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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보다 더 매서운 코로나...백화점·마트, 45일새 65개점 총 142일 문 닫았다

기사등록 : 2020-03-18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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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갈수록 매출 감소 폭 확대...IMF 때 두 배 타격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유통업계 맏형 격인 백화점과 대형마트 업계가 코로나19 여파로 휘청거리고 있다. 코로나19가 본격화된 지난달부터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이유로 문을 닫은 점포 수가 60개점을 웃돌았다.

백화점 업계에서는 롯데백화점이 영업을 쉰 점포가 가장 많아 매출 타격이 컸다. 대형마트 맞수인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10%대 매출 감소 폭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가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는 만큼 당분간 매출 회복은 기대할 수 없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견해다.

백화점·마트, 45일 새 65개점 총 142일 문 닫아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지난 16일까지 백화점 업계 '빅4'인 갤러리아·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과 대형마트 '빅3'인 롯데마트·이마트·홈플러스의 휴업 점포 수를 집계한 결과 모두 65개점이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점포는 코로나19 확진자 방문이 확인되면서 휴점한 곳들이다.

지난달 1월부터 이달 16일까지 백화점, 대형마트 휴업 점포 및 휴업 일수 [자료=각사] 2020.03.17 nrd8120@newspim.com

백화점에서는 해당 기간 롯데백화점이 서울 소공동 본점, 부산 본점 등 16개점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소공동 본점은 주말이 낀 지난달 7~9일 사흘간 휴점하면서 매출 손실액만 15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백화점(아울렛 포함)이 6개점, 신세계백화점 4개점, 갤러리아백화점 3개점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해당 기간 세 차례나 문을 닫아 손해 규모를 키웠다.

강남점은 지난해 연간 매출이 2조원을 넘어섰다. 이를 토대로 하루 매출 규모를 환산하면 50억원가량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23일 식품관을 휴점한 데 이어 같은달 28일에는 전관을 휴점했다. 지난 10일에도 확진자 방문으로 조기 폐점했다. 100억원 이상 매출이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이 당초 계획에 없던 전체 점포 휴점을 단행한 지난달 10일에는 총 1000억원 이상의 손실을 봤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6개 업체의 점포 휴업 일수를 모두 합하면 142일에 달했다. 1년 중 3분의 1 이상에 해당하는 수치다. 백화점 업계의 휴점 일수는 43일, 대형마트는 약 99일에 달한다. 롯데백화점이 문을 닫은 기간은 22일로 가장 많았고 현대백화점은 11일, 신세계백화점 7일, 갤러리아백화점 4일 순이었다.

대형마트는 모두 30일 이상 영업을 하지 못했다. 홈플러스가 39일로 가장 많았고, 롯데마트와 이마트(30여일)는 30일로 비슷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23번째 확진자가 다녀가 임시 휴점 했던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이 10일 오전 시설 방역 소독을 마친 뒤 영업을 재개해 이용객들이 오가고 있다. 2020.02.10 alwaysame@newspim.com

백화점 40% 매출 뚝...IMF 때 두 배 타격

휴점에 따른 실적 악화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백화점이 매출에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달 들어 매출 감소 폭이 더 커져 1분기 실적 전망도 어둡게 하고 있다.

백화점들의 지난달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10~20%까지 감소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서는 30~40%까지(지난 1~15일까지) 떨어졌다. 롯데백화점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1.7%까지 주저앉았고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각 34.2%, 32.3% 내려갔다.

갤러리아는 전년 대비 30%(지난달 1일부터 이달 16일까지)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백화점 업계에서는 "외환위기(IMF) 때보다 심하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실제 백화점은 우리 정부가 IMF 긴급자금을 신청한 1997년 11월 21일 이후 2주 가까이 매출이 10∼20% 떨어지는 데 그쳤다. 코로나19가 IMF보다 두 배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백화점 관계자는 "IMF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며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고가 상품에 대한 수요가 있기 때문에 매출 감소 폭이 그리 크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 코로나 사태가 빚어지면서는 아예 밖을 나오지 않다 보니 충격이 큰 것 같다. 4월이 되도 매출이 회복될 수 있을지 현 시점에서는 가늠이 안 된다"고 말했다.

대형마트도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6일까지 13.1% 매출이 감소했다. 이마트는 지난달에만 11% 줄었다. 홈플러스도 비슷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데다 산발적으로 휴점 점포가 나온다는 점이다. 감염을 우려해 외출을 꺼리는 소비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방역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마저도 고객의 발길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휴점하는 게 문제가 아니다"며 "한 번 문 닫으면 재오픈해도 고객들이 불안해서 매장을 찾지 않는다. 현재까지 대략 수십억원 손해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nrd812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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