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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다 오른다" 증권가 장밋빛 전망…통신株 반등은 언제

기사등록 : 2019-08-23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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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장밋빛 전망 속 SKT·KT·LG유플러스 연저점 추락
하나금투 중심 증권사 주가 상승 예상 리포트 이어져
"ARPU 상승에 실적 개선 확실" vs. "요금 규제·비용 증가 우려 여전"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SK텔레콤과 KT 그리고 LG유플러스 등 국내 3대 통신주가 연저점을 찍었다. 5G 시대 개막 기대감 속에서 증권가의 장밋빛 전망이 이어지는 것을 고려하면,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주가 흐름이다. 그럼에도 증권가 리서치센터들에선 이구동성으로 통신주 주가 반등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전날 23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연초 이후 11.9% 떨어진 수치다.

지난 16일에는 23만1500원까지 내려서며 올해 들어 가장 낮은 가격이자, 52주 최저치를 새로 썼다.

KT와 LG유플러스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KT는 9.2% 하락했고, LG유플러스는 29.7% 급락했다. KT가 이달 16일 2만6500원, LG유플러스는 이달 14일과 16일 1만220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모두 연저점을 찍은 것도 물론이다.

한 자산운용사 매니저는 "요금 규제 산업이다. 사기업이긴 하지만 공공재 성격이 있다"며 "5G 도입되면서 설비투자 부담이 엄청 늘었는데 그만큼 요금 인상은 쉽지 않다. 투자 부담이 늘어나니 주가는 계속 약세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가 올라 이익이 잘 나와도 문제다. 요금 인하 압력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라며 "실적이 잘 나와도 눈치가 보이는 건데, 그렇다보니 통신사들은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럼 ARPU가 잘 나와도 이것저것 투자를 많이 하게 되고, 그러면 비용이 또 증가하니 실적이 잘 나오기 힘든 거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3대 통신사의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증권가 리서치센터에서는 줄곧 긍정적인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고 있어 사뭇 의아스럽다. 그만큼 투자자들의 의문은 커지는 형국이다.

금융투자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통계를 보면, 2019년 1월부터 현재까지 증권사에서 작성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종목보고서(요약·삭제·영문 제외)는 총 239건이다. 가입자당 평균매출 상승 등에 힘입어 통신주의 향후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하나금융투자가 30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유안타증권(24건), 한국투자증권(23건), 대신증권(20건), 키움증권(17건)이 각각 2~5위에 자리했다. 각 16건의 메리츠종금증권과 DB금융투자, 각 13건의 미래에셋대우·현대차증권, 각 10건인 KB증권·이베스트투자증권이 10위권을 형성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최근 보고서에서도 SK텔레콤에 대해 "이동전화 ARPU 성장 및 마케팅비용 증가 폭 둔화로 올 3분기 별도 및 연결 영업이익이 증가, 실적 회복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주가가 안 오르는 게 신기한 일"이라고 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과거 대다수 전세계 통신사들의 이동전화 ARPU는 주가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으며 2010년과 2012년 KT와 SK텔레콤, LG유플러스 주가는 사실상 이동전화 ARPU와 연동하는 모습이 뚜렷했다. 영업이익의 경우엔 대부분 주가가 선행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그렇다고 보면 8월 이후 SK텔레콤 주가는 상승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통신사 주가가 증권가 전망과 상반되게 움직이는 것에 대해서는 비용 증가 우려와 수급 상황 영향이 크다고 봤다.

김홍식 연구위원은 "투자 등 비용 증가 우려가 컸다"면서 "하지만, 올해 3분기 이후에는 이익이 비용을 능가하면서 그걸 확인한 뒤 주가가 반등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수급적 이슈도 컸다. 통신주를 사더라도 (주가를) 올려야 될 주체는 외국인 뿐인데, 현재 SK텔레콤 외국인 지분율이 39%까지 떨어졌다"며 "기관은 충분히 많이 갖고 있다.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 외국인 지분율이 굉장이 많이 낮아져 있는 상태다. 통신주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시장에 대한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통신장비 쪽이 워낙 좋다 보니 상대적으로 그 쪽을 선호한 것도 있었다"며 "전반적으로 수급에 대한 불리함이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자료=삼성증권]

반면, 요금 규제 이슈는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김홍식 연구위원은 "요금 인하 이슈는 크지 않다. 정권 초가 아닌 경우 (요금 인하를) 별로 실시한 적이 없고, 네트워크 초기 시작됐을 때 한 적도 없다"며 "투자를 많이 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금흐름 나쁜 상황에서 요금 인하를 할 수가 없다. 하려면 통신사는 빚을 늘리거나 투자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증권가의 전망대로 통신사 주가가 반등 모멘텀을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다른 자산운용사 한 매니저는 "방어주로서의 의미는 내수에서 굉장히 안정적인 실적을 기반으로 최대한 많은 배당을 할 수 있다는 것인데 (통신주에 대해 ) 그게 의심이 가는 상황"이라며 "다른 것들이 주가가 비싸면 상대적인 매력이라도 있을텐데 그것도 아니다"고 짚었다.

그는 다만, "더 빠질 것 같진 않다. (요금 규제 차원에서 비슷한 경우인) 한전이 그렇잖아 너무 싸지니까 (더 내리지도 않는다). 근데 오르지도 않지"라고 하면서 "규제와 수익성 우려 등 그런 것들이 다 녹아 있는 거다"고 했다.

김홍식 연구위원은 "지금껏 ARPU가 올라갈 때 통신사 주가가 안 올라간 적이 없다. ARPU가 올라가면 어찌됐든 이익이 올라가기 때문"이라며 "투자 비용 우려가 너무 커 숫자에 대한 고민 너무 깊이 한다. 3분기에 이익 턴어라운드 한다고 본다. 이후에는 주가 상승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오후 1시 55분 현재 SK텔레콤은 전날보다 1500원(0.63%) 하락한 23만6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도 각각 0.18%, 1.21% 내리며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ho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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