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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요금제 법제화①] 文 '가계 통신비 인하' 공약, 월3만원대 요금제 결실 맺을까

기사등록 :2020-07-03 06:03

20대 국회서 폐기된 보편요금제...21대서 다시 논의
가계통신비 인하 vs 사기업에 대한 요금통제..찬반대립

[편집자주] 정부가 보편요금제 법제화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가계 통신비 인하 공약을 실현시키기 위한 움직임이다. 단순히 싼 값의 요금제 출시가 의무화 된다면이야 소비자 입장에서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5G·알뜰폰 등 다양한 사업군이 맞물려 돌아가는 통신시장에서 보편요금제 법제화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도 생길 수 있어 반론 역시 만만치 않다. 보편요금제 법제화의 이해관계는 따져볼 문제다.  

 

[서울=뉴스핌] 나은경 김지나 기자 = 정부가 20대 국회에서 폐기된 보편요금제를 재추진한다고 밝히면서 통신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보편요금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이동통신 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에 음성·데이터 양과 요금을 정한 무선통신요금제 출시를 의무화한 것이 골자다. 업계에서는 보편요금제가 법제화될 경우 월 요금 3만원대에 3~4GB 데이터를 제공하는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보편요금제 도입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됨에 따라 21대 국회에 해당 법안을 제출한다고 밝혔다. '보편요금제'가 처음 거론된 지 3년만에 다시 법제화를 위한 궤도에 오른 셈이다.

◆이통3사, 2017년엔 '자발적 저가요금제' 출시로 보편요금제 방어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이필재 KT 부사장이 지난 2018년 5월 월 3만원대의 저가요금제 출시를 발표하고 있다. 2020.07.02 nanana@newspim.com

지난 2017년 6월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기본료 폐지의 대안으로서 처음 제안한 보편요금제는 당시 가계통신비정책협의회와 규제개혁위원회를 거치고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이어 지난 2018년 6월 국회에 제출됐지만 이통3사와 알뜰폰 업계의 반발에 부딪혀 법제화되는 데는 실패했다.

특히 보편요금제 도입을 막기 위해 이통3사가 선제적으로 저가요금제를 출시한 탓이 컸다.

당시 가장 먼저 움직인 곳은 KT다. KT는 지난 2018년 5월 월 3만3000원에 음성·문자 무료, 데이터 1GB를 제공하는 'LTE베이직' 요금제를 출시했다. 곧이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모두 월 3만3000원에 KT보다 약 0.2~0.3GB 정도 데이터를 더 제공하는 요금제를 내놨다.

당시 자율적 저가요금제 출시까지 불사하며 법제화를 막았던 통신업계는 이번에도 보편요금제가 재산권 침해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학계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김성환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는 "보편요금제가 사기업에 요금을 규제하는 수단으로 작용해 경영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5세대(5G) 이동통신서비스 도입 초기라는 점도 이통3사에는 부담요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보편요금제를 논의한다면 LTE뿐 아니라 5G에 대해서도 적용하려 할 텐데 기업 입장에서는 투자비용 회수에 대한 기대치가 떨어질 것"이라며 "5G 망 투자 속도가 더뎌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가계통신비 내려야한다지만…보편요금제 도입 가능성은 '글쎄'

반대쪽에서는 가계통신비 인하 차원에서 보편요금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국민의 거의 100%가 휴대전화를 사용하는데 이중 통신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소득의 5~10%에 달한다"며 가계통신비 부담을 줄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최진봉 성공회대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도 "어떤 통신서비스를 쓰고 싶은데 너무 요금이 비싸 못 쓰는 사람이 생긴다면 문제"라며 "서비스, 요금 측면에서 다방면으로 소비자의 선택지를 넓히기 때문에 보편요금제 도입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만약 보편요금제 논의가 본 궤도에 오를 경우, 3년 동안 시장상황이 달라진 만큼 음성·데이터 제공량과 요금 수준이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서는 3만원대 요금에 3~4GB 데이터와 음성무제한 제공이 유력하다고 본다.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KT가 지난 2018년 5월 출시한 '저가요금제'가 출시 한달만에 가입자 50만명을 돌파했다. [사진=KT] 2020.07.02 nanana@newspim.com

과기정통부는 대통령의 '가계통신비 인하' 공약과 맞물린 사안인 만큼 21대 국회에서 보편요금제 도입에 드라이브를 걸 전망이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도 이통3사의 최고경영자(CEO)나 언론을 만나는 자리마다 5G 중저가 요금제 출시 필요성을 역설해왔다.

지난 4월 최 장관은 '2020년 과학·정보통신의 날 기념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5G 요금제는 소비자가 보기에 아직 비싸다. 중저가 5G 요금제에 대해 (사업자들과) 논의하고 있고, 조만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제는 국회를 설득할 수 있을지다. 일각에서는 20대 국회에서처럼 이번에도 보편요금제가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흐지부지될 가능성도 만만치 않다고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다른 나라에 선례가 없는 제도라는 부담도 있고, 5G 도입 초기라 이통3사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20대 국회에서도 통과되지 못한 법안이 이번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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