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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밤 김제동'부터 유시민, 홍준표까지…KBS의 정치실험

기사등록 : 2019-11-20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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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김제동부터 유시민, 홍준표까지. 지상파 공영방송 KBS의 정치실험이 한창이다.

공영방송 KBS에서 뉴스가 아닌 다른 프로그램을 통해 정치 논객, 현역 정치인을 만난다. 지난 8월 종영한 '오늘밤 김제동'부터 22일 첫 방송하는 '정치합시다' 같은 본격적인 정치 프로그램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예능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서도 박원순 서울시장, 원희룡 제주지사를 만날 수 있었다. 제각기 다른 장르와 포맷의 프로그램이지만 공통적으로 현실 정치를 안방에 쉽고 친근하게 전달하려는 의도가 느껴진다.

◆ '오늘밤 김제동'으로 시작된 정치 토크쇼…유시민·홍준표의 '썰전' 지상파 버전 될까

지난 2018년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약 1년간 방송된 '오늘밤 김제동'은 KBS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정치논객 김제동과 함께 한 첫 시도였다. 이 프로그램은 시민들의 눈높이에서 오늘의 이슈를 쉽고 재밌게 풀어나간다는 이색 포맷으로 출발했고, 매주 새로운 정치 이슈를 다양한 시각에서 해석하며 호응을 받았다.

비록 방송 도중 김제동의 고액 강연료 논란이 불거졌지만, 뉴스가 아닌 다른 프로그램에서 시사, 정치 이슈를 짚어볼 수 있다는 점은 색다르다고 할 만 했다. 무엇보다 시청자들에게 예능 이미지로도 친숙한 진행자가 정치 이슈를 전달하고 공영방송을 통해 자유로운 토론의 장을 만들었다는 점이 이 프로그램이 기여한 점이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KBS]2019.11.19 jyyang@newspim.com

이후 약 3개월, KBS는 2020 총선을 앞두고 쏟아져나오는 정치 이슈를 선도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정치 토크쇼 '정치합시다'를 통해 맞붙는다. 이 프로그램은 정치, 민주주의, 선거, 의회 등 키워드를 중심으로 정치의 본질과 시민의 정치 참여가 갖는 의미를 짚어본다. 신뢰도 100점의 여론조사를 통해 2020 총선까지의 민심 이동을 살펴보는 프로그램으로 기획됐다.

특히 두 사람은 지난 6월 유튜브 공동방송을 시작으로 지난달 MBC TV '100분토론' 20주년 특집에서도 한 차례 토론으로 맞붙은 바 있다. 지난 2017년 대선 당시 뜨거운 호응을 얻었던 JTBC 정치 토크쇼 '썰전'의 뒤를 잇는 프로그램이 공영방송에서 나오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상당하다. 이 프로그램의 진행은 최원정 KBS 아나운서가 맡으며 22일 밤 10시50분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 '당나귀 귀' 등 예능도 다양한 정치인 섭외 예정…시청자 비판 잦아들까

KBS는 타 지상파 방송사보다 적극적으로 현역 정치인을 기용하는 편이다. KBS2 예능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는 파일럿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의 업무 스타일과 직원들과 관계를 고스란히 보여줬다. 직장 내 갑을관계를 짚어본다는 프로그램의 의도 상 박 시장 역시 그 나이대의 흔한 상사라는 점이 드러나며 약간의 비판도 있었지만,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열심히 일하는 일꾼같은 면모로 친숙한 이미지를 구축하기도 했다.

특히 KBS에서는 정치색 쏠림이 없는 캐스팅으로 균형을 맞추려는 시도를 꾸준히 하고 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현재 여당인 민주당에 몸 담았던 박원순 시장과 다른 정당 출신 인물. 그 역시 출연 당시 비서들에게 직접 요리를 해주는 등 한층 친근한 이미지를 구축하며 다수의 시청자들에게 다가갔다. 정치색을 떠나 인물 자체에 색안경을 끼지 않게끔 하려는 시도가 돋보인 대목이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KBS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2019.11.19 jyyang@newspim.com

현실적으로 현역 정치인을 예능에 기용하는 것은 여러 모로 무리가 따른다. 실제로 KBS 시청자 게시판에는 "정치인을 예능에서 보고 싶지 않다"는 의견이 다수 올라왔다. 원 지사가 얽혀있는 정치적 현안과 관련돼 논란을 줄줄이 나열하며 불편함을 호소하는 이들도 있었다. 박원순 시장 때도 그 반대 진영의 지지자들에게서 비슷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그럼에도 '당나귀 귀' 제작진의 입장은 확고했다. 연출을 맡고 있는 이창수PD는 "우리 프로그램에 현역으로 일하고 있는 정치 행정가가 나왔는데 앞으로도 정치 분야 인사들은 계속 나올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정치 분야 종사자들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자아 성찰이 필요한 분들이다. 더 좋아지는 그 날까지 계속해서 노력할 생각"이라고 소신을 드러냈다. 좌나 우로 치우치지 않고 계속될 KBS의 정치실험과 그 영향력을 지켜볼 때다.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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