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제공하는 데 있어서만큼은 넘버원 여행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크루즈 산업을 놓고 롯데관광과 싸우거나 경쟁한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롯데관광은 올해만 다섯 번 출항하는 것으로 안다. 롯데관광보다 늦게 시작한 만큼 차별화된 상품을 많이 만들고 고객의 만족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 크루즈 시장이 한국서 커질 수 있게 서로 협업하겠다. 롯데제이티비의 목표는 한국 크루즈 산업을 올리는 데 역할을 하는 거다. 또 고객이 롯데관광과 혼동하는 건 고객이 아닌 기업의 잘못이다. 이 역시 롯데제이티비가 노력해 롯데그룹의 전문 여행사는 롯데제이티비란 인식을 심어주겠다.  

jjy333jj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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