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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병역특례 논의 그 끝은?…취지·필요성 공감해도 갈 길 멀다

기사등록 : 2020-10-08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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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빌보드를 점령한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병역 관련 논의가 다시 시작됐다. 업계에서는 대중문화예술인들의 특례제도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지난 사례들과 형평성 문제 등 엇갈린 의견이 나온다.

지난 7일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장감사에서는 최근 미국 빌보드 메인 차트에서 6주간 최상위권을 차지한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병역 특례에 관한 질의가 진행됐다. 국회 문체위 소속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병역 연기와 특례 허용 법안 통과와 관련해 박양우 문체부 장관의 의견을 물었다. 박 장관은 "국위선양한 대중문화예술인의 병역 연기는 합리적"이라며 해당 법안의 필요성에 공감했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2020.10.07 leehs@newspim.com

◆ 또 시작된 병역특례 논의…가요계 "취지와 필요성에 공감"

전세계를 사로잡은 K팝 열풍과 방탄소년단의 글로벌 인기를 이유로 병역특례 논의가 시작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8년부터 꾸준히 국정감사 시즌마다 반복된 주제지만, 이번엔 본격적으로 대중문화예술인의 병역특례 법안이 발의되고 BTS도 세계적인 기록을 연일 갈아치운 덕에 공세가 거세졌다. 이와 관련해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대중문화예술인의 병역특례 문제는 전면적으로 검토할 문제"라며 취지에 공감했다.

이어 "문체부만이 아니고 국방부, 병무청 등 관계부처와 국민의 정서도 고려해야 한다. 법안 제출이 됐기 때문에 국회서 잘 논의가 됐으면 한다"고 답변했다. 이날 국감 질의에 따르면 좁은 의미의 병역 특례인 '연기'를 두고 국회와 관계부처의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용기 의원은 "빠르면 12월 중 정기 국회에서 대중문화예술인의 병역 특례 관련 법안이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부 정치권에서는 당사자들이 언급하지 않는데 정치권에서 논의하는 것이 적절한가를 두고 신중론도 나온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방탄소년단 멤버 제이홉이 17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방탄소년단 미니앨범 'MAP OF THE SOUL: PERSONA' 발매 글로벌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MAP OF THE SOUL: PERSONA'에서 방탄소년단은 '세상에 대한 관심과 사랑의 즐거움'을 이야기 한다. 2019.04.17 kilroy023@newspim.com

업계에서는 최근 강화된 병역법을 적용받았던 90-92년생 연예인들의 군복무 사례를 떠올리며, 이 흐름을 반기는 분위기다. 스포츠인들의 병역 특례처럼 군복무 면제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활동에 지장이 없이 군복무가 가능하도록 연기 등 특례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가요 기획사 관계자는 "1, 2년 전 바뀐 병역법 때문에 작품에서 하차하고 급히 군입대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심지어는 티켓을 판매한 공연도 할 수 없게 되면서 개인과 회사, 국가적으로도 손해가 막심했다. 국위선양에 대한 합리적 기준이 있어야겠지만, 명백하게 기준에 부합하는 연예인들에 대해 병역 혜택이 주어질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 앞선 사례와 형평성 문제 무시 못해…"팀 수명 결정하는 중요 변수"

업계에선 대중문화예술인 병역 특례 논의의 중심에 선 방탄소년단에게 지나치게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는 게 문제로 지적됐다. 한 가요 관계자는 "본인들이 이렇다 말할 입장이 안되는데, 계속해서 언급되고 있는 상황이 불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지난 2018년 전원 입대할 계획임을 이미 밝힌 바 있다. 현재도 병역 특례와 관련해 어떤 요구나 희망사항을 언급하고 있지 않다.

방탄소년단이 전에 없이 뛰어난 성적으로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앞서서도 '월드스타' 타이틀을 단 대중문화예술인들이 없던 것도 아니다. 현재 국방의 의무를 대부분 마친 빅뱅 멤버들이나, 원조 월드스타 비의 경우에도 해외에서 K팝을 알리는데 일조했던 가수들이다. 당사자들이 문제삼지 않더라도, 어떤 식으로든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은 농후하다. '국위선양'이라는 모호한 수식어의 기준을 세우는 일도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마마' 빅뱅 태양, 텅빈 시상식 보고 "많은 가수들 자리비워 아쉽다" [사진=마마 방송 캡처]

가요계 관계자는 "남자 아이돌 팀에게 군입대는 팀의 수명을 결정하는 중요 변수다"라며 "의도했든 아니든, 군입대를 기점으로 활동이 단절되고 향후 계획을 세우거나 예측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빅뱅, 인피니트, 빅스 등 여러 2-3세대 아이돌 그룹이 군입대 시점을 전후로 멤버들이 탈퇴하거나 개인 이슈로 팀 활동을 이어갈 수 없게 됐다. 묘하게도 팀의 부정적 이슈가 군입대와 맞물리게 되는 상황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또 "현상황에서 어느 누가 특례를 원한다고 감히 말하겠나"라면서 민감한 국민정서를 언급하기도 했다. 현재 국회에서 병역 특례 논의가 진행된다고 해도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정확히 반영할 수 없는 가능성도 있다. '국위선양'에 대한 정확한 기준부터, 민감한 국민정서를 감안해 당사자들의 의견과 군복무 현장, 관계부처의 입장 등 아직은 풀 것이 많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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