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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카드, 카카오페이·토스카드에 결제망 제공…카드업계 '복잡한 속내'

기사등록 : 2019-06-14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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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토스카드 여전법 적용 안 받아…고객 혜택 강화
카드사 "경쟁사에 문호 개방…시장 판도 뒤집힐 것" 불만

[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BC카드가 카카오페이카드와 토스카드 등 간편결제 사업자에 전국 가맹점 결제망을 제공하면서 이를 바라보는 카드업계 속내가 복잡하다. BC카드로선 새 수익원 발굴일 수 있지만 카드업계는 BC카드가 단기 수익을 위해 시장 판도를 뒤흔들 핵심 인프라를 내줬다며 불만이다.

[CI=카카오페이·비바리퍼블리카]

1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BC카드는 토스카드와 카카오페이카드에 전국 가맹점결제망을 제공하고 수수료를 받고 있다. 수수료는 전체 매출액의 0.6~0.7% 수준으로 알려졌다. 카카오페이카드와 토스카드 이용자들은 BC카드가 전국에 구축해 놓은 가맹점 결제망을 통해 카드 결제를 할 수 있다.

BC카드는 직접 카드를 발급하는 다른 카드사와는 달리 신용카드 결제망이 없는 중소카드사나 은행 대상으로 신용카드 지불결제 프로세싱을 제공하고 수수료를 챙긴다. 카드를 직접 발급하지 않는 만큼 이 같은 지불결제 프로세싱 제공은 BC카드의 주된 수익원이다. 지난해 말 기준 BC카드의 전체 영업수익 3조5126억원 중 매입업무수익은 3조1002억원으로 비중은 90%에 육박한다.  

현재 우리카드가 이 같은 업무를 BC카드에 위탁하고 있지만 최근 우리은행-MBK파트너스 컨소시엄이 롯데카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BC카드로선 연간 3000억원 수준의 결제대행 위탁 수수료가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이후 우리은행이 롯데카드를 완전히 인수할 경우 롯데카드가 이미 구축해둔 자체 결제망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토스카드를 출시한 비바리퍼블리카와 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사업자들이 카드사업에 진출한 건 BC카드에겐 호재다. 새 수익원을 발굴해야 하는 BC카드와 카드사업을 시작하면서 결제망을 구축해야 했던 간편결제 사업자들 간 니즈가 맞아떨어지면서 BC카드가 이를 우리카드의 결제대행 수수료를 보전할 기회로 삼을 수 있게 됐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지불결제수단 성패는 가맹점 결제망을 얼마나 방대하게 구축하느냐에 달려있다"이라며 "정부에서 내놓은 제로페이가 고전하는 것도 플랫폼 역할을 하는 고객들의 사용이 많지 않기 때문인데 토스와 카카오페이는 이를 BC카드를 통해 손쉽게 구축한 셈"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BC카드의 간편결제 사업자에 대한 결제망 제공이 카드업계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토스카드와 카카오페이카드는 신용카드사와 달리 신용공여를 제공하지 않고 충전식 카드만 발급하기 때문에 선불전자지급업자로 등록돼 있다. 여신전문금융업법 적용을 받지 않아 기존 신용카드사보다 리워드, 캐시백 등 고객에게 훨씬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최근 온·오프라인 결제나 청구서를 카카오페이를 통해 납부하면 랜덤 리워드를 주는 프로모션과 함께 한 달간 사용할 카카오페이머니를 충전한 후 추가 출금 없이 충전한 금액 내에서 카카오페이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에게 최대 200만원까지 랜덤 리워드를 주는 프로모션을 진행중이다. 카카오페이카드 결제도 카카오페이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이 같은 프로모션 적용 대상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4월부터 다양한 서비스 경험에 대해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카카오페이 리워드'를 시작했다"며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색해가며 업데이트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페이카드의 발급매수는 최근 100만장을 돌파했다.

토스카드는 은행 계좌가 연결된 토스머니에 연동해 체크카드처럼 사용할 수 있는 카드다. 전월 실적과 관계없이 전국 편의점 ATM에서 토스머니를 무제한 무료로 출금할 수 있고 33%의 확률로 10% 캐시백이 지급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카드업계에선 "신용카드사와 달리 돈을 허공에 뿌린다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결국 카드사의 경쟁사인 간편결제사에 문호를 너무 쉽게 개방해주면서 시장 판도를 뒤집어 놓을 것"이라고 불만을 피력한다.

실제로 이런 간편결제 사업자의 선불전자지급서비스 규모는 카드사를 위협할 만큼 급성장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중 전자지급서비스 이용 현황'에 따르면 선불전자지급서비스 일 펑균 이용금액은 금융회사는 880억원인 반면 전자금융업자의 경우 1조3390억원에 달했다.

다만 금융당국은 이 같은 간편결제사업자들이 과도한 혜택을 제공하는 것과 관련해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각사의 재무 상황에 맞춰서 이벤트를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에 대한 별도의 규제는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cle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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