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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북한 관광 열풍①] 단둥-평양행 기차표 구매 하늘의 별 따기...왜?

기사등록 : 2019-10-25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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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6~7월 이후 중국인 관광객 북한 여행 수요 급증
북한 유치 외국인 관광객 최소 절반 이상이 중국인

[편집자] 중국의 북한관광이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중국 인터넷에서 '북한관광'이란 키워드를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북한관광 경험을 공유하는 개인 SNS 소개 글도 넘쳐납니다. 중국 매체의 관련 보도도 부쩍 늘고 있습니다. 최근 북한이 "금강산에서 남측시설을 철거하겠다"고 나선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입니다. 중국의 북한관광 현황을 종합뉴스통신 뉴스핌이 들여다봤습니다.

[서울=뉴스핌] 강소영 기자=북한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지난해 이후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의 외국인 관광객 유치 실적 확대의 '일등공신'은 중국이다. 특히 올해 중순 이후 북한 관광에 나서는 중국인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북한과 관계 개선에 나선 중국 정부의 대외 정책 기조, 북한의 관광산업 발전과 외국인 관광객 유치 전략, 중국인의 새로운 관광지 개척 등 복합적 원인이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복수의 중국 매체에 따르면, 중국 단둥(丹東)에서 출발해 북한으로 향하는 국제 기차 노선이 올해 7월 이후 거의 매일 만석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승객이 거의 없던 단둥-신의주 열차 노선 기차표가 쟁탈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수요가 급증했다. 런민르바오는(人民日報) 지난 9월 9일 북한 현지 르포를 통해 단둥에서 출발한 중국인 여행객을 실기 위한 현지 관광버스가 매일 오후 북한 평양 기차역 주차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 여행을 다녀온 중국인 관광객 규모에 대한 공식 통계 수치는 아직 없다. 때문에 기관별로 추산하는 수치에도 차이가 있다.  그러나 여행사, 관광 가이드, 여행 관련 인터넷 플랫폼 등 다양한 주체의 데이터에서 공통적으로 북한 관광 중국인 여행객 증가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일본 하버 비즈니스(Harbor Business)는 지난 7월 15일 중국의 북한 관광 열풍을 소개한 보도에서 올해 북한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수가 연인원 13만~15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보다 30~50%가 늘어난 규모다. 이 수치는 중국인 관광객이 여권 없이 입경이 가능한 신의주, 나선 지역을 제외한 것이어서 실제를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정부가 공식 발표한 통계 자료는 없지만, 관련 업계는 2018년 중국인 북한 관광객 수가 대략 10만 명 내외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중국의 관광 정보 공유 인터넷 플랫폼 마펑워(馬蜂窩)도 유사한 통계 수치를 발표했다. 이 업체가 자체 빅데이터 자료를 종합한 결과, 올해 6월 기준 상반기 중국인의 북한 관광 '관심도(중국어:熱度)'가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다. 이곳에 소개되는 북한 관광 경험담도 갈수록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가운데 중국인의 비중은 원래 매우 높았다. 북한 노동신문이 9월 초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2018년 북한이 유치한 외국인 관광객은 연인원 20만 명에 달한다. 같은 시기 북한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수는 10만 명으로 추산된다. 북한 외국인 관광객의 절반이 중국인인 셈이다. 중국 환추스바오(環球時報)가 추산한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크다. 이 매체는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 가운데 90%가 중국인이었다고 7월 보도했다. 

환추스바오 기자는 당시 중국 외교부 신문사 대표단과 함께 방문한 평양 각지에서 수많은 중국인 관광객을 만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당시 중국인 관광객이 너무 많아 평양에 위치한 외국인 전용 호텔 객실이 부족할 정도였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단둥-평양 노선 기차 [사진=바이두]

 ◆ 갑작스러운 북한 관광 열풍, 정부 정책과 관광 수요 변화가 주요 원인 

그러나 북한이 중국 해외 관광 시장에서 인기 있는 여행 목적지는 아니었다. 분위기 전환이 뚜렷해진 것은 올해 6~7월부터다. 단둥에서 출발해 북한에 도착하는 국제 열차 구매자가 갑자기 늘어나고, 북한 단체여행 예약도 급증했다.

북한 관광 열풍의 원인에 대해서는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우선 북·중 수교 70주년을 맞아 관계 개선에 나선 중국 정부의 북한 관광 장려 기조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견해가 우세하다.

하버 비즈니스는 북한과 민간 교류 확대를 원하는 중국 정부의 '의중'을 북한 관광 열풍의 가장 근본적 원인으로 꼽았다. 여기에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로 경제가 날로 악화되고 있는 북한이 관광산업 발전과 외국인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중국인 관광객 유입 속도가 더욱 빨라졌을 것으로 풀이된다.

런민르바오는 지난 9월 9일 지난해 4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경제건설을 위한 신전략 노선을 발표한 후 관광산업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인의 새로운 관광 목적지 개척 추세도 북한 관광 수요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일본·한국과 동남아시아 등 단거리 해외여행지에 대한 신선함이 낮아지면서, 대안 관광지의 필요성이 높아졌다는 것.

유럽과 미주 등 장거리 여행은 높은 비용 때문에 단거리 여행지 대안 시장이 되기는 힘들다. 북한은 가깝고 낮은 비용으로 여행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폐쇄적인' 북한 사회에 대한 호기심이 더해져 북한 여행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는 분석이다.

중국인의 입국 절차가 간단한 것도 북한 여행의 장점 중 하나다. 신의주, 나산을 관광하는 1일 상품을 이용하면 북한 비자를 받을 필요가 없다. 여권도 소지할 필요 없이 일반 신분증을 가지고 단둥 출입경관리소에서 통행증 신청을 하면 다음날 바로 받을 수 있다. 평양 등 다른 지역의 경우 정식 출국 수속을 거쳐야 한다.

중국인 관광객의 증가가 북한 관광 수입 확대에도 톡톡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하버 비즈니스는 중국인 관광객으로부터 북한이 대량의 외화 수입을 거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외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재개방한 집단체조 공연을 통해 북한이 외국인 1인당 적어도 100유로의 수입을 확보할 것으로 추산했다. 연 단위로 환산하면 약 700만 유로(약 91억2100만원) 규모인데, 이중 대부분이 중국 관광객으로부터 창출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 용어해설: '관심도(중국어: 熱度)' 

중국 관광산업 통계에서 자주 사용하는 용어다. 특정 여행지·관광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 정도, 관심 수준을 나타내는 척도로 쓰인다. 기준 기간 대비 증감률 등 구체적인 수치로 표현된다. 그러나 중국 연구 보고서와 매체에서는 '관심도' 수치 계산에서 사용된 기준 일자와 비교 대상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는 경우가 많다. 연구 기관별 기준도 상이하다. 통상 일정 시기 관련 검색어에 대한 검색어 빈도수, 관심 항목 표기 수, 업로드된 관련 소개 글의 수 등의 증가와 감소율을 통해 시장 추세와 소비자 선호도를 파악할 사용된다. 

js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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