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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충격'에 생존전략 달리 짜는 유통 빅2...롯데 '내실' vs 신세계 '성장'

기사등록 : 2020-04-01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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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올해 7647억 투자 계획...수익성 개선 초점
신세계百·이마트 투자금 1조5128억...매장 리뉴얼·신규점 확대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코로나19 쇼크로 생존 위기에 놓인 유통 대기업 '빅2'인 롯데쇼핑과 신세계가 올해 투자 전략에서는 다른 노선을 택했다.

롯데쇼핑은 내실 경영에 방점을 찍은 반면 신세계는 '성장'에 집중해 위기를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신동빈 "사업 원점 재검토" 주문...롯데쇼핑, 투자 불투명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유통 대기업들도 매출에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확진자 방문으로 잇따라 임시 휴업·조기 폐점·영업 단축 등에 들어가면서 유통업계 전반적으로 매출 손실을 입었다.

지난달에만 최소 5000억원 이상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달 들어서 매출 감소 폭이 더 커지면서 손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롯데쇼핑도 올해 투자 계획이 예정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롯데백화점 강남점 [사진=롯데리츠]


31일 롯데쇼핑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853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낸 롯데쇼핑은 올해 백화점은 6559억원, 할인점은 1390억원 등 총 7647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계획했다. 지난해 투자액(1조1907억원)보다 36% 줄었다.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해 기존 사업 전략을 전면 재검토하라"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주문에 따라 계획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코로나 사태로 악화된 실적을 만화하기 위한 '내실 경영' 전략을 펴겠다는 전략이 엿보인다. 실제 롯데쇼핑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매출에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달에만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는 각각 최대 40% , 10% 이상 매출이 감소했다.

이러한 주문에 강희태 롯데 유통BU장(부회장) 겸 롯데쇼핑 대표이사가 자구책을 마련했다. 지난 27일 진행된 롯데쇼핑 주주총회에서 강 부회장은 직접 주주들 앞에 섰다. 지난해 실적 부진을 털어내고 수익성 개선을 이루겠다고 약속하는 자리였다. 강 부 회장은 신규 투자 확대보다는 수익성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사업을 전개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고 다짐했다.

강희태 유통 BU장[사진=롯데그룹]

아울러 강 부회장은 실적이 부진한 200곳의 점포를 정리해 사업 효율화를 높이겠다는 계획을 재차 강조했다. 전체 점포의 30%에 달하는 규모다.

롯데쇼핑은 또한 수익구조 개선을 위해 기존 점포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기로 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대형 점포 운영에 힘을 쏟는 한편, 마트와 슈퍼는 신선식품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예산을 투입한다.

특히 이달 말 출범 예정인 롯데 7개 유통 계열사의 통합 온라인쇼핑몰인 '롯데온'(ON)을 통해 온·오프라인의 시너지 효과도 극대화한다. 온·오프라인을 연결해 모든 상품을 전국 가까운 1만3000개 롯데 매장에서 받는 '옴니채널 전략'을 완성한다는 복안이다.

해외 사업도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실적이 악화된 동남아 이키머스 사업에서도 손을 떼 수익성 반등을 꾀한다. 롯데쇼핑은 2017년 인도네시아 살림그룹과 합작 설립한 '인도 롯데 막무르' 지분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보유 지분을 합작사 살림그룹에 넘기기로 했다. 베트남 이커머스 법인 청산도 진행하고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올해 투자 계획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면 재검토 중에 있다"며 "투자금은 점포 개설하는데 집행되는 현금 부분을 추정해 놓은 것으로 일부 변동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쇼핑과 신세계(백화점+이마트) 투자 규모 현황. [자료=각사 사업보고서] 2020.03.31 nrd8120@newspim.com

신세계, 성장에 초점...리뉴얼·매장 확대로 재도약

신세계는 올해 '성장'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25일 열린 신세계와 이마트 주총에서도 이같은 기조는 잘 드러났다. 이번 신세계와 이마트 주총 키워드는 '시장 재도약', '이마트 재건' '기존점 성장'으로 요약된다.

이를 위해 올해는 지난해보다 256억원(1.7%) 소폭 늘린 1조5128억원 투자할 계획이다. 이 중 이마트는 1조296억원, 신세계백화점은 4832억원의 금액을 각각 투입한다.

우선 이마트는 '점포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든 롯데쇼핑과 달리, '매장 혁신'을 택했다. 전체 30%에 달하는 할인점 리뉴얼, 유지보수, 시스템 개선에 2600억원을 사용할 예정이다. 일단 상품기획자(MD) 전문화를 통해 이마트의 강점인 그로서리(식료품점) 경쟁력을 회복하고 고객이 오래 체류하고 싶은 매장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진=이마트 제공]

이마트는 당초 할인점과 전문점, 온라인 신사업 등에 올해 1조2018억원을 투자할 계획이었지만 이보다는 투자액을 낮췄다. 코로나19로 대내외 변수가 발생하면서 당초 계획을 소폭 수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이마트 신촌점과 스타필드 안성에 트레이더스 19호점을 연 데 이어 내년에는 부산 연산에 트레이더스 1곳을 개점하는 등 사업 확장기조를 이어간다.

다만 전문점은 소위 '장사가 잘 되는' 사업 중심으로 재편한다. 전문점 사업에서 발생한 지난해 적자 규모는 856억원에 달한다. 일단 '집객 효과가 있는' 전자제품 전문점 일렉트로마트는 올해 10개 점포를 열 예정이다. 노브랜드는 해외 수출도 확대한다. 올해는 지난해 필리핀 마닐라에 진출한 데 이어 필리핀에 8개 점포를 추가로 연다.

하지만 실적이 부실한 삐에로쑈핑과 헬스앤뷰티(H&B) 스토어인 '부츠'는 순차적으로 폐점한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4832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다. 올해 오픈이 예정된 아울렛 2곳과 내년에 예정된 '대전 사이언스 콤플렉스' 개점에 차질 없이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신성장동력 발굴에도 박차를 가한다. 온·오프라인 융합을 비롯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의 접목, 고객과 고객 또는 고객과 비즈니스를 연결하는 새로운 플랫폼을 구축해 미래 성장을 위한 제2의 본업 발굴에도 힘을 쏟는다.

신세계 관계자는 "현재는 투자 계획에 변동은 없고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며 "투자금에서 가장 많은 30%가량이 기존점 리뉴얼 및 유지보수 등에 쓰이고 나머지 금액들은 트레이더스 안성점 오픈 등 신규점 오픈과 해외 사업 등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nrd812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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