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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깨어있는 시민들' 국토대장정

기사등록 : 2020-05-25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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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핌] 조은정 기자 = 노랑 풍선이 여기저기 노랑꽃으로 어울리던 그때의 오월, 11년이란 시간이 흘렀어도 노란 물결은 멈출지 몰랐다.

지난 23일 진영역에 모인 깨어있는 시민들의 국토대장정은 예년과 달리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생활 속 거리 두기 실천의 일환으로 제한된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소규모로 진행됐다.

'노무현 순례길'은 깨어 있는 시민들의 모임인 '깨시국'이 고(故) 노 전 대통령 서거일을 맞아 특정 단체가 아닌 시민 개개인이 자발적으로 동참해 5월 1일 서울 광화문부터 22일 봉하마을까지 22개 구간별 릴레이로 걷는 행사다.

[광주 =뉴스핌] 조은정 기자 = 지난 23일 오후 1시 국토대장정 마지막 구간인 진영역에서 봉하마을까지 걷기 위해 깨어 있는 시민이 전국 각지에서 모였다. 2020.05.25 ej7648@newspim.com

2009년 5월 23일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난 날이다. 깨시국은 서거일에 맞춰 지난 23일 오후 1시 국토대장정 마지막 구간인 진영역에서 봉하마을까지 걷기 위해 깨어 있는 시민이 전국 각지에서 모였다.

기자는 오전 7시 광주에서 출발해 진영역에 도착했다. 발열 체크와 마스크 착용을 검사하며 노란 티셔츠와 노란 우산을 건네받고 국토대장정 마지막 구간 대열에 합류했다. '봉하 가는길' 깃발이 선봉에서 시작을 알린다.

'사랑한다면 노무현처럼', '함께 봉하가는 길'을 외치며 초록 들판 위를 노란 옷과 노란 우산을 쓴 깨어 있는 시민이 노무현 살아생전 추억길을 걸었다. 이들에게 노란색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신'이다.

[광주=뉴스핌] 조은정 기자 = 참가자들은 마스크 착용과 우산을 쓰고, 생활 속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걸었다. 2020.05.25 ej7648@newspim.com

더운 날씨에 마스크를 착용해 참가자들의 답답함은 더했지만, 마스크 착용을 통해 스스로 개인 건강을 보호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 누구 하나 마스를 벗지않았다. 혹여 오늘의 뜻깊은 행사에 불청객인 코로나가 찾아올까 생활 속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걸었다.

올해는 작년에 걸었던 순례길이 아닌 다른 길을 걸었다. 안전을 고려해 올해는 차도가 아닌 산길을 통해 봉하 마을까지 걸어갔다. 아스파트가 아닌 숲속을 지나고 징검다리를 통해서 작은 시냇물을 건너 봉하 마을로 향했다.

[광주=뉴스핌] 조은정 기자 = (왼쪽 아래)최연소 참가자 서울 류아림(12)양부터(오른쪽 아래) 최연장자인 아산 정년옥(69·여)씨가 참석했다. 젊은 유튜버들이 합동으로 '노무현 순례길' 트래킹 라이브 방송을 진행 했다. 2020.05.25 ej7648@newspim.com [광주 함평 영광=뉴스핌] 조은정 기자 = 2020.05.25 ej7648@newspim.com

이날 최연소 참가자는 서울 류아림(12) 양부터 최연장자인 아산 정년옥(69·여) 씨가 참석했다. 또 젊은 유튜버들이 합동으로 '노무현 순례길' 트래킹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묻혀있는 봉하마을에 도착했다. 멀리에서 이번 서거 11주기 슬로건 '낮은 사람, 겸손한 권력, 강한 나라'가 적힌 대형 스크린이 보인다. 노무현 대통령이 꿈꾸었던 생애 철학과 가치가 깃들어 있는 말이다.

묘역에 들어서기 위해서 손 소독을 한 뒤 발열 검사를 해야 했다. 묘역 입구에는 많은 정치인들이 보낸 근조화환 행렬을 맞춰 서 있다.

[광주 =뉴스핌] 조은정 기자 = '민주주의 최후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 가 새겨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서 깨시민들이 참배를 하고 있다. 2020.05.25 ej7648@newspim.com

시민들은 일렬로 서 참배를 시작했다. 꽃바구니와 술을 올리고 하얀 국화 한 송이 바치고 묵념했다. 헌화 후 묘역 앞으로 이동했다. '민주주의 최후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 묘역 앞부분에 남겨진 글귀와 많은 국민들이 노 전 대통령에게 전하는 한마디 글귀를 가슴에 담았다.

[광주=뉴스핌] 조은정 기자 = 참배를 마치고 깨시국이 준비한 자유발언의 시간을 가졌다. 2020.05.25 ej7648@newspim.com

참배를 마치고 깨시국이 준비한 자유발언의 시간을 가졌다.

노무현 순례길을 기획한 깨시국 이강옥 대표는 "코로나로 인해 이번 국토대장정은 어려움이 많았지만 아무런 사고나 사건 없이 국토대장정을 마칠 수 있게 인솔에 잘 따라 주신 깨시민 모두에게 감사드린다"며"힘들고 어려운 길일지라도 함께 가는 길이기에 행복하다"고 말했다.

[광주=뉴스핌] 조은정 기자 =국토대장정' 제2기의 행적을 『노무현 순례길』이란 책에 담아낸 민서희 작가가 사인과 함께 응원의 메세지를 담은 책을 시민들과 참가자들에게 건네고 있다.. 2020.05.25 ej7648@newspim.com

이어 광주에서 온 김금림 씨는 "세월이 흘렀지만 노 전 대통령과 함께 했던 지난 시간이 그립고 또 그립다"며 "대통령님께서 이루고자 하셨던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드는 길에 영원히 동참 하겠다"고 말했다.

깨시국 제3기 대장 장미리 씨는 "노 전 대통령께서 남긴 가치와 철학은 시간이 흘러도 빛이 바래지 않는다"며 "반칙과 특권 없는 사회는 고인의 뒤를 이어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세상이다. 그것이 깨어있는 시민들의 국토대장정 행사의 의미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날 깨어 있는 시민들의 국토대장정' 제2기의 행적을 '노무현 순례길'이라는 책에 담아낸 민서희 작가는 "노무현 대통령은 모든 국민이 평등하고 공정한 세상,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고자 평생을 헌신했다"며 "고인이 만들어낸 작은 변화의 씨앗은 이제 우리 사회의 더 나은 미래를 향해 결실을 보고 있다"고 전했다.

[광주=뉴스핌] 조은정 기자 = 깨어있는 시민들의 언택트 국토대장정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0.05.25 ej7648@newspim.com

재단 측은 이날 정오 기준 1000명 이상 추모객이 방문한 것으로 추산했다.

ej7648@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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