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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에 고민 빠진 정몽규 HDC 회장, 인수가격 재협상 '고심'

기사등록 : 2020-04-02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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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총액, 연초 대비 30% 급락...2.5조 인수가 부담
항공업 불황에 기업가치 불투명...막판 금액조율 가능성

[서울=뉴스핌] 김지유 기자 = 최근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가치가 크게 훼손되자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인수금액 재협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중국 내 기업결합심사 지연으로 인수 절차가 지연된 상태다. 기업결합심사는 일종의 명의를 변경하는 절차다. 오는 7일 예정이던 유상증자 대금 납입도 미뤄졌다. 업계에선 항공업 불황이 이어지는 만큼 기존 제시한 인수금액을 다소 낮추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2일 건설 및 금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시가총액이 연초 대비 30% 정도 하락하면서 현대산업개발은 인수금액 조정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지난 11월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현대산업개발 본사 대회의실에서 아시아나 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11.12 dlsgur9757@newspim.com

항공업계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일부터 전 직원이 돌아가며 15일 이상 무급으로 쉬기로 했다. 월급의 절반 정도가 깎이는 셈이다.

아시아나항공 주가도 곤두박질쳤다. 이날 아시아나항공은 1주당 3420원으로 장 마감했다. 현대산업개발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난해 11월 12일 주가(6580원)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이에 아시아나항공 시가총액도 쪼그라들었다. 아시아나 시총은 지난달 말 기준 74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정몽규 회장이 인수금액으로 제시한 2조5000억원의 30% 수준에 불과하다.

여기에 큰 폭으로 상승한 부채비율도 인수에 걸림돌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2018년 말 814.85%에서 지난해 말 1653.17%로 2배 넘게 커졌다.

업계에선 정 회장이 기존 인수금액의 모두 치르고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완료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본다. 유상증자 납입일이 지연된 것도 그 방증이란 해석이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27일 유상증자 납입일을 오는 7일에서 "거래종결의 선행조건이 모두 충족되는 날로부터 10일이 경과한 날 또는 당사자들이 달리 합의하는 날"로 정정 공시했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유상증자 일정 변경의 이유로 경쟁당국의 기업결합승인이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항공업체가 인수·합병(M&A)을 하려면 해당 항공사는 취항하는 각 국가마다 따로 기업결합승인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에서 모두 기업결합승인을 마쳤단 점에서 일각에선 재협상을 위한 단계로 풀이한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정 회장이 채권단인 산업은행 등에 인수자금 지원과 차입금 상환 유예, 인수계약 조건 변경을 요청할 것으로 전망한다.

한 투자은행(IB) 관계자는 "가뜩이나 부채비율이 높았던 아시아나항공이 코로나로 더 어렵게 되면서 비상경영으로 해결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며 "정부 지원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기존 인수가를 모두 주고 인수를 해오기가 쉽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산업개발 등 M&A 관계자들은 인수 절차를 정상적으로 추진하고 있단 입장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관계자는 "정 회장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알 수 없지만 예상치 못한 난관에 고민이 깊을 것"이라며 "다만 단순하게 주식을 취득하는 것이 아니라 제3자 주주배정으로 자금을 마련하는 것이기 때문에 마련된 자금은 어차피 다 회사로 투입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도 "정상적으로 인수절차를 밟고 있고 인수자금을 마련하는 데도 큰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정부와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 지원 등과 관련해 말을 아끼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아직 채권단에 자금 지원 요청이 들어온 바가 없기 때문에 검토한 적이 없다"며 "다만 인수조건 변경 등은 채권단이 아니라 매각을 진행하는 두 회사에서 머리를 맞대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kimji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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