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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열의 고고클럽] 한국경제, 사느냐 죽느냐

기사등록 : 2020-03-27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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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GoGo)는 'Go Global & OnLine'의 준말입니다. 1980년대 신나게 흔들었던 '고고춤'처럼 강소기업을 향해 신나게 도전하자는 구호입니다. 글로벌화와 디지털화를 통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도약한 기업들을 들여다보고 전략을 소개합니다.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햄릿>에 나오는 대사다. 고뇌하는 햄릿처럼, 지금 우리의 자영업자들과 기업인, 직원들 모두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다. 살아남는 게 중요한 과제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에는 국내만 어려웠고 해외는 무탈했기에 뼈를 깎는 구조조정 후 반등할 수 있었다. 2008년 9월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로 그 이듬해 주요 선진국들은 마이너스 성장을 했지만, 우리경제는 0.8% 성장하면서 선방했다.

그런데, 올해 1월 중순부터 몰아친 코로나 경제위기는 국내는 물론 해외도 태풍의 사정권에 들어가 있다. 생명의 위협과 그로 인한 공포가 경제활동을 위축시킨다는 점에서 복합적이고 총체적인 미증유의 위기다.

사후약방문이라는 옛말처럼, 경제의 연결고리와 생태계가 회복되기 어려울 정도로 망가진다면 재정 건전성이라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당장 불을 꺼야 하고, 숨넘어가는 사람에게 응급처치를 해야 한다. 우리 경제의 올해 GDP 대비 국가부채비율은 41.2% 수준으로 OECD 회원국들의 건전재정 가이드라인 60%에 비하면 크게 낮은 편이다. 게다가, 최근 미국이 2.2조 달러(약 2500조원, GDP의 10%), 독일은 GDP의 4.3%에 달하는 대규모 재정지출을 결정한 것에 비하면, 27일 현재 우리의 긴급 재정지출 규모(GDP의 1%내외, 17조원 내외)는 전혀 과하지 않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교통사고 무섭다고 운전을 포기할 수는 없으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무기한 계속할 수도 없다. 코로나 신규 확진자를 0으로 만들 수 없는 상황이라면, 4월 중순부터는 개인과 기업, 나라 전체가 '안전거리 확보'를 전제로 경제활동을 정상화해야 한다. 아울러, 코로나19 이후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에도 대비해야 한다. 로봇의 활용과 자동화, 온라인 소비, 비대면 거래, 해외직구 등이 활성화될 것이다. 비대면 거래와 재택근무는 해외여행과 부동산 경기를 위축시킬 것이다. 우리 제조업체들의 글로벌 가치사슬이 붕괴되지 않도록 백업망 구축이 필수적이며, 해외로 나간 중소기업들의 유턴을 지원하는 대책도 강화돼야 한다.

오랫동안 준비해 위기를 기회로 만든 글로벌 강소기업들도 있다. 보건·의료·바이오 관련 선도적 기업들뿐만 아니라, 온라인 판매업, 온라인 게임, 온라인 강의나 재택근무를 지원하는 솔루션 서비스업 등이 그렇다. 지난해 말부터 코로나19 진단키트를 미리 준비해 세계 각국에 공급하는 (주)씨젠이 대표적이다. 미국에서 공부하고 대학에서 교수를 하던 천종윤 대표는 20년 전 창업이라는 어려운 길을 택했다. 15년간 호흡기 바이러스를 연구했고, 5년 전부터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신속하게 신제품을 개발할 수 있었다. 20년 가까이 한우물만 파고 있었다.

위기에 강한 기업들의 공통점은 이처럼 한 우물을 오랫동안, 그리고 깊게 파고 있었다는 점이다. 또한, 위기 속에는 희망이 숨어 있다. 미국과 중국은 물론 주요 선진국들이 코로나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올해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2.2조 달러의 긴급지원 패키지를 통과시켰다. 아울러, 4월 12일 부활절을 전후해 이동 제한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자는 제안도 했다.

중국은 지난 3개월간 곤욕을 치렀지만, 최근 이동제한 등 봉쇄를 풀고 만리장성 등 관광지를 개방하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 목표로 했던 소강(小康)사회 건설과 그에 필요한 5%대 중반의 성장률을 달성하려고, 지난 1분기에 부진했던 소비를 만회하는 '분노의 소비'를 준비하고 있다. 이런 기회를 포착하기 위한 대비도 필요하다.

김동열 글로벌강소기업지원센터 대표 donykim@naver.com

▶김동열은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원과 재정경제부장관 정책보좌관, 한국금융연구원 초빙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 정책조사실 이사대우 등으로 재직했다. 현재 글로벌강소기업지원센터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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