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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IN] "OO 엄마 아니에요... 우린 주부야구특공대 대원이랍니다!"

기사등록 : 2019-09-13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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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야구특공대’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프로야구단 키움 히어로즈가 지원하는 야구를 사랑하는 이들의 모임입니다. 지난 2010년부터 운영된 이 모임은 벌써 10년째입니다. 목동야구장을 홈으로 쓰던 시절 양천구를 시작으로 고척 스카이돔으로 이전한 구로구까지, 2개의 1군 주부야구특공대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스포츠 IN에서는 이번에 경기도 고양시에 처음 생긴 '고양시 주부야구특공대 1기'를 찾아가 봤습니다. 

[고양=뉴스핌] 김태훈 기자 = 프로야구 구단 키움 히어로즈는 지난 2010년부터 '주부야구특공대'를 개설, 운영하고 있다.

키움이 운영하는 고양시 주부야구특공대 1기 수업을 지난 9월4일 방문했다. 키움 2군이 사용하는 고양시국가대표훈련장에서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에는 많은 주부들이 참여해 야구에 대한 이론과 지식 등을 배워갔다.

주부야구특공대를 담당하고 있는 박찬훈 마케팅 과장은 "키움 히어로즈 2군이 고양시에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고양시 주부야구특공대'를 만들었다. 아직 첫 해이기 때문에 여기서 어떤 일들을 하는지 홍보를 우선점으로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키움은 1군 주부야구특공대로 양천구와 구로구에서 진행하고 있다. 1군의 경우 올해가 9기째이지만, 2군에서 운영하는 고양시 주부야구특공대는 이번이 처음이다.

박 과장은 "지난해까지 NC 다이노스 2군이 고양시를 홈으로 쓰고 있었기 때문에 키움 2군이 고양시에 있다는 것을 잘 모른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키움 2군이 고양시에 있다는 것을 많이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주부야구특공대 교육이 열리는 강의실. [사진= 김태훈 기자]
대원들의 이름표와 간식, 키움 히어로즈 용품. [사진= 김태훈 기자]

주부야구특공대는 20대 후반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주부들이 참여한다. 1군과 2군 모두 8주차 교육으로 진행되며 1년차는 기초반, 2년차는 고급반으로 구분됐다.

1년차에는 야구의 기본적인 이론을 배우는 실내교육으로 진행된다. 피피티와 동영상을 활용한 수업으로 박찬훈 과장이 직접 주부들을 지도한다. 기본적으로 한 달에 1번 수업이 이루어지지만, 고양시 주부야구특공대는 올해 6월부터 진행됐기 때문에 한 달에 2번 수업으로 진행한다.

주부야구특공대에 참여한 주부들은 야구에 대한 엄청난 열정을 보였다. 박 과장은 "교육 뿐만 아니라 집에서 야구를 보는 과정에서 궁금한 사항들을 적어놨다가 수업 때 질문을 많이 하신다. 또 밴드를 운영하고 있어, 궁금한 사항을 올리면 직접 답변해주기도 한다" 말했다.

이어 "오히려 질문의 질이 높아 내 자신도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공부하고 노력한다. 아무래도 잘못된 정보를 알려줄 경우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이 아니겠나"라며 웃었다.

교육을 경청하는 주부야구특공대 대원들. [사진= 김태훈 기자]

키움이 운영하는 주부야구특공대의 경우 정원을 3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1군에서 운영하는 양천구와 구로구의 경우 매년 100명 가량의 지원자가 있으며, 경쟁률이 3대1 정도 되지만, 고양시는 올해 첫 운영이기 때문에 11명으로 시작했다. 다만 현재는 2명이 출근 등의 문제로 9명이 수업을 받고 있다.

정원을 왜 30명으로 맞췄을까? 또 서울시 전역에 주부야구특공대를 운영하면 팬층 확보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의문을 가졌다. 박 과장은 이에 대해 "2년 전 서울시 주부야구특공대를 서울시 전역으로 늘렸다. 그러나 멀리서 오시는 분들도 많기 때문에 참석률이 적었다"고 밝혔다.

이어 "국지적으로 정해 놓은 이유는 30명의 주부특공대가 지역 사회에서 지역 커뮤니티에서 활성화를 시키는 것이 목적이기 떄문이다. 이분들이 각 지역 내에서 지인들을 만나 자유롭고 활발하게 야구 얘기를 하면서 '키움에서 제공하는 주부야구특공대의 수업을 통해 이런 것들을 알게 됐다'고 홍보를 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과연 주부야구특공대를 통해서 키움의 팬층은 넓어졌을까. 박 과장은 "목동야구장을 홈으로 썼을 때는 지역 민원이 엄청 많았다. 이에 밤 10시가 지나면 응원앰프를 껐다. 그런데 주부야구특공대를 운영하자 이러한 민원들이 확연하게 줄었고, 이런 부분을 통해 키움팬들이 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특히 키움은 단기적으로 주부야구특공대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다. 박 과장은 "주부야구특공대를 통해 주부들이 키움팬이 된다면 남편과 자녀들 또한 자연스럽게 키움을 알게된다. 그 자녀들이 나중에 청소년, 대학생, 사회인이 되었을 때 지인들과 키움의 경기를 응원하러 오게 만드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키움 히어로즈가 대원들에게 제공하는 키움 용품들. [사진= 김태훈 기자]

키움은 주부야구특공대 프로그램을 전액 지원한다. 또 유니폼과 사인볼, 모자 등을 제공하고,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키움 히어로즈의 홈 경기를 방문할 수 있는 티켓도 증정한다.

박 과장은 "고양시 주부야구특공대의 경우 고양시에서 열리는 모든 2군 경기에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1군 경기는 교육 첫 주에 외야 비지정석 티켓 10장을 제공했고, 시즌 막바지에는 원하는 인원수에 맞춰 티켓을 준다. 다만 주말이 아닌 평일에 방문할 수 있는 티켓이다"고 했다.

키움은 주부야구특공대를 통해 팬층 확보와 홍보에 힘쓰고 있지만, 주부들이 본인의 정체성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취지를 갖고 있다. 이날 교육에는 주부들의 이름이 적힌 이름표와 노트 등을 수업에 활용하며, 박찬훈 과장도 직접 주부들의 이름을 호명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했다.

박 과장은 "주부님들은 집안일을 하면서 본인의 이름이 잊혀지는 경우가 많다. 누구 엄마, 누구 남편이라고 불리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에서는 일부로 이름 석자를 다 새겨서 모든 물건을 제공한다. 주부들이 이 프로그램에서 본인의 이름을 되새기고 학창 시절을 떠올리며, 자아를 찾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taehun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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