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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탕은 괜찮고 사우나는 금지...전문가들 "실효성 의문"

기사등록 : 2020-11-30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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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 전면 제한 아닌 '정밀 방역' 추진..."전반적 효과 미흡할 것" 지적도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정부가 내일부터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기존 2단계로 유지하면서 정밀 방역을 실시하기로 했지만 그 실효성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정세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본부장(국무총리)는 지난 29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조정안을 발표했다. 조정안에 따르면 수도권은 2단계를 유지하되 집단감염 발생 시설에 대한 방역을 강화하고 비수도권은 1.5단계로 격상된다.

◆ 목욕탕은 '괜찮고' 사우나는 '금지'...헬스장은 '열지만' GX는 '안 돼'

정부가 이번 방역 강화 조치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집단감염이 발생하는 시설에 대한 '정밀방역'이다.

현재 3차 대유행이라고 불리는 집단감염은 과거 1,2차 유행과는 달리 산발적 감염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특히 수도권에선 사우나, 지인모임, 댄스교습학원, 유흥주점, 군부대 등 발생 양상이 매우 다양하다.

이에 정부는 이들 위험시설에 대해 내달 1일부터 운영에 제한을 뒀다. 우선 이용인원과 음식섭취를 제한하던 목욕장업의 경우 사우나 및 한증막 등의 운영을 제한키로 했다. 즉 목욕탕을 운영하더라도 사우나와 한증막 등에 대해선 운영금지 조치를 한 것. 때문에 '○○한증막'이란 간판을 내걸고 있더라도 목욕장업일 경우 한증막 운영만 중단되고 목욕탕 운영은 가능하다.

실내체육시설에 대한 방역 강화조치도 비슷하다. 기존 2단계에서 오후 9시 이후 운영 중단됐던 방역 조치에다 비말이 전파될 위험이 있는 GX(줌바, 태보, 스피닝, 에어로빅, 스탭, 킥복싱) 교습은 금지된다. 이 역시 헬스장에서 GX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경우에는 GX 프로그램만 운영이 중단된다.

학원 및 교습소는 관악기나 노래교실 등 비말 전파 위험이 있는 경우 운영이 중단된다. 다만, 대학입시와 관련된 교습의 경우는 예외키로 했다.

서울 강서구 에어로빅학원이나 서초구 아파트단지 내 사우나처럼 사각지대에 있던 시설에 대한 규제도 강화된다. 기존 2단계에는 이들 시설에 대한 제한 조치가 없었지만 내달 1일부터는 운영이 중단된다.

유흥시설에 대한 방역도 강화된다. 2단계에서 유흥시설 5종(클럽 등 유흥주점, 단란주점, 콜라텍, 감성주점, 헌팅포차)에 대한 집합금지가 내려지면서 모텔이나 호텔에서 객실을 잡고 술을 마시는 '풍선효과'가 나타났는데 이들 숙박시설 내에서의 파티와 연말모임 등을 금지하도록 한 것이다. 다만 이는 '강력하게 권고'되는 사안으로 강제성을 가진 조치는 아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극복 긴급 기자 간담회'에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수도권에 대해서 2단계초치를 유지하되 방역 조치를 강화하기로 했다. 2020.11.29 leehs@newspim.com

◆ "사우나·한증막은 바이러스 생존 어려워"...정밀방역 효과 의문 제기

정부는 이번 조치가 경제적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거리두기 격상 대신 위험시설에 대한 '정밀방역', '핀셋방역' 조치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의료계 일각에선 정부 조치가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목욕장업의 경우 열탕과 냉탕은 그대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면서 사우나와 한증막만 못하게 한다"며 "사우나와 한증막은 원래 바이러스가 생존하기 어렵다. 무슨 실효성 있는 조치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실내체육시설 운영과 객실 내 파티 제한에 대해서도 김 교수는 "러닝이나 사이클 타는 등 다른 운동은 그대로 두면서 GX만 제한하면 효과가 있을까 의문이 든다"며 "연말 연시 파티 금지 역시 권고 수준으로 실효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결국 정부의 이번 방역조치가 특정 분야에 대한 감염 발생을 줄일 수는 있어도 현재 3차 유행의 전반적인 확진자 증가세를 막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번 플러스 알파 조치는 사우나, 운동시설, 음악교습 등에서 추가적인 제한을 하는 것인데 설령 그 부분은 줄어들 수 있지만 다른 분야에서까지 확연한 감소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경제 문제와 함께 국민의 피로감 때문에 이뤄진 조치라고 하지만 미흡한 면이 있으며 보다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orig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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