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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량 낮은 '디지털 성범죄'에 거세지는 신상공개 목소리

기사등록 :2020-03-26 17:40

전문가들 "악랄한 범행 수법, 미투 운동 이후 높아진 성인지 감수성 때문"

[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텔레그램 'n번방' 사건 이후 운영자는 물론 참여한 사람들의 신상까지 모두 공개해야 한다는 시민들의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미투 운동' 이후 높아진 성인지 감수성에 더해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상대적으로 낮은 처벌 수위가 시민들의 분노를 불러일으킨다는 분석이다.

[서울=뉴스핌] 김창엽 인턴기자 = 2020.03.24 artistyeop@newspim.com

2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n번방 참여자 전원의 신상공개를 요구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이날 오후 기준 '텔레그램 n번방 가입자 전원의 신상공개를 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은 190만9677명의 동의를 얻어 청와대 공식 답변 대상에도 올랐다. 청원인은 "수요자의 구매 행위에 대한 처벌이 없는 한 반드시 이 범죄는 재발할 것"이라며 "또 다른 희생양이 생겨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n번방 대화 참여자들도 명단을 공개하고 처벌해주십시오'(41만9336명 동의), 'n번방 가해자들을 성범죄 알림이에 등록시켜 주세요'(5만8384명), 'n번방을 비롯해 디지털 성범죄에 연루된 모든 사람을 공무원직에서 박탈해주세요'(4만4131명), 'n번방 단톡 참여자 신상공개 및 강력한 처벌 부탁드립니다'(4479명) 등 청원도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n번방 운영자 뿐만 아니라 참가자 전원까지 분노의 대상이 된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악랄한 범행 수법과 사회 전반적으로 높아진 성인지 감수성, 그에 비해 낮은 디지털 성범죄 법정 형량 등을 꼽았다. 

곽금주 서울대 교수는 "이전처럼 남성 중심적 관점에서 보지 않게 되고 강력한 처벌을 해야된다는 의식이 나오는 과도기적 시기라고 볼 수 있다"며 "미투 운동 이후 성범죄에 대한 엄격한 기준을 구축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손문숙 한국여성의전화 여성인권상담소 상담팀장도 "소라넷 사건, 버닝썬 사건 때도 문제는 제기됐지만, 제대로 된 가해자 처벌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 연장선에서 n번방 사건을 통해 일상적으로 여성을 위협한 사안에 법 제·개정 등 요구가 더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수사·재판을 받고 있는 n번방 관련자들에 대한 낮은 처벌 수위도 n번방 참가자 전원 신상공개 요구 움직임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n번방의 시초로 알려진 '갓갓'이 운영하는 방에서 불법 영상물을 판매한 혐의를 받는 '켈리'는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항소한 상황이다. 수사당국은 n번방을 최초로 만들었다고 알려진 '갓갓'의 행방을 쫓고 있다. 

손 팀장은 "같은 사람인데 n번방이 불거지기 전에 기존 관례대로 미약한 처벌을 내렸다"며 "오히려 디지털 성범죄 심각성에 대해서 좌시했던 과거 경향에 대한 반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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