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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강원경찰청 김택근 경무과장 "'절대반지 가진 검찰' 존재해선 안돼"

기사등록 :2019-11-08 13:24

경찰과 검찰의 수사권 조정은 검찰의 주장처럼 인권침해나 공룡경찰의 탄생이 아닌, 일본 제국주의의 잔재를 청산하는 것으로, 검찰에게 집중되어 있는 권한을 분산하여 국민들에게 보다 나은 형사사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김택근 경무과장 [사진=강원지방경찰청] 2019.11.08 grsoon815@newspim.com

최근 경찰과 검찰 간의 수사권 조정 법안이 포함된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에 많은 국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성공적으로 처리가 되어 국민들에게 보다 나은 형사 사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본다.

대한민국은 '검찰공화국'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막강한 권한을 검찰에 부여하고 있다. 헌법에 명시된 독점적 영장청구권을 비롯하여 직접 수사권,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 기소권 등 형사사법 절차 전반에 걸쳐 모든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검찰의 막강한 권한은 일제 강점기 한국을 식민지배하기 위한 '조선형사령'에서 시작되고 있다. 일본제국주의는 강압적인 식민통치를 위해 검사에게 권한을 집중시킨 '조선형사령'을 제정하여 한국을 철권 통치하였고, 정부수립 이후 형사소송법 제정 시에도 식민통치 형사제도의 잔재를 답습하고 말았다.

더욱이 군사쿠데타로 집권한 세력은 정당하지 못한 지배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해 헌법에 검사의 독점적 영장청구권을 명시함으로써 검찰의 지위를 더욱 강력하게 만들어 버리는 우(愚)를 범하고 말았다.

검사에게 부여된, 통제받지 않는 막강한 권한은 사법불신과 인권침해 등 막대한 폐해를 낳았다. 제 식구에게는 철저한 보호막을 치고 국민들에게는 엄한 법집행의 칼을 휘두른 결과 '별장접대 검사', '벤츠 검사', '스폰서 검사' 같은 단어가 이제는 고유명사가 될 정도가 되었고, 견제받지 않는 권력이 얼마나 부패할 수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필자는 경찰서 수사과장으로 근무하던 시절 20~30년 이상 수사경력의 베테랑 형사들이 갓 부임한 초임 검사에게 수사지휘를 받는 모습을 보며, 사건 현장을 직접 발로 뛰며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수사를 책상에 앉아 서류만 보고 검사가 지휘한다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지 이해할 수 없었다. 

검사는 법률 전문가이지 수사 전문가가 아니다. 검사는 법률적용의 적합성을 확인하고 공소를 통해 범법자를 처벌하는 것이 본연의 임무임에도, 우리 형사소송법은 검사에게 '수사지휘권'을 부여하여 법률전문가가 수사전문가에게 수사지휘를 하는 비정상적 구조를 만들어 놓았다.

과거 경찰과 검찰의 수사권조정 관련하여 검사 출신 학자들을 중심으로 한 의견은 '시기상조론'이었다. 그 후 국민의식의 신장과 사회발전으로 시기상조론이 설 자리가 없어지자, 국민의 인권보호를 위해 검사가 경찰 수사를 통제해야 한다는 이해할 수 없는 주장을 거쳐, 이제는 경찰에게 수사권을 부여하면 경찰권이 비대해져 '공룡경찰'이 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대한변협의 발표에 의하면 2005년부터 2015년까지 10년간 검찰의 조사를 받은 뒤 자살한 사람이 100명에 이른다고 하는 것은 검사가 인권보호 기관이 아니라는 것을 명백하고 보여주고 있다.

경찰은 조사과정의 실질적인 변호인참여권 보장, 자신의 진술내용 등을 기록하여 방어권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자기변호 노트제, 전문가와 시민이 참여하는 경찰사건심사 시민위원회 등의 인권보호 제도들을 시행하고 있으며, 자치경찰제 , 정보경찰 개혁 등을 통해 권한 비대화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다.

경찰과 검찰의 수사권 조정은 검찰의 주장처럼 인권침해나 공룡경찰의 탄생이 아닌, 일본 제국주의의 잔재를 청산하는 것으로, 검찰에게 집중되어 있는 권한을 분산하여 국민들에게 보다 나은 형사사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견제 받지 않는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는 점을 우리는 이미 많은 사례를 통해 잘 알고 있다. 우리사회에 더 이상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나 볼 수 있는 '절대반지'가 존재해서는 안된다.

국민들은 '무소불위(無所不爲)'의 권한으로 국민 위에 군림하는 검찰이 아니라 합리적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과 검찰이 상호 견제와 균형을 통해 국민을 위해 봉사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강원지방경찰청 김택근 경무과장(총경)

grsoon815@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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