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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벌제 앞두고 위스키 가격 인하 행진... 침체 위기 구원투수될까

기사등록 : 2019-08-28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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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고시 개정안 행정예고..."투명 거래로 가격 인하 여력"
대여금 금지, 광고소모품 한도 등 철회...소상공인 피해 우려 ↓

[서울=뉴스핌] 박효주 기자 = 위스키 업계가 국세청 고시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일제히 가격 인하에 나서면서 침체된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번 달 초 ‘드링크인터내셔날’을 시작으로 ‘골든블루’, ‘디아지오코리아’ 등 위스키 3사는 일제히 출고가격 인하에 나섰다. 한 달 내 위스키 업계가 가격을 모두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위스키 가격 일제 인하는 '처음'…  국세청 고시 개정안 선제 대응

이들 업체는 모두 국내에서 판매 중인 위스키 브랜드 제품에 대한 출고가격을 인하했다. 먼저 가격 인하에 나선 드링커인터내셔날은 ‘임페리얼’의 출고 가격을 15% 내렸다. 임페리얼 스무스 12년(450㎖)과 임페리얼 스무스 17년의 인하된 가격은 각각 2만2385원, 3만4056원이다.

골든블루는 출고가격 인하율을 제품별로 차이를 두고 있으며 최대 30.1%까지 내렸다. 골든블루의 대표제품 ‘골든블루 사피루스’의 출고가격은 기존 2만6334원에서 2만4255원으로 7.9% 내렸다.

‘팬텀 디 오리지널 17’, ‘팬텀 디 오리지널’, ‘팬텀 더 화이트’ 등 팬텀 3종 역시 출고가를 인하했다. 팬텀 디 오리지널은 4.2%, 팬텀 디 오리지널 17은 8.7% 내렸다. 팬텀 더 화이트 450㎖ 제품은 30%, 700㎖ 제품은 30.1% 인하했다.

디아지오코리아의 경우 가격 인하 대상 제품과 시기를 조율하다 지난 23일 인하를 발표했다. 스카치위스키 브랜드 ‘윈저’와 저도주 ‘W’ 시리즈 등 주력 제품 모두를 포함한 유흥업소용 제품 총 6종이 인하 대상에 포함됐다.

특히 윈저 12년 제품뿐만 아니라 17년 제품이 이번 가격 인하에 대상에 포함됐다. 윈저 12년(500㎖) 제품은 2만4288원으로 7.9%, 윈저 17년(450㎖) 제품은 3만7202원으로 7% 내렸다.

또한 W 아이스(450㎖) 제품 가격은 2만669원으로 8.5%, W 아이스(330㎖) 제품은 1만6621원으로 4.4% 내렸다. W 시그니처 12(450㎖)는 2만3969원으로 7.9%, W 시그니처 17(450㎖)은 3만7202원으로 7% 인하했다. 이와 함께 프리미엄급 위스키 딤플 12년(500㎖)은 1만7105원으로, 딤플 12년(375㎖)은 1만2529원으로 각각 20% 내렸다.

스무스 17.[사진=드링크인터내셔널]

이들 위스키 업계가 가격 인하에 나선 배경은 ‘주류 리베이트 쌍벌제’ 등을 골자로 한 국세청 개정 고시안 시행이 임박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초 현행 법은 주류 공급과 관련해 금품 등을 제공하고 주류 거래질서를 문란시키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모호한 규정 탓에 사실상 유명무실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 도매 중개업자 금품 수취 금지 및 한도 신설.. 가격 인하 여력 발생

이번 개정 고시안에서는 현행 리베이트 금지 조항을 유지하는 한편, 도매 중개업자의 금품 수취 금지 규정을 신설해 이를 보완한다. 이번 최종 고시 개정안에 리베이트 수취 대상을 도매 중개업자로 확대해 이를 함께 처벌한다는 의미다.

다만 예외 조항을 뒀다. 영업 현실을 반영해 전자태그(RFID)적용 주류거래와 관련해 도매중개업자의 경우 당해년도에 거래한 공급가액의 1%, 유흥음식업자에게는 3% 범위 안에서 금품 제공이 가능하다. RFID 적용 주류는 대표적으로 위스키와 기타주류(향을 첨가한 저도 위스키)다.

통상 위스키는 가정용보다 유흥 시장 매출 비중이 큰 품목이다. 위스키 업계는 금품 제공 한도가 신설된 만큼 기존 보다 판촉비를 줄일 수 있게 됐고, 이에 따라 출고가격 인하에 대한 여력이 생겼다는 설명이다.

한 위스키 업체 관계자는 “고시 개정안이 시행되면 투명한 거래로 주류 도소매업체들과 소비자, 기업이 선순환 하는 구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또한 가격 인하로 침체된 위스키 시장 분위기가 살아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종안에는 과도한 규제 논란이 일었던 '동일시점, 동일지위, 동일가격 판매'에 대한 규정이 철회됐다. 이는 다양한 유통업체가 주류를 판매하는 현실을 고려해 철회를 결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반발해 온 △대여금 제공 금지 △광고 선전용 소모품 한도 가액 조항도 삭제됐다.

대여금은 도매상들이 자영업자의 창업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해 주는 제도다. 주류를 판매하는 일반음식점, 유흥음식점 등에 주류사나 주류도매상이 계속적인 거래를 목적으로 대여금을 지원해왔다. 대여금 제공을 금지할 경우 예비 창업자 등 창업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해당 조항을 삭제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병따개, 술잔 등 광고 선전용 소모품을 5000원 한도에서 지급할 수 있도록 했던 기존 규정도 철회했다. 다만 상품 로고 또는 상품명이 표시돼 업체명이 확인되어야 하며, 주류 사용에 직접 사용되는 소모품에 한한다.

한 주류업체 관계자는 “당초 고시 개정안에 비해 (최종안은) 규정이 대폭 완화된 것을 생각한다”면서 “이에 따라 일선 음식점 등에서 우려해 온 소상공인 피해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hj0308@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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