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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공화당 상원의원들, 트럼프 무죄 vs 본인 정치생명 두고 입장 난처"

기사등록 : 2020-01-17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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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미국 상원의 탄핵재판이 내주 열리는 가운데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소속 당의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정치적 대가를 치러야 하는 입장에 놓였다고 미국 CNN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이제 숨을 곳이 없다"고 논평하며, 탄핵재판 일정이 공식화된 만큼 공화당 상원의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이 유권자들에 낱낱이 공개, 해부됨에 따라 자신들의 대통령을 지키느냐, 본인의 정치 생명을 지키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하이오주 톨레도시 선거 유세 현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2019.01.09 [사진= 로이터 뉴스핌]

지금까지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대부분 트럼프 대통령의 위법 여부에 대해 입을 다물었다. 공화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 중에서도 중도파 유권자들의 눈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원의 탄핵조사가 진행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 루돌프 줄리아니가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핵심 인물로 떠오르고 그의 측근이었던 레프 파르나스의 대통령 저격 발언이 나오는 등 증거가 쌓여가고 있다.

미국 회계감사원(GAO)은 16일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원조를 보류한 것은 위법이이라고 판단하기도 했다.

상원은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수월하게 무죄 판결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이렇게 무시할 수 없는 증거가 계속 나오면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무죄 판결을 내린 데 대해 대통령을 감싸줬다는 유권자들의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공화당 의원들에게 최선의 결과는 트럼프 대통령이 권한을 남용해 우크라이나에 압박을 가한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러면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이 부적절했지만 탄핵까지는 필요 없다는 주장을 펼칠 수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을 극도로 혐오하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결론이 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CNN은 지적했다.

민주당 측은 공화당 상원의원들의 이러한 난처한 입장을 십분 활용하며 이미 선전전에 나섰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기자들에게 "그들은 진실을 두려워하고 있다. 그들은 증거를 보려하지 않는다. 그들은 증인의 진술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공화당 측은 탄핵재판에서 새로운 증거나 증인 채택은 절대 안 되는 일이라며 맞서고 있다. '진실을 규명하는 것과 관련이 없다'는 것이 공화당이 내세우는 이유다.

우크라이나 스캔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7월 군사지원을 대가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과 그의 차남을 수사해달라고 압박한 의혹을 가리킨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과정에서 직위와 권력을 이용해 압박을 가했고, 민주당이 우크라이나 스캔들 관련 탄핵 조사를 개시(작년 9월)한 뒤부터 행정부 인사들에게 조사 비협조를 지시했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이에 하원은 지난달 18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권력 남용과 의회 탄핵조사 방해 혐의를 적용한 탄핵소추안을 가결했고, 지난 15일 표결을 통해 소추안의 상원 제출 여부를 통과시켰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오는 21일 탄핵재판이 개시될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죄 판결을 받기위해서는 상원 재적의원 가운데 3분의 2가 찬성해야 한다. 상원의원 전체(100명)가 표를 던진다고 하면 67명의 찬성표를 얻어야 하는 셈이다. 하지만 상원은 현재 공화당 53명으로 과반을 점하고 있다. 민주당은 45명, 무소속은 2명이다.

[워싱턴 D.C. 로이터 = 뉴스핌] 이영기 기자 = 미국 의사당의 상원홀을 방문한 시위자들이 16일(현지시간) '트럼프를 탄핵하라'는 배너를 펼치고 있다. 2020.01.17 [사진=로이터 뉴스핌]

 

g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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