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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o톡스] '성공→실패' 말바꾼 한올바이오파마…주식 시장은 믿지 않았다

기사등록 :2020-01-22 15:55

끝까지 실패라고 하지 않은 한올바이오파마
증권가 "안구건조증 신약 개발 가장 힘들어"

[서울=뉴스핌] 김유림 기자 = 한올바이오파마가 '성공'이라고 발표했던 안구건조증 신약 HL036의 결과를 '실패'라고 말을 바꿨다. 당시 '성공'이라고 회사 측에서 공지했음에도 며칠 동안 주가는 오히려 하락세를 나타내는 등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었다. 이에 대해 증권가 전문가들은 안구건조증 신약의 경우 글로벌 빅파마도 개발이 힘든 분야이기 때문에 상세 데이터를 공개하기 전까지 섣불리 주가가 움직이지 않았을 것으로 분석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올바이오파마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6.16%(1550원) 오른 2만6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대웅제약은 전일보다 2.42%(3000원) 상승한 12만7000원을 기록했다. 양사 모두 전일 임상 실패 발표 여파로 각각 25.59%, 8.82% 급락했던 주가가 소폭 상승하는 모습이다.

한 자산운용사 본부장은 "시장이 임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돌아선 것보다는 어제 급락하면서 거래량도 많이 나와서 급한 매물은 정리가 됐으니 자연 반등한 것"이라며 "매물이 빠지고 다시 살짝 반등하면서 관망세가 이어지는 현상은 바이오 섹터의 일반 현상이다"고 설명했다.

지난 16일 한올바이오파마와 대웅제약이 배포한 HL036 임상 결과를 담고 있는 자료.

지난 21일 한올바이오파마는 대웅제약과 공동개발하고 있는 안구건조증 신약 파이프라인 HL036의 탑라인 결과 데이터를 공개하는 간담회를 개최했다.

HL036의 글로벌 임상 3상 당초 디자인은 주 평가변수로 ICSS를 객관적지표, ODS를 주관적지표로 설계했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ICSS와 ODS 모두 P값에 도달하지 못하면서 통계적 유의성 입증에 실패했다.

그런데 문제는 16일 오전 언론사를 통해 배포한 결과에서는 '성공'이라고 밝혔다는 점이다. 제목은 <한올바이오파마·대웅제약, "안구건조증 신약 임상 3상(VELOS-2) 성공적인 Topline 결과" 발표>였다.

해당 자료에서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는 "한올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성공적인 임상 결과를 확인하게 되어 기쁘다"면서 "두 번째 임상 3상 시험도 신속히 진행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대형 제약사의 대표이사까지 성공이라고 밝혔지만, 이날 주식 시장은 조용했다. 글로벌 임상 3상이라는 대형 호재에도 불구하고 한올바이오파마의 주가는 5.97% 내렸다. 21일 간담회 전까지 3거래일 동안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180억원, 140억원 팔아치우면서 하락세를 이끌었다.

바이오 전문 투자 벤처캐피탈 임원은 "이미 알만한 기관투자자들은 처음부터 제대로 된 성공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을 것"이라며 "언론에 성공이라고 발표한 것 이외에 상세 데이터에 대한 문서 공개를 요구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이어 "안구건조증 개발 자체가 정말 어려워서 진짜 성공할 수 있나 의심의 시각도 많았다"며 "우리나라 이외에 전 세계 몇 군데서도 신약 개발을 하고 있지만, 안구건조증 질환 자체가 환경적인 요인이 워낙 커서 임상에 대부분 실패했다"고 전했다.

최근 해외 빅파마들은 임상 초기 단계 물질을 사들이거나 원하는 기술을 갖고 있는 바이오기업을 인수하는 경우도 많다. 투자업계는 임상 2상을 마쳤는데도 글로벌의 관심을 받지 못하면 그만큼 기술수출 가능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안구건조증 신약은 얘기가 다르다.

실제로 10여년 만에 등장한 안구건조증 신약 자이드라(성분명 리피테그라스트)는 출시까지 되고 나서 글로벌 빅파마에 매각됐다. 원개발사인 일본 다케다제약은 글로벌 빅파마 노바티스에게 자이드라를 53억 달러(약 6조원)에 팔았다.

한올바이오파마는 '실패'라고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FDA 제출한 1차지표 이외에 다른 지표에서 결과가 잘 나왔기 때문이다"고 설명한다.

이와 관련 박승국 한올바이오파마 대표는 간담회에서 "ICSS는 재현되지 않았지만, 그 정도는 안구건조증 임상에서 번번이 나타난다고 보고 있다"며 "자이드라 같은 경우 임상 2상에서 1차지표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효능이 나온 다른 지표로 다음 임상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1차지표'는 FDA에 제출하는 임상 디자인에서 성공을 판단하는 실험지표로 설정하는 것이다. 이에 통상적으로 글로벌 빅파마는 1차지표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을 경우 임상 실패라고 한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바이오·제약주 관련 투자자 유의사항'을 발표하며 투자 시 임상시험 관련 과장・허위 풍문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최근 국내에서 신약에 대한 안전성 논란, 기술이전 계약 체결·해지, 임상실패에 따른 주가 급변으로 투자자 피해가 우려된다"며 "이상매매 및 허위사실 유포 행위를 모니터링하는 등 적극 대응할 예정이다"고 강조했다.

 

ur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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