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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CEO 장수시대] 完 "금융선진화 흐름" vs "셀프연임 경계"

기사등록 :2020-09-23 13:32

장기재임 "경영 지속·안정 확보"…디지털·글로벌 속도
셀프연임 등 부작용도…"특정집단 이익만 대변할수도"

[서울=뉴스핌] 김진호·박미리·백지현 기자 =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이 '뉴노멀(New Normal·시대변화에 따라 새롭게 부상하는 표준)'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3연임에 성공하며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금융지주 회장(조용병 신한지주 회장·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들이 모두 연임에 성공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단기적 성과에 얽매였던 과거를 지양하고 선진 금융그룹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력한 리더쉽을 기반으로 중·장기적 경영전략을 꾸릴 수 있단 점에서다.

하지만 이른바 '셀프연임' 논란 등 재벌과 유사한 형태의 지배구조를 구축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외부의 건전한 견제를 받지 못해 회장직이 자칫 제왕적 지배구조가 고착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다.

주요 시중은행 사옥 [사진=각 사]

◆ 장기 재임의 장점…"경영의 지속성·안정성·미래전략"

금융지주 회장 장기재임 장점은 무엇보다 경영의 지속성과 안정성에 있다. 최근 금융권의 화두인 금융사의 디지털 전환과 글로벌화는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 선택이 아닌 필수과제가 된 지 오래다. 생존이 달린 문제를 임기가 짧은 최고경영자(CEO)가 맡을 순 없는 상황이다. 특히 금융지주의 디지털 전환은 투자 기간만 수년이 필요할 정도로 장기적 비전이 중요한 핵심 분야다.

이효선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그간 금융지주사나 증권사들의 경우 CEO 임기가 짧아 단기 성과에 연연한 측면이 컸다"며 "디지털 전환을 위한 공감대 형성과 가시적 성과를 위해선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CEO가 연임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발전을 위해서도 CEO 장기재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서병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글로벌 진출은 장기 투자가 임기가 짧은 CEO는 할 수 없다"며 "최근 연임하는 사례가 생겨 글로벌화를 위한 긍정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 비즈니스는 향후 10년이 중요한 상태다. 주요 금융지주사들은 현재 10%대인 해외 순이익 비중을 30%로 끌어올려 글로벌 금융사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다. 해외 비즈니스의 성과가 가시화되기 위해 임기가 긴 CEO가 등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 대목이다.

이윤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류에 따른 인지도 상승과 해외 비즈니스 확대에 따른 금융수요 등을 종합해보면 앞으로가 중요하다"며 "현재 10%대인 국내 금융지주의 순이익 해외비중이 30%가 되려면 약 10년이 소요될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 "주주이익 최우선 고려하는 구조돼야"

반면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집권이 옳은 방향으로 정착되지 못하면 실이 크다는 우려도 있다. 글로벌 금융지주사들의 경우 주주의 이익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반면 국내의 경우 특정 집단의 이익을 대변하는 형태로 변질된 측면이 크다는 점에서다.

이민환 인하대학교 글로벌금융학과 교수는 "장기집권을 이어가는 글로벌 금융사의 CEO는 철저히 주주의 이익 측면을 고려하고 성과로 평가받지만 국내의 경우는 그렇지 못하다"며 "특정 집단의 이익을 대변하는 과정에서 사내권력 세습 등으로 핵심가치 손상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건전한 조직 문화 형성에도 도움이 안 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 교수는 "제왕적 권력구조로 인해 이를 견제해야 하는 사외이사나 감사 역할이 제대로 작용하지 않고 있다"며 "사외이사나 감사도 결국 회장과 유착관계가 형성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우려했다.

금융당국 역시 이러한 점에 문제 의식을 갖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금융사 CEO의 셀프연임을 금지하기 위해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을 21대 국회에서 재추진하기로 했다.

개정안은 우선 임원 선임의 투명성과 독립성을 제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금융사 임원이 본인을 임원 후보로 추천하는 이른바 '셀프연임'을 금지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기존에도 임추위의 임원 선임안 의결에 대해 당사자는 의결권이 없었지만 개정안은 임추위 참여 자체를 금지했다. 감사위원과 사외이사를 선출하는 임추위 결의에도 현직 CEO는 참여할 수 없게 된다. 또 임추위의 3분의 2 이상을 사외이사로 구성하도록 의무화했다.

이는 현직 CEO가 선출한 사외이사들로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구성되고 본인 역시 회추위 위원으로 참석하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함이다. 지난 2017년 일부 금융지주사 회장 선출 과정에서 불거진 셀프 연임 논란을 종식시키겠다는 것이다.

rpl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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