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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IN] 열정으로 똘똘 뭉친 주부야구특공대 "추석때도 마음만은 야구장"

기사등록 : 2019-09-13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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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고양시 주부야구특공대 9명, 야구에 대한 열정 넘쳐
"어렸을 때부터 야구 접해… 백발 할머니까지 야구장 가고파"
가족들간의 대화 활발해져… 사춘기 아들과 전문적으로 대화

‘주부야구특공대’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프로야구단 키움 히어로즈가 지원하는 야구를 사랑하는 이들의 모임입니다. 지난 2010년부터 운영된 이 모임은 벌써 10년째입니다. 목동야구장을 홈으로 쓰던 시절 양천구를 시작으로 고척 스카이돔으로 이전한 구로구까지, 2개의 1군 주부야구특공대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스포츠 IN에서는 이번에 경기도 고양시에 처음 생긴 '고양시 주부야구특공대 1기'를 찾아가 봤습니다. 

[고양=뉴스핌] 김태훈 기자 = "추석때도 야구장을 가고 싶지만 집안 일 때문에 가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에요."

키움 히어로즈가 운영하는 고양시 주부야구특공대 1기 교육을 지난 9월4일 방문했다. 야구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주부들은 "마음만은 추석때도 야구장을 꼭 가고 싶지만, 명절이다 보니 가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아무래도 자녀들도 있고, 가족들도 있다보니 쉽게 갈 수 없는 것 같다"며 마음을 달랬다.

지난 9월4일 키움 2군 홈 경기장인 고양시국가대표훈련장에서 진행된 고양시 주부야구특공대 7주차 수업에는 9명의 주부들이 참여했다. 태풍 '링링'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렸지만, 주부들의 야구를 향한 열정은 멈출 수 없었다.

키움 고양시 주부야구특공대 1기 발대식. [사진= 키움 히어로즈]
주부특공대 교육이 열린 키움 히어로즈 2군 홈구장 고양시 국가대표훈련장. [사진= 김태훈 기자]

주부야구특공대에 참여하고 있는 편인천 대원은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을 통해 고교야구를 접했다. 워낙 공으로 하는 모든 운동을 좋아하지만, 유독 야구는 예측할 수 없는 경기들이 많이 벌어져서 재밌는 것 같다. 선수들이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를 할 때마다 감탄을 하고, 멋있다고 느낀다"고 밝혔다.

주부야구특공대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좋아하는 분야에 대한 공통점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자유롭게 대화하고 공감한다. 편 대원은 "야구를 워낙 좋아하다 보니까 사석에서 야구에 대한 얘기를 할 때가 많다. 그러다보면 친구 남편과 얘기를 하는 경우가 발생해 난감한 경험도 있었지만, 이 프로그램을 통해 야구에 대한 얘기를 공감할 수 있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너무 반갑다"고 설명했다.

키움이 운영하는 주부야구특공대는 1년차 때는 초급반, 2년차 때에는 고급반으로 구성돼 8주차의 수업으로 진행된다. 초급반의 경우 모든 프로그램이 실내교육으로 이루어져 있어 피피티와 동영상을 통해 전문적인 지식을 얻어간다.

키움 주부특공대 1기 교육계획표. [자료= 키움]

주부야구특공대 성민선 대원은 "초등학교때부터 야구를 봐서 내가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가끔 애매한 상황에서 심판 판정을 보고 확신이 서지 않았던 적이 많았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야구에 대해 전문적으로 공부를 하니까 애매한 상황에 대해서 확실히 알 수 있어서 더욱 재밌게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주부들은 야구를 통해 가족들간의 대화가 활발해졌다고 한다. 최보연 대원은 "야구 공부를 하면서 야구과의 대화가 많아졌다. 아들이 야구를 좋아하는데 이 프로그램을 한 뒤 '엄마가 많이 달라졌다'라는 말을 들었다. 아무래도 사춘기에 접어든 청소년기의 아들이 있다보니 얘기를 할 시간이 많지 않았는데, 야구를 좋아하는 공통점을 갖고 있고, 이것에 대해 분석적으로 배우다보니 대화를 할 시간이 늘어났다"고 했다.

윤지현 대원은 "아들이 오후 6시에 집에 오면 항상 TV로 야구를 튼다. 그럼 아들과 함께 앉아서 좋아하는 선수들, 벌어지는 상황에 대해서 얘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키움은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1군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티켓을 제공한다. 첫 주차에 외야 비지정석으로 10장, 시즌 막바지에는 지인, 친구, 가족 등과 야구장을 방문할 수 있게 힘쓰고 있다.

실제로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주부들은 많게는 한 달에 4~5번, 적게는 2번 정도 야구장을 찾는다. 교육을 담당하는 박찬훈 과장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고척 스카이돔을 방문하는 팬들이 많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교육에 참여한 주부특공대. [사진= 김태훈 기자]

특히 야구를 좋아해도 나이가 들어서 야구장을 방문할 수 없게 됐을 때 후회하지 않고, 갈 수 있을 때 최대한 많이 가고 싶다는 것이 공통적인 의견이었다.

편인천 대원은 "주부들이 야구장을 갈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예전에는 남자들이 야구장을 많이 갔으니까... 그래도 요즘은 많은 여자들이 야구장을 찾는다. 자녀가 있는 다른 엄마들도 야구장에 갈 수 있을 때 가서 현장감을 느끼고 많은 추억을 쌓았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이어 "지난 2016년 시카고 컵스가 108년 만에 우승한 경기를 TV로 봤다. 당시 응원석에는 백발의 할머니가 시카고 컵스의 우승을 보기 위해 야구장을 방문했고, 시카고 컵스가 우승하자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너무 인상깊게 봤다. 늙었다고 야구장을 찾는 것을 어려워 할 것이 아니라 나도 나중에 이러한 감동깊은 순간을 현장에서 느껴보고 싶다"며 추억을 회상했다.

taehun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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